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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당 광주시당위원장 후보자 '검증'… 선거판 변수 될까

입력
2024.07.10 15:00
수정
2024.07.10 17: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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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위원 과거 성추행 사건 논란에
선관위, 후보 등록 받아줄지 주목
공직 후보 부적합 사유인지 두고
당직선출규정 해석·적용에 관심
경쟁 주자 양부남 의원 견제 시작

더불어민주당 광주광역시당위원장 선거에 출마를 선언한 양부남 의원(왼쪽)과 강위원 더민주전국혁신회의 상임 대표.

더불어민주당 광주광역시당위원장 선거에 출마를 선언한 양부남 의원(왼쪽)과 강위원 더민주전국혁신회의 상임 대표.

더불어민주당 광주광역시당이 시당위원장 선출을 위한 시당선거관리위원회(시당선관위)를 구성하면서 경선이 초읽기에 들어갔다. 민주당 광주시당은 12일 시당선관위 회의를 열고 후보자 등록 및 선출 일정 등을 확정할 계획인데, 앞서 광주시당 소속 '권리당원 투표 90%·대의원 투표 10%'로 시당위원장을 뽑기로 확정했다. 그러자 시당위원장 유력 주자인 양부남 의원(서구을)과 강위원 더민주전국혁신회의(혁신회의) 상임 대표 간 미묘한 견제 구도가 형성되는 분위기다. '친명(친이재명)계 내전'이 시작된 셈이다. 양 의원은 이재명 전 민주당 대표의 '호위무사'로 불리는 측근이고, 강 대표는 당내 최대 친명 계파로 거듭난 혁신회의를 이끄는 원외(院外) 핵심이다.

이렇다 보니, 2022년에 이어 두 번째로 현역 의원과 원외 인사가 맞붙는 이번 경선에선 누가 승자가 되느냐가 첫 번째 관전 포인트로 꼽힌다. 2년 전엔 현역 의원이 승리했다. 정치 신인인 양 의원은 '원외 시당위원장 한계론'으로 강 대표를 견제하고 있다. 당내 호남 정치 복원을 통한 지역 발전은 물론 중앙당과 대여 투쟁 시 원만한 가교 역할이 필요한데 의원이 아닌 원외 시당위원장으로는 약하다는 취지다. 이에 강 대표는 "민주당의 본산인 광주에서부터 당원 중심의 민주주의와 당원 주권 대중 정당을 실현해 더 과감한 변화의 성과들을 만들겠다"고 받아쳤다.

양 의원과 강 대표 간 신경전이 불붙기 시작하면서 지역 정가에선 후보 등록 이후 시당선관위의 행보를 또 다른 관심사로 꼽고 있다. 시당선관위가 강 대표에 대한 후보자 등록을 무효화하는 방안을 검토할 수 있을지를 주시해야 한다는 얘기다. 여기엔 강 대표의 과거 행적을 둘러싼 논란이 자리잡고 있다. 강 대표는 2018년 광주 광산구청장 선거 출마를 예고했다가 2003년 성추행 사건이 폭로되자 출마를 포기한 바 있다. 강 대표는 당시 발간물을 통해 억울함을 호소했다가 피해자로부터 2차 가해로 소송을 당했고, 2021년 대법원은 그에게 1,000만 원을 배상하라는 판결을 확정했다. 강 대표는 제22대 총선에서 광주 서구갑 출마를 준비했다가 올해 1월 민주당 공직선거 후보자 검증위원회 후보 검증 신청을 철회하며 출마를 접기도 했다. 강 대표는 이때도 2003년 성추행 사건에 대한 입장문을 냈지만 되레 논란이 커졌다.

문제는 현행 민주당 당직 선출 규정(제27조)이 시당위원장 후보자가 공직 후보자로 추천되기에 명백하게 부적합한 사유가 있는 경우 선관위가 후보자 등록을 무효화하도록 돼 있다는 점이다. 시당선관위가 강 대표의 예전 성추행 사건 등을 이유로 그의 후보 등록을 무효로 판단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는 관측이 나오는 배경이다. 실제 민주당 광주시당 내에서도 "당직 선출 규정은 시당위원장의 도덕성에 대해서도 공직 후보자에 준하는 엄격한 기준을 적용해 성추행 등 사회적 물의를 일으킨 인사를 배제하겠다는 취지로 봐야 한다"며 강 대표의 출마를 부정적으로 바라보는 시선도 적지 않다. 한 민주당원은 "광주시당선관위가 선거 관리를 어떻게 하느냐에 따라 시당위원장 경선판이 흔들릴 수 있는 만큼 선관위 동향에 주목할 수밖에 없게 됐다"고 말했다.

강 대표 측은 이에 대해 "공직 선거와 달리 당직 선거는 전적으로 당원들 판단에 맡겨야 하고, 경선을 가로막는 건 부당하다는 게 이 전 대표의 판단인 것으로 안다"며 특정인 배제를 위한 당직 선거 관리를 경계했다.

안경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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