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폭우에 여의도 3배 농경지가 잠겼다...물가 당국 '비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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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부 지방에 시간당 100㎜가 넘는 비가 쏟아지면서 농경지 침수 피해가 속출하고 있다. 잠잠했던 물가가 신선채소발(發) 물가 상승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며 물가당국에도 비상이 걸렸다.
10일 농림축산식품부에 따르면, 9일 자정까지 신고된 농작물 침수 피해는 총 969.2ha에 달한다. 서울 여의도 면적(290ha)의 3배가 넘는 재배지가 침수되거나 낙과 등 피해를 봤다. 유실되거나 매몰된 농경지만 44.9ha에 달한다. 충청권 전역과 경북 안동과 영양, 전북 지역의 피해가 컸다. 특히 이날 오전까지 시간당 100㎜가 넘는 역대 최대 비가 내린 상황이라, 피해 규모는 더 커질 전망이다. 농식품부 관계자는 "폭우가 짧은 시간에 쏟아져, 배수장을 사전에 점검했는데도 피해가 속출하고 있다"며 "밭 채소와 시설채소 모두 비상에 걸린 상황"이라고 말했다.
7월 초부터 시작된 비에 이미 주요 농산물 가격은 일제히 오른 상태다.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가 운영하는 농산물유통정보에 따르면, 오이 10kg 도매가격은 1일 2만1,167원이었는데 이날 3만 원을 넘었다. 열흘 만에 44.0%가 오른 것이다. 평년 가격은 2만1,538원이었다. 청양고추(27.5%), 시금치(26.1%), 청상추(12.5%) 등 주요 채소류 가격도 일제히 치솟았다.
문제는 올해 여름에는 비가 더 많이 올 가능성이 높다는 점이다. 장마철엔 주요 농산물 가격이 상승세를 보이는데, 올해도 비 때문에 농산물 물가가 전체 소비자 물가를 끌어올릴 가능성이 높아졌다. 한국개발연구원은 최근 '기상 여건 변화가 물가에 미치는 영향과 시사점' 보고서에서, 강수량이 100㎜ 늘면 신선식품 물가가 약 0.93%포인트 상승한다고 분석했다. 정부 관계자는 "4월 이후 어렵게 2%대 물가를 유지하고 있는데, 작년에 이어 올해도 폭우 탓에 물가가 출렁이게 될까 봐 우려스럽다"며 "채소류는 비축도 어렵고 날씨 영향을 많이 받아 특히 취약하다"고 말했다.
올해 배추·무 등 주요 채소류의 생장이 평년보다 부진한 상황이라는 점도 우려를 키운다. '금 채소' 사태가 재현될 수 있다는 얘기다. 한국농촌경제연구원은 7월 관측보고서에서 "여름 배추와 여름 무의 생육 상태가 전년 대비 부진하다"면서 "병충해 발생은 미미하나, 고온 및 가뭄으로 전반적인 생육이 지연되고 있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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