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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국적 제재 ‘먹구름’에 휩싸인 엔비디아…성장성 전망은 ‘쾌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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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차 산업 혁명 시대다. 시·공간의 한계를 초월한 초연결 지능형 사회 구현도 초읽기다. 이곳에서 공생할 인공지능(AI), 로봇(Robot), 메타버스(Metaverse), 자율주행(Auto vehicle/드론·무인차), 반도체(Semiconductor), 보안(Security) 등에 대한 주간 동향을 살펴봤다.
“프랑스 규제 당국이 인공지능(AI) 칩 분야 선두 주자인 미국의 엔비디아를 반독점법 위반으로 제재할 예정이다.”
혐의 입증엔 자신이 있단 뉘앙스였다. ‘세계에서 가장 비싼 기업’ 자리까지 꿰찼던 거물이었기에 한층 더 까다로운 검증 잣대의 결과물로도 비춰졌다. 지난 1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이 소식통을 인용해 전한 내용이다. 이날 보도가 사실로 이어질 경우, 프랑스는 엔비디아에 반독점 위반에 따른 국가적 차원에서 규제 조치를 내린 첫 국가로 기록될 전망이다. 엔비디아에 대한 프랑스의 불이익 조치는 어느 정도 예견됐던 사안이다. 지난해 9월 당시 “그래픽카드 부문과 관련해 현지 사무실을 압수수색한 바 있다”고 밝혔던 해당 기업이 엔비디아로 알려지면서다.
생성형 AI 열풍의 최대 수혜주로 꼽혔던 엔비디아에 먹구름이 드리우고 있다. AI 칩 시장에서 독보적인 영향력을 행사해온 엔비디아의 우월적 지위 남용과 불공정 행위에 따른 불이익이 주어질 조짐이어서다. 먹구름이 생성된 지역도 프랑스를 비롯해 유럽과 미국 등으로 다양하게 확대되고 있다. 이 가운데서도 점쳐진 세계 최대 시장인 중국 수출 호조 관측은 엔비디아의 성장성에 긍정적인 신호로 해석된다.
지난 1993년 태동한 엔비디아의 주력 제품은 고성능 그래픽처리장치(GPU)이다. 빠른 연산과 반복학습이 필수인 생성형 AI에선 핵심이다. 컴퓨터(PC)에서 그래픽과 영상을 빠르게 처리하면서 결괏값까지 모니터에 출력하는 장치다. 이런 GPU의 전 세계 물량 가운데 90%가량을 사실상 엔비디아가 공급하고 있다. 2022년 11월 말, 오픈AI의 ‘챗GPT’ 출시와 더불어 생성형 AI 시장도 급팽창하면서 엔비디아 가치도 치솟고 있다.
이렇게 수직 상승세인 엔비디아에 가장 먼저 제동을 걸고 나선 곳은 프랑스이다. 엔비디아의 절대적인 시장 지배력을 우려, 그동안 AI 칩의 용도에서부터 재고 현황과 가격 동향 등에 대해 면밀하게 사전조사까지 진행해왔다. 지난달 28일 발간된 AI 경쟁 보고서에선 가속 컴퓨팅에 필수적인 GPU에서도 핵심으로 알려진 엔비디아의 쿠다 칩 프로그래밍 소프트웨어(SW)의 의존도가 지나치단 지적도 제기됐다. AI 개발자들이 프로그래밍을 위해선 쿠다 SW 사용이 필수적인데, 쿠다를 이용해 제작한 프로그램은 엔비디아의 GPU에서만 구동된다. 사실상 AI 생태계가 엔비디아에 의해 설계된 밑그림에서 움직이는 셈이다. 브뤼노 르메르 프랑스 재무장관도 지난해 11월 “엔비디아의 지배력이 국가 간 '불평등 증가'를 야기하고 공정한 경쟁을 옥죄고 있다”며 염려한 배경이기도 하다. 프랑스 당국의 이런 추세를 감안하면 엔비디아 제재는 사실상 초읽기에 들어간 것으로 점쳐진다. 프랑스에서 반독점법 위반에 대한 과징금은 전 세계 연간 매출의 최대 10%까지 부과될 수 있다.
