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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동자향 희망퇴직'을 바라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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희망퇴직이란, 근로자가 자기 의사에 따라 사직하는 것을 의미한다. 직원 자유의지에 따라 퇴직하지만, 사용자가 근로자에게 퇴직 의사를 먼저 묻는다는 점에서 일반 퇴직과 다르다. 기관의 명예퇴직도 정년이나 징계가 아닌 직원의 의사에 따라 사직하는 것이며, 일정 혜택이 부가되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여전히 ‘인위적 인력 감축’으로 여겨지기 때문에 기업들은 예외적인 경우(경영 위기 등)가 아니라면, 공개적으로 시행하진 않는다. 실제로 희망퇴직 현황은 노동 관련 통계에도 잡히지 않는다.
같은 기업 같은 시기에 희망퇴직을 해도 퇴직 조건이 직원별로 차이가 나는 경우가 적지 않다. 사회적 통념상 문제로도 제기되는 것을 보면, 정책적 수단이 개입되어야 한다는 의견도 관찰된다. 한 은행이 희망퇴직자에게 퇴직금을 제외한 6억 원이 넘는 위로금을 지급했다고 한다. 회사가 지급여력이 있고, 오랜 기간 공헌한 퇴직자에게 보상한다는 데 이의는 없다. 이에 비해, 45년이 넘는 사업경력을 가진 한 유명 그룹사는 퇴직자에게 기본급 2개월 치를 위로금으로 지급했다고도 한다. 사실 희망퇴직 시행 기업은 법정 퇴직금 외에 위로금을 지급하는 경우가 그리 많지 않다.
'기업이 별다른 어려움 없이 희망퇴직을 시행한다'는 시각도 있다. 하지만 희망퇴직을 시행하는 기업은 인건비 외에는 경영위기를 타개하기 어려운 경우가 대다수다. 직원 한 명 한 명의 경력, 특히 그 가족의 생계와 인생까지 걸린 문제다. 그래서 경영진은 지난한 고민의 과정을 거친다. 그럼에도 한국적 기업문화에서 비자발적 방식의 퇴직에 대한 사회적 인식은 긍정적일 수 없으며, 조직 내 공론화 주제로 언급하기도 쉽지 않다.
희망퇴직은 경영계획·취업규칙·인사규정·노동법제·노사문화·노동시장 요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한다. 그래서 통상적인 기업 인사제도와는 난도 자체가 다르다. 정해진 제도가 아니기에 계획에서 조금만 벗어나면 부당노동행위로 간주될 수도 있다. 일각에서는 우리 현실과는 너무 먼 미국식 임의고용원칙(Employment at Will)에 기초한 서구적 직무 중심 인사관리를 고집하기도 한다. 이제는 그만할 때도 됐다. 기업도 가만히 앉아만 있지 않는다. 해당 직무 개념을 우리 입장에서 역할로 해석해 역할 중심 인사관리를 본격화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노사가 현실적인 시각에서 실익을 확보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정부가 노동 약자와 사각지대를 줄일 법을 제정하겠다고 한다. 지금까지는 기업이 주도하는 '사용자向 희망퇴직'이었다면, 이번만큼은 다소 시간이 걸리더라도 '노동자向 희망퇴직'으로 접근했으면 좋겠다. 무엇보다 다음 두 조항은 필수다. 먼저 개별 계약 개념을 구체화해 개별 노동자를 위한 표준 계약을 더 명확하게 해야 한다. 또 하나는 임의적 계약 해지의 주요 대상이었던 개별 노동자를 더 강하게 보호하는 조항이다. 노동법학자의 활약을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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