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청역 사고 운전자, 벌점 최소 810점… 면허취소 6배

입력
2024.07.04 14:53
수정
2024.07.04 16: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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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고 사망자 1명당 90점
부상 7명 상태에 따라 추가
사흘 만에 병원에서 조사

4일 서울 시청역 인근 역주행 돌진사고 현장에서 한 시민이 희생자들에 대한 추모를 마친 뒤 눈물을 닦으며 길을 지나가고 있다. 연합뉴스

4일 서울 시청역 인근 역주행 돌진사고 현장에서 한 시민이 희생자들에 대한 추모를 마친 뒤 눈물을 닦으며 길을 지나가고 있다. 연합뉴스

서울 시청역 인근 차량 역주행 돌진사고의 피의자 차모씨(68)가 형사처벌과 별개로 최소 810점 이상의 운전자 벌점을 받게 될 것으로 예상된다. 도로교통법상 면허취소 기준(121점)의 6배가 넘는 수준이다.

4일 도로교통법 시행규칙에 따르면, 인명피해가 발생한 교통사고의 경우 사고 발생 이후 72시간 내에 생긴 사망자 1명마다 벌점 90점이 부여된다. 지난 1일 서울 시청역 사고 당일 9명이 숨진 만큼 차씨가 받을 벌점은 최소 810점에 달한다. 사고 부상자의 경우 피해 정도에 따라 1명당 벌점 2~15점이 부과된다. 4일 기준 시청역 사고 부상자는 모두 7명으로 늘어난 상태다. 이 중 1명은 중상자로 알려졌다.

게다가 일방통행 도로에서 역주행을 할 경우 신호위반으로 간주돼 벌점 15점이 부여된다. 차씨는 사고 직전 서울 웨스틴조선호텔 지하 주차장에서 나와 시청역 방향으로 역주행을 했다. 차씨가 달린 세종대로18길은 4차선 일방통행 도로였다. 결국 경찰 수사로 차씨의 과실이 확정되면, 최종 벌점은 900점을 넘길 가능성도 있다. 교통조사계 소속 한 경찰 관계자는 "30년 근무하는 동안 개인이 단일 사고로 이 정도 벌점을 받은 사례는 한 번도 보지 못했다"고 말했다.

사고 직전까지 경기 안산의 버스회사에서 중형버스를 몰았던 차씨는 면허를 재발급받는 데도 최소 1년 이상의 시간이 걸린다. 다만 A씨가 형사처벌을 받을 가능성이 적잖고, 고령의 나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다시 운전대를 잡기는 쉽지 않다는 게 경찰의 시각이다.

가해자 체포영장은 법원이 기각

한편 차씨는 사고 사흘 만인 4일 서울대병원에서 경찰 조사를 받을 것으로 전해졌다. 차씨는 사고로 갈비뼈가 골절돼 입원 치료를 받았다. 경찰은 업무상 과실치사상 혐의로 차씨를 입건, 수사를 벌이고 있다. 앞서 경찰은 수사의 중대성을 고려해 차씨에 대해 체포영장을 신청했지만, 3일 법원은 "피의자가 출석에 응하지 않을 이유가 없다"는 이유로 기각했다.

장재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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