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들어 중국의 수출이 급증하면서 전 세계 해운 운임이 크게 상승한 데 이어 컨테이너마저 동나, 국내 수출 업체들이 애를 태우고 있다. 최근 9개월 연속 증가세가 이어지고 있는 한국 수출 회복세에 커다란 암초가 등장한 것이다.
지난해 말 홍해를 지나던 상선에 대한 공격으로 수에즈운하 통과가 어려워져 유럽행 항로가 길어지며 화물선 부족 사태가 시작됐다. 여기에 오는 8월부터 미국이 중국산 제품에 대해 고율 관세를 부과하기로 하자, 이를 피하려는 중국이 밀어내기식 대미 수출에 나서면서 자동차 부품, 화장품, 가전, 섬유 등 국내 수출 업체들의 화물선 구하기가 갈수록 어려워지고 있다. 중국 기업들이 선적을 서두르려 ‘웃돈’을 주며 컨테이너선을 싹쓸이하는 바람에 해상 운임은 반년 만에 3배로 뛰어올랐다. 또 미국행 컨테이너선이 중국에서 화물을 가득 싣는 바람에 한국은 지나치는 경우도 늘어나 웃돈을 주고도 배를 구하지 못하는 실정이다. 대한상공회의소 조사 결과 한국 수출기업 10곳 중 7곳이 심각한 물류난을 겪고 있다. 정부는 화물선 10척 투입 등의 대책을 내놓았으나, 하반기 투입이 예정된 컨테이너선이라 실효성이 없다는 반응이다.
여기에 화물을 담을 컨테이너 부족도 심각해, 임대 계약이 끝난 컨테이너마저 취소가 잇따르고 있다. 전 세계 컨테이너가 미국-중국 해운에 쏠려 다른 지역에서 컨테이너 구하기가 힘들어진 영향이다. 컨테이너 제작의 90%를 중국 4개 업체가 독점하고 가격과 생산량을 담합하고 있어, 공급 부족이 단시간 내 해결되기 힘들다는 전망도 나온다.
이런 악재들이 겹치면서 해상 운임 대란은 연말까지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지난 주말 상하이컨테이너운임지수(SCFI)는 전주보다 6.9% 오른 3,714를 기록해, 해상 물류 위기대응을 위한 최고 단계인 ‘3단계 긴급조치’ 발령 기준 3,900선에 바싹 다가섰다. 수출 중소 중견기업 피해를 줄이기 위해 전용 선박 확보와 물류비 지원 확대 등의 비상조치 준비를 서둘러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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