엔비디아에 대한 압박은 프랑스 이외 지역에서도 가해지고 있다. 실제 미국과 유럽연합(EU), 영국 등에서도 반독점 위반 혐의로 내사에 착수한 것으로 전해졌다. 엔비디아도 지난 2월, 각국에 제출한 관련 자료에서 “여러 국가에서 관계 당국이 (자사의 반독점 혐의를) 면밀히 조사하고 있다”라며 해당 사실을 인정했다. 그만큼, 프랑스를 제외한 다른 나라에서도 제재 가능성이 높아진 셈이다.
이와 관련, 로이터통신은 “연방거래위원회와 함께 거대 정보통신 기업에 대한 조사를 해오고 있는 미 법무부가 엔비디아 (반독점과 관련된) 조사에 앞장서고 있다”고 보도했다. 블룸버그통신은 “EU 집행위원회에서 아직까지 (엔비디아의 반독점 혐의와 관련해) 공식적인 조사에 들어가진 않았다”면서도 “규정 위반 가능성에 대해선 검토 중인 것으로 알고 있다”고 전했다. 이에 대해 엔비디아는 “전 세계 규제 당국으로부터 조사가 진행되면서 AI 시장에서 우리 사업에 대한 관심도 함께 높아졌다”고 평가했다.
다국적인 제재 움직임 속에서도 엔비디아의 성장성 전망은 ‘쾌청’으로 관측된다. 당장, 올해 중국 시장이 ‘효자’ 노릇을 담당할 전망이다. 파이낸셜타임스는 5일 반도체 컨설팅 업체인 세미애널리시스 추산을 인용, 올해 엔비디아의 AI 칩 중국 판매량은 120억 달러(한화 약 16조5,000억 원)에 달할 전망이라고 전했다. 중국 수출용 AI 칩은 미국의 규제를 피해서 설계된 ‘H20’으로, 향후 수개월 동안 100만 개 이상 공급될 예정이다. ‘H20’ 칩의 개당 가격은 1만2,000달러(약 1,650만 원)~1만3,000달러(약 1,790만 원) 선이다. 계획대로 100만 개 이상 규모의 중국 수출이 이뤄질 경우, 엔비디아에선 120억 달러 상당의 매출을 올릴 수 있다. 이는 올해 1월 마감된 회계연도에 PC 게임용 그래픽 칩을 포함한 중국 사업 전체 매출(103억 달러, 약 14조2,000억 원)까지 넘어선 실적이다. 특히 이 예상치는 최고조에 달한 미·중 간 갈등 속에 나왔단 측면에서 의미도 적지 않다. 미 행정부에선 중국이 최첨단 AI 시스템을 군사적 용도로 전용할 것을 우려, 엔비디아의 반도체 수출 차단까지 관리하고 있다. H20 칩의 경우, 최신형 제품에 비해 성능은 다소 떨어지지만 중국 고객에겐 여전히 인기 품목으로 각광받고 있다. 엔비디아는 2021년 미국 정부의 대중국 수출 통제 이전까지 전체 매출의 약 4분의 1을 중국에서 가져왔다. 엔비디아가 복잡해진 국제 정세 속에서도 시종일관 “중국 고객들을 위해 계속해서 최선을 다해 서비스를 제공하겠다”고 강조해온 이유다.
이런 상황을 반영이라도 하듯, 엔비디아 주가는 여전히 매력적이다. 지난달 18일 미 뉴욕 증시에서 엔비디아 주가는 135.58달러로 상승, 3조3,350달러(약 4,609조 원) 시가총액을 달성하면서 마이크로소프트와 애플을 누르고 시총 1위에 오른 바 있다. 이후 등락을 거듭한 엔비디아 시가총액은 이달 3일 기준, 3조1,550억 달러(약 4,354조 원)로 3위에 마크됐다.
한편, 미 증권거래위원회에 따르면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는 지난달에만 주식 130만 주(1억6,900만 달러, 약 2,344억 원)를 매도한 것으로 나타났다. 황 CEO는 엔비디아 전체 발행 주식의 약 3.5%를 보유 중이다. 블룸버그 억만장자 지수를 살펴보면 황 CEO의 재산 가치(5일 기준)는 총 1,130억 달러(156조7,000억 원) 규모로, 전체 13위에 랭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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