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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도로 한 발' 영국 노동당 14년 만에 승리... 스타머 총리 예약

입력
2024.07.05 09:30
수정
2024.07.05 10: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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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년 만에 정권 교체... 스타머 "노동당 신뢰 감사"
수낵 마지막까지 지지 호소에도 오늘 '사의 표명'

키어 스타머 영국 노동당 대표가 조기 총선을 하루 앞둔 지난 3일 레디치에서 유세 도중 밝은 표정을 짓고 있다. 레디치=로이터 연합뉴스

키어 스타머 영국 노동당 대표가 조기 총선을 하루 앞둔 지난 3일 레디치에서 유세 도중 밝은 표정을 짓고 있다. 레디치=로이터 연합뉴스

4일(현지 시간) 실시된 영국 총선에서 중도좌파 정당인 노동당이 압승을 거둔 것으로 예측되면서 키어 스타머 노동당 대표가 차기 총리를 사실상 확정 지었다. 400석 넘는 기록적 압승으로 14년 만에 정권 교체를 이루게 된 스타머 대표는 지지자들에게 감사의 뜻을 밝혔다.

노동당 과반 압승... 보수당 참패

스타머 대표는 이날 자신의 엑스(X)에 "이번 선거에서 노동당을 위해 캠페인을 벌인 모든 분께, 우리에게 투표하고 변화된 노동당을 신뢰해주신 모든 분께 감사드린다"며 총선 승리의 소감을 밝혔다. 앞서 영국 BBC, ITV, 스카이뉴스 등 방송 3사는 이날 오후 10시 투표 마감 직후 발표한 공동 출구조사 결과, 노동당이 하원 650석 중 410석이란 압도적 과반 의석을 차지할 것으로 예상됐다고 밝혔다. 노동당은 다른 당 의석수를 합한 것보다 170석 많은 다수당이 될 것으로 전망됐다.

리시 수낵 현 총리가 이끄는 집권 보수당은 131석을 가져갈 것으로 예측됐다. 예상된 참패다. 로이터통신은 "1834년 보수당 창당 이후 190년 만에 최악의 성적표를 받아 들게 됐다"고 보도했다.

또 극우 성향 영국개혁당은 13석을 확보, 처음으로 의회 자력 입성에 성공할 것으로 전망됐다. 중도 성향 자유민주당이 61석을 확보해 지역 보수정당인 스코틀랜드국민당(SNP)을 제치고 제3당으로 올라설 것으로 보인다. SNP는 10석으로 쪼그라들면서 소수 정당으로 전락할 것으로 예상됐다.

리시 수낵 영국 총리 부부가 지난 3일 영국 노스요크셔주 리치먼드 인근에서 투표를 마친 후 투표소를 나서고 있다. 리치먼드=AP 뉴시스

리시 수낵 영국 총리 부부가 지난 3일 영국 노스요크셔주 리치먼드 인근에서 투표를 마친 후 투표소를 나서고 있다. 리치먼드=AP 뉴시스


총리 예약 스타머... 수낵 퇴장

출구조사가 실제 개표 결과로 이어지면 제1야당 당수였던 스타머 대표가 정부 수반인 차기 총리가 된다. 영국에선 하원 다수당 대표가 총리가 된다.

노동계급 가정에서 자라 인권 변호사와 잉글랜드·웨일스 왕립검찰청(CPS) 청장을 거친 스타머 대표는 2015년 50대 나이로 뒤늦게 하원 의원에 당선되며 정계에 입문했다. 2020년 4월 노동당 대표로 선출된 이후 왼쪽으로 기울었던 노동당을 중도로 이끌어 당 외연을 넓혔다는 평가를 받는다. 이번 선거에선 경제 성장과 국방력 강화를 강조하며 유권자들에게 호소했다.

보수당은 14년 집권 체제를 심판받게 됐다. 수낵 총리는 지난 5월 조기 총선을 깜짝 발표하며 정치적 승부수를 던졌지만, 노동당에 20%포인트 이상 뒤져 온 여론의 외면을 넘어서지 못했다. 그는 총선 투표소를 찾아 "노동당 과반만큼은 막아달라"며 마지막까지 지지를 호소했지만 결국 총리직을 스타머에게 넘겨주게 됐다. 다만 선거운동 기간 여론조사보다는 더 많은 의석을 확보할 것으로 보인다.

스타머 대표는 5일 보수당 리시 수낵 총리가 찰스 3세 국왕을 만나 사의를 표명한 직후, 버킹엄궁에서 찰스 3세로부터 정부 구성 요청을 받는 절차를 통해 총리로 공식 취임한다.

조아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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