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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도체 생산차질 목표 달성"... 삼성 사상 첫 파업에 6000여 명 참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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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 사내 최대 노동조합인 전국삼성전자노조(전삼노)가 8일 사흘간의 총파업에 돌입했다. 삼성전자 노조 파업은 1969년 창사 이래 55년 만에 처음이다. 파업 참가 인원은 전체 직원의 5% 수준으로, 당장 반도체 생산에 타격을 입힐 정도는 아니다. 다만 24시간 3교대로 빠듯하게 돌아가는 반도체 공정 특성상 파업이 장기화될 경우 생산에 영향을 미칠 가능성도 거론된다.
전삼노는 이날 삼성전자 경기 화성사업장 앞에서 총파업 결의대회를 열고 10일까지 총파업에 돌입했다. 노조 측은 조합원 6,540여 명이 파업에 참가했다고 밝혔다. 집회 참석 인원은 경찰 추산 3,000여 명이다. 전삼노 조합원 수는 이날 기준 3만657명으로 삼성전자 전체 직원(12만4,200명)의 24~25% 수준이다.
노조에 따르면 직군별로 반도체 설비·제조·개발공정에서 5,211명이 파업에 참여했고, 사업장별로는 반도체 생산라인이 있는 기흥·화성·평택 사업장에서 4,477명이 참가했다. 총파업 참가자 대다수가 반도체 생산 담당이라는 의미다. 전삼노는 지난달 7일 징검다리 휴일에 ‘연차투쟁’ 형식의 파업을 진행한 바 있지만, 현장에서의 실력 행사는 처음이다.
파업의 핵심 배경은 ‘공정한 보상’이다. 삼성전자 DS부문(반도체 사업부)은 지난해 약 15조 원의 적자를 내면서 소속 직원은 성과급을 받지 못했다. DS부문 직원은 2015년부터 거의 매년 기본급의 50% 이상을 성과급으로 받았다. 전삼노는 총파업 선언문에서 “경영에 실패한 경영진에는 장기 성과급으로 3,880억 원을 지급했고, 직원은 이익이 나도 알 수 없는 구조”라며 “회사 측은 불투명한 초과이익성과금(OPI) 제도와 성과급 제도를 투명하게 개선하라”고 했다. 전삼노는 아울러 △연봉 협상안에 서명을 거부한 조합원 855명에 보다 높은 임금 인상률 적용 △유급휴가 약속 이행 △파업에 따른 임금손실 보상 등도 요구했다.
노조는 반도체 생산에 타격을 입히더라도 사측을 압박해 요구사항을 관철하겠다는 의지다. 노조원들은 이날 장맛비 속에서도 검은 우비를 입고 ‘총파업’이라고 쓰인 머리띠를 두르고 총파업에 참가했다. 전삼노는 “예상보다 훨씬 많은 인원이 현장 파업에 참가했다”며 “특히 반도체 설비·제조·개발 직군에서만 5,000명 이상의 인원이 참가하기로 했으니 생산 차질은 무조건 달성될 것"이라고 했다. 반면 삼성 측은 “현재로서 반도체 생산에 차질은 없다”고 밝혔다.
노조는 사측이 전향적으로 요구조건을 수용하지 않으면 15일부터 5일간 ‘2차 파업’에 나설 계획이다. 일각에서는 전삼노 집행부가 일부 강성 조합원 목소리에 휘둘리고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도 나온다. 손우목 전삼노 위원장도 이날 투쟁사에서 “외부에서 부정적 시선이 있을 수 있고 내부에서도 현재 상황에서 파업이 적절한지 의문을 제기하는 분이 있다”면서도 “우리는 지금이 아니면 안 된다는 절박한 심정으로 이 자리에 섰다”고 했다.
업계에서는 파업이 당장 반도체 생산라인을 멈춰 세울 정도는 아니지만, 장기화할 경우 파장이 있을 걸로 예상했다. 안기현 반도체산업협회 전무는 “반도체 시설은 대부분이 자동화돼 있다”며 이번 파업이 단기간 생산에 영향을 준다고 보기 어렵다”고 했다. 김양팽 산업연구원 전문연구원은 “직원들의 교대 근무 등을 고려할 때 어떻게든 공장이 돌아갈 수는 있을 것”이라면서도 “반도체는 24시간 가동돼야 하는 업종이어서, 일단 멈추면 타격이 엄청나게 커질 수 있다”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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