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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30대 난청 환자도 인공 와우 수술하면 청력 좋아진다

입력
2024.07.10 09: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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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당서울대병원 최병윤 교수, 수술 후 문장 이해 점수 80%로 높아

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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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도 난청을 해결하기 위한 인공 와우(蝸牛) 수술이 10~30대 환자에게도 효과적이라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또한 청력 손실 시기와 수술 전 발음 명료도가 수술 예후(치료 경과)를 결정하는 중요한 요인이라는 것도 확인됐다.

최병윤 분당서울대병원 이비인후과 교수, 최고운 세종 충남대병원 이비인후과 교수 연구팀이 2018~2022년 분당서울대병원에서 인공 와우 수술을 받은 10~30대 환자 63명을 대상으로 후향적 연구를 진행한 결과다. 최 교수는 인공 와우 수술을 1,300례 이상 시행한 청각 재활 전문가다.

인공 와우 수술은 내이(內耳)에 있는 달팽이관에 전극을 심어 소리를 전기 신호로 바꾸는 원리를 이용해 보청기로도 도움이 되지 않는 고도 난청 환자에게 시행하는 수술이다.

달팽이관 내에 삽입되는 전극과 피부 밑에 심는 내부 장치, 외부 장치인 ‘어음(語音·말하는 소리) 처리기’로 구성돼 있으며, 내부·외부 장치는 두피 사이에 둬 자석 힘으로 부착된다. 수술 후 외부 소리가 어음 처리기로 내부 장치에 전달되고, 전달된 소리는 전기 신호로 바뀌어 달팽이관 신경을 거쳐 뇌에 도달한다.

인공 와우 수술은 보청기로도 재활이 힘든 심한 청력 손실을 겪는 환자들에게 청각을 회복할 수 있는 유일하고 안전한 재활법이다.

주로 유아와 고령인에게 많이 시행되는 만큼 관련 연구도 꾸준히 이뤄져 왔다. 그러나 인공 와우 수술을 받은 10~30대 환자의 난청 원인·결과에 대한 연구는 그리 많지 않은 실정이다.

이에 연구팀은 2018~2022년 분당서울대병원에서 인공 와우 수술을 받은 421명 환자 가운데 10~30대 인공 와우 수술을 받은 환자 63명을 대상으로 후향적 연구를 진행했다.

연구팀은 우선 대상 환자 63명 중 61명의 구강 점막 세포이나 혈액에서 추출한 DNA 샘플로 분자 유전학적 검사를 시행해 청력 손실 원인을 조사했다.

65.2%(40명)은 청력 손실이 유전적 원인에 의한 것이었고, 이 중 3분의 1 이상이 전정수도관확장증(EVA)로 잘 알려진 DFNB4였다.

유전자 돌연변이로 인한 난청에는 DFNB1·DFNB4·DFNA 등 다양한 유형이 있는데, DFNB4는 청력 조절 단백질을 생성하는 유전자 기능이 떨어져 난청이 발생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보통 전정수도관확장증 환자는 소아 연령대에서 인공 와우 수술을 받는 것으로 알려져 있었다.

그런데 이번 연구로 10~30대에서도 인공 와우 수술을 받는다는 게 확인됐다. 이는 해당 연령대에 고심도 난청으로 인공 와우 수술을 받기 위해 병원을 방문한 난청 환자의 경우 전정수도관확장증을 의심해야 한다는 것을 시사한다.

연구팀은 인공 와우 수술 후 3개월 이상된 환자에게서 청능(聽能) 평가를 실시했고 63명 환자 모두 평균 문장 이해 점수가 80%로 높은 수치를 기록했다.

특히 청능을 평가할 때 환자 나이, 청력 손실 발생 시기, 청력 상실 기간, 수술 전 발음 명료도와 상관관계를 파악하기 위해 단변량 단순 선형 회귀 분석 및 다중 선형 회귀 분석을 시행했다.

회귀 분석 결과, 청력 상실 기간이 길어도 수술 효과가 좋았으며 청력 손실 발생 시기가 늦을수록 더 유리하다는 걸 확인했다.

또한 청력 손실 발생 시기와 수술 전 발음 명료도가 수술 결과에 중요한 영향을 미친다는 사실도 확인했다. 청력 손실 발생 시기가 늦을수록, 수술 전 환자의 발음이 명료할수록 예후가 좋았다.

최병윤 교수는 “10~30대 인공 와우 수술을 받은 난청 환자의 난청 원인과 수술 예후 인자를 밝혀낸 것이 이번 연구의 의의”라며 “특히 이 연령대 난청 환자들은 수술을 선뜻 결정하지 못하고 망설일 때가 많은데 이들에게 수술 결과와 수술 후 예후를 알아낼 수 있는 인자를 제공하는 것은 수술에 큰 동기 부여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연구 결과는 국제 학술지 ‘국제 이비인후과 저널(European Archives of Otorhinolaryngology )’에 실렸다.




권대익 의학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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