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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스라엘, 10·7 공격 때 인질 희생 묵인하는 '한니발 지침' 내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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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스라엘방위군(IDF)이 지난해 팔레스타인 무장 정파 하마스의 습격 당시 '한니발 지침(Hannibal Directive)'을 내렸다는 폭로가 나왔다. 2016년 공식 폐기된 한니발 지침은 피랍된 군인의 희생을 감수하고라도 납치범에 대한 무제한 공격을 허용하는 내용이다. 이스라엘이 인질 구출보다 하마스 응징을 우선시했다는 의미다.
이스라엘 매체 하레츠는 지난해 10월 7일 이스라엘이 하마스 공격에 대응해 '한니발 지침'을 발동시켰다고 7일(현지 시간) 보도했다. 하레츠에 따르면 공격 당일 오전 7시 18분 사단 본부에서 "에레즈의 한니발", "지크(무인기·드론을 뜻하는 암호명)를 파견하라"는 명령이 내려왔다. 남부 에레즈 국경검문소 납치 발생 보고에 돌아온 답이었다. 인질 안전을 떠나 공격하라는 뜻이었다. 하마스가 이날 오전 6시 30분쯤 이스라엘을 공격하기 시작한 지 약 한 시간 만이었다.
같은 날 오전 11시 22분에는 더욱 강경한 메시지가 하달됐다. "단 한 대의 차량도 가자지구로 돌아갈 수 없다". 피랍자들을 태운 하마스 차량에 최대한의 공격을 퍼부으라는 의미였다. 한 남부 사령부 소식통은 하레츠에 "그때쯤엔 모두가 그 차량에 납치된 민간인이나 군인이 탔을 수 있다는 것을 알았다"며 "모두가 그 말이 무슨 뜻인지 알고 있었다"고 털어놨다.
하레츠는 입수한 문서, 군인 및 중급·고위 IDF 장교들 증언을 토대로 지난해 10월 7일 '한니발 지침'이 에레즈 국경검문소, 라임 군 기지, 나할 오즈 전초 기지 등 세 곳에 내려졌다고 보도했다. 하레츠는 "본지는 이 절차로 민간인과 군인이 얼마나 피격됐는지는 알 수 없었지만, 데이터는 납치된 이들 다수가 이스라엘군 발포 위험에 노출돼 있었음을 의미한다"고 설명했다.
한니발 지침은 1986년 레바논 무장 정파 헤즈볼라가 이스라엘 군인을 납치하자 이스라엘이 만든 작전 명령이다. 이스라엘 관리들은 지침 이름이 컴퓨터로 무작위 생성됐다고 밝혔지만, 로마에 포로로 잡히기 전 음독자살을 선택한 카르타고 장군 한니발의 이름에서 따 왔다는 의혹도 있다.
지침 전문은 공개된 바 없으나, 처음에는 납치된 군인의 부상을 감수하고 구출하라는 취지였다가 이후 '동료를 희생시킬지언정 적에게 내어줘선 안 된다'는 내용으로 변질된 것으로 알려졌다. 이스라엘군은 2016년 이 지침을 공식 철회했으나 민간인 인질까지 포괄해 지난해 되살아났다는 폭로가 나온 것이다.
한 고위 국방부 관리는 이 일이 지휘관들을 평생 괴롭힐 것이라며 "그 결정을 내린 사람은 누구나 그 지역의 우리 전투원들도 피격될 수 있음을 알고 있었다"고 하레츠에 토로했다. IDF 행동 강령을 작성한 철학자 아서 카셔도 "불법적이고 비윤리적이며 끔찍한 일"이라며 지침 적용을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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