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남의 힘?... 한동훈 뺀 나경원 원희룡 윤상현 '대구行'

입력
2024.07.03 23:00
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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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남 책임당원 30만여 명… 주요 승부처
나·원·윤, 선거운동 열흘 중 나흘 이상 방문

윤상현(왼쪽부터), 나경원, 원희룡, 한동훈 국민의힘 당대표 후보들이 2일 오전 서울 강서구 ASSA아트홀에서 열린 ‘체인지 5분 비전발표회’에서 손을 맞잡고 있다. 뉴시스

윤상현(왼쪽부터), 나경원, 원희룡, 한동훈 국민의힘 당대표 후보들이 2일 오전 서울 강서구 ASSA아트홀에서 열린 ‘체인지 5분 비전발표회’에서 손을 맞잡고 있다. 뉴시스

국민의힘 당권 주자인 나경원 원희룡 윤상현 후보가 3일 대구로 향했다. 23일 예정된 전당대회에서 책임당원이 가장 많은 '영남' 표심을 의식해서인데, 특히 원 후보는 100만 명가량이 몰리는 대구치맥페스티벌 행사에 참석해 눈길을 끌었다.

국민의힘 선거관리위원회는 이날 7·23 전대를 앞두고 책임당원 선거인단 명부를 확정했다. 84만여 명 중 대구·경북(TK)에 20%인 17만 명 정도가 몰려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부산·경남(PK)까지 확장하면 책임당원의 30만 명 이상이 포진한 영남이 승부처나 다름없다는 평가다. 국민의힘은 책임당원 80% 일반 여론조사 20%를 반영해 당 대표를 선출한다. 당원 조직도 견고하기 때문에, 짧은 시간에 많은 당원들을 만날 수 있는 장점이 있어서 당권 주자들의 발걸음도 잦아지고 있다.

특히 '어대한'(어차피 대표는 한동훈) 프레임을 뒤집어야 하는 후보들의 영남 공략이 눈에 띈다. 실제 나경원 원희룡 윤상현 후보는 당권 레이스가 시작된 지난달 24일부터 열흘 동안 최소 나흘 이상 영남을 방문했다. 나 후보는 지난달 26일 부산·경남을 시작으로 28일 대구, 1일 부산을 방문한 데 이어 이날 다시 대구를 찾았다. 원 후보도 지난달 25~28일 경북·대구·부산·경남에서 선거운동을 펼친 뒤 이날 다시 대구를 찾았다. 윤 후보 역시 지난달 28~30일에 이어 이날 다시 영남을 방문했다.

원희룡 후보는 이날 대구 달서구 두류공원에서 개막하는 '2024 대구치맥페스티벌'에서 시민들과 만났다. 대구의 가장 큰 여름축제로 행사 기간 전국에서 100만 명의 시민이 몰리는 만큼, 당원은 물론 일반 시민과의 접촉면을 넓힐 수 있는 호기다. 지난해 홍준표 대구시장과 이준석 개혁신당 의원도 이 행사에서 조우해 화제가 됐다. 나 후보는 애초 이 행사에 참여하려다, 채 상병 특검법 반대를 위한 무제한토론(필리버스터)에 참여하기 위해 일정을 취소했다. 윤 후보도 당내 사정 등을 이유로 행사에 불참했다.


나·원·윤, 대구서 한동훈 견제 주력… 한, 서울서 '노년층' 공략

한동훈 국민의힘 당대표 후보가 3일 오후 서울 여의도의 한 식당에서 국민의힘 실버세대위원회 운영위원들과 오찬에 앞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뉴스1

한동훈 국민의힘 당대표 후보가 3일 오후 서울 여의도의 한 식당에서 국민의힘 실버세대위원회 운영위원들과 오찬에 앞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뉴스1

대구를 찾은 후보들은 유력 주자인 한 후보 견제에 주력했다. 나 후보는 대구 수성갑 당원간담회에서 "두 사람(한동훈·원희룡)이 너무 거칠게 싸우고 있다. 너무 친윤을 해도 안 되고 반윤을 해도 안 된다"며 "두 분 중 한 분이 되면 이 당이 하나가 안 될 것 같다"고 꼬집었다. 원 후보는 행사 참석에 앞서 가진 대구 중·남구 당원간담회에서 "한동훈 후보는 정말 아끼는 후배지만, 총선 참패 이후 당을 바로 맡아서 흉악한 이재명(더불어민주당 전 대표) 집단과 맞서긴 시기상조"라며 "당이 위기일 땐 나설 때와 물러설 때를 알고 기다려야 할 때를 알아야 한다"고 재차 한 후보를 겨냥했다. 윤 후보도 대구·경북 중견언론인 모임 '아시아포럼21' 초청토론회에서 "지금 계파 간 줄을 세우는 것은 결국 친박·비박보다 더 파괴적인 당정관계를 만들 것"이라고 주장했다.

경쟁후보의 공격에 대응을 자제하고 있는 한 후보는 이날 서울지역 구청장협의회 연구모임에 참석한 뒤, 당 실버세대위 운영위원들과 오찬을 함께했다. 한 후보도 지난달 27~29일 대구와 부산을 방문했지만, 홍준표 대구시장이나 이철우 경북지사 등이 만남을 사실상 거부하면서 영남 공략이 만만치 않은 상황이다. 이에 대해 당의 한 관계자는 "다음 주부터 지역 순회 일정이 시작되기 때문에 그 전에 최대 표밭인 영남 공략에 후보들이 집중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김도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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