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尹 "北은 국제사회 민폐… 러시아, 남북 중 어느 쪽 중요한지 판단해야"

입력
2024.07.08 1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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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토 정상회의 참석 전 로이터 인터뷰
"우크라 지원, 러북 협력 지켜보며 판단"
9월 사이버방어훈련에 나토 동맹국 초청

윤석열 대통령이 지난해 4월 18일 서울 용산 대통령 집무실에서 로이터통신과 인터뷰하고 있다. 대통령실 제공

윤석열 대통령이 지난해 4월 18일 서울 용산 대통령 집무실에서 로이터통신과 인터뷰하고 있다. 대통령실 제공

윤석열 대통령이 8일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정상회의 참석차 출국하기에 앞서 공개된 외신 인터뷰에서 러시아를 향해 "자신에게 남북한 중 어느 쪽이 더 중요하고 필요한 존재인지 잘 판단하기 바란다"고 밝혔다. 최근 북한과 긴밀한 관계를 맺고 있는 러시아를 향한 일종의 경고다.

윤 대통령은 이날 공개된 로이터와 서면 인터뷰에서 "북한은 명백히 국제사회의 민폐"라며 이처럼 언급했다. 윤 대통령은 "구체적 우크라이나 지원 내역은 무기 거래와 군사 기술 이전 전략물자 지원 등 러시아와 북한 간 협력의 수준과 내용을 지켜보면서 판단할 것"이라며 "한러 관계의 향배는 오롯이 러시아의 태도에 달려있다"고 강조했다. "한반도와 유럽의 평화와 안보에 대한 결정적인 위협이자 심각한 도전"이라며 북러의 군사적 밀착에 대한 우려도 분명히 했다. 이어 "유엔 안보리 상임이사국으로서 대북제재 결의안에 주도적으로 참여해 온 러시아가 '불법적인' 군사협력에 관여하고 있고, 러시아의 북한에 대한 군사·경제 협력 제공 문제에 대한 우려가 더욱 늘어나고 있다"며 "러시아가 계속 유엔 결의안을 어기는 것은 한러 관계에도 명백히 부정적 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다"고 비판했다.

윤 대통령은 이날 출국해 8~9일(현지시간) 미국 하와이 인도태평양 사령부를 방문한 뒤 10~11일 워싱턴에서 열리는 나토 정상회의에 참석한다. 이번 나토 정상회의에선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과 최근 진행되고 있는 북러의 군사적 협력 문제가 주요 의제로 다뤄질 예정이라 이번 인터뷰에서도 러시아를 향한 메시지가 주로 담겼다. 앞서 대통령실은 상호 군사 개입 및 무기 거래의 길까지 열어둔 북러 간 새 조약에 '우크라이나 무기 지원 원칙을 재검토하겠다'고 밝혔다.

윤 대통령은 한·나토 협력 강화와 관련해선 "올해 9월 서울에서 우리 정보기관이 주최하는 사이버방어훈련(APEX)에 나토 동맹국들을 초청해 나토와의 협력을 새로운 수준으로 격상할 것"이라고 예고했다. 한국은 같은 달 서울에서 네덜란드와 함께 '인공지능(AI)의 책임 있는 군사적 이용을 위한 고위급 회의'도 주최한다.

윤 대통령은 11월 미국 대선에서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이 재집권할 경우 미국의 대외전략 변화 가능성에 대한 질문에는 즉답을 피했다. 다만 "한미동맹은 지난 70여 년 미국 내에서도 초당적인 지지 기반을 확고히 해 왔으며, 따라서 앞으로도 굳건하게 유지될 것이라 믿는다"고 강조했다. 한국 자체 핵무장 및 전술핵 재배치 논의에 대해선 "가장 현실적이고 바람직한 해법은 한미 확장억제 체제를 확고히 구축하는 것"이라고 답했다.

정준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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