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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의회, 결국 극우 교섭단체 생긴다... 프랑스 '르펜당'도 합류 검토

입력
2024.07.07 16:30
1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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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개국·42석 확보해 정치그룹 요건 충족
프 극우 정당도 합류 땐 '제3 교섭단체'

오르반 빅토르 헝가리 총리가 지난달 27일 벨기에 브뤼셀에서 열린 유럽연합 정상회의에 참석하기 위해 걸어가고 있다. 브뤼셀=AP 연합뉴스

오르반 빅토르 헝가리 총리가 지난달 27일 벨기에 브뤼셀에서 열린 유럽연합 정상회의에 참석하기 위해 걸어가고 있다. 브뤼셀=AP 연합뉴스

유럽 각국 극우 정당들의 정치동맹 '유럽을 위한 애국자(Patriots for Europe·PE)'가 유럽의회 내 정치그룹(교섭단체)으로 공식 출범하게 됐다. 기존 6개국에 이어 덴마크와 벨기에의 극우 정당들도 합류를 선언, 원내 교섭단체 요건을 갖추게 된 것이다. 프랑스에서 원내 1당 자리를 넘보고 있는 극우 정당 국민연합(RN)도 합류를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져 세력을 더 불릴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다.

6일(현지시간) AFP통신에 따르면 덴마크국민당과 벨기에의 '플람스 벨랑(Vlaams Belang·플랑드르의 이익)'은 이날 PE에 합류하겠다고 발표했다. 이로써 PE는 8개국 정당·의석수 42석을 확보, 정치그룹 출범 요건을 충족하게 됐다. 유럽의회 내 정치그룹 출범을 위한 최소 조건은 △7개 회원국 정당 참여 △의원 수 23명이다.

PE는 헝가리 피데스(Fidesz)당을 이끄는 오르반 빅토르 총리가 지난달 30일 오스트리아 자유당(FPO), 체코 긍정당(ANO)과 함께 만든 신생 정치동맹이다. 반(反)이민, 친환경 정책 반대 등 극우 성향이라는 공감대를 기반으로 뭉친 곳이다. 이후 마찬가지로 극우 정당인 스페인 복스(Vox), 포르투갈 셰가(Chega), 네덜란드 자유당(PVV)도 합류해 유럽의회 내 의석수 24석이 됐다. 여기에다 덴마크·벨기에 극우 정당까지 가세, '7개국 정당' 조건도 갖추게 된 것이다.

게다가 프랑스 RN의 합류 가능성마저 거론되고 있다. 영국 파이낸셜타임스는 복수의 소식통을 인용해 "RN이 8일 PE 참여 여부를 결정할 것"이라고 보도했다. 마린 르펜이 실질적으로 이끌고 있는 RN은 7일 프랑스 조기 총선 2차 투표를 통해 원내 과반은 아니더라도, 제1당 자리를 꿰찰 것으로 여겨지고 있다.

지난달 유럽의회 선거에서 30석을 차지한 RN까지 합류할 경우, PE의 유럽의회 의석수는 전체 720석 중 72석으로 늘어난다. 이 경우, PE는 우파 정치그룹 '유럽 보수와 개혁(ECR)'을 제치고 유럽의회 내 세 번째로 큰 정치그룹으로 올라서게 된다. 오르반 총리는 8일 벨기에 브뤼셀에서 PE 소속 정당의 인사들이 만날 것이라고 밝혔다. AFP는 "이때 프랑스 RN이 합류하기로 결정했는지 등을 알게 될 것"이라고 전했다.

김나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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