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S엔텍, 해상 풍력 구조물 설비에 3,000억 원 투자한다

해상풍력 설치 원통 구조물 '모노파일' 생산력 강화
친환경 사업 전환 본격화
일본 등 국내외 해상 풍력 추가 수주 목표

GS엔텍 울산공장 전경. GS그룹 제공

GS그룹의 에너지 설비 기자재 제작업체인 GS엔텍이 해상풍력 발전소의 하부 구조물 생산 설비 기술 강화에 3,000억 원을 투자한다.

GS엔텍은 2년 동안 울산시 사업장 해상풍력 하부구조물 생산 설비 투자에 2,140억 원, 건축물 건설에 860억 원을 투자한다고 9일 밝혔다. 이번 투자가 완료되면 GS엔텍 사업장은 다양한 규격의 모노파일 구조물을 생산하게 된다.

모노파일은 대형 철판을 용접해 만든 원통형 구조물로 해상풍력발전기 설치를 위한 주춧돌 역할을 한다. 부유식이나 삼각대 등 기존 하부 구조물 방식보다 제작 기간이 짧고 비용도 저렴하다는 특징이 있다.

이번 시설 투자를 위해 GS엔텍은 도미누스 인베스트먼트와 시몬느자산운용 등 재무 투자자로부터 900억 원에 달하는 자금을 유치했다.

GS엔텍은 1988년 설립 이후 정유·석유화학 플랜트용 화공기기 제작을 주로 했다. 2020년대 들어 GS그룹의 친환경 미래산업 전략에 따라 해상풍력 하부구조물 제작으로 사업 전환을 추진했다. 앞서 허태수 GS그룹 회장은 "기후 변화와 탈탄소 등의 사업 환경 변화에 소극적으로 대응할 게 아니라 보다 적극적인 신사업의 기회로 삼아 미래 성장을 추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에 GS엔텍 울산공장은 지난해 해상풍력 하부구조물 시장에서 세계 1위 사업자인 네덜란드 시프(Sif)사와 기술 협력 계약을 맺었다. 이후 울산 사업장의 화공기기 제작 시설은 모노파일 제작 공장으로 탈바꿈했고 3월 첫 제품을 생산했다. 최근 GS엔텍은 명운산업개발이 진행 중인 전남 영광군 낙월 해상풍력 프로젝트로부터 2,000억 원 규모의 모노파일 64기 공급 계약을 따내기도 했다.

GS엔텍은 내년 9월 이 계약 종료 후 국내 해상풍력 추가 수주에 나설 방침이라고 밝혔다. 또 해상풍력 생산 규모를 2040년까지 30∼45기가와트(GW)로 확대한다는 계획을 발표한 일본 시장도 적극 공략할 예정이다.

GS그룹은 "GS엔텍의 투자와 사업적 전환은 디지털 친환경을 통한 미래성장이라는 GS그룹 신사업 전략에 따른 것"이라며 "GS엔텍은 해상풍력 신사업 진출을 통해 GS ER, GS EPS 등 다른 계열사와도 협력을 가속화할 것"이라고 밝혔다.

김청환 기자 chk@hankook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