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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빈국도 AI 사용 동등하게"... 중국 주도 'AI 결의' 유엔서 만장일치 채택

입력
2024.07.02 2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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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AI 결의' 넉 달 만에 중국 결의안도 채택
개도국 마음 얻어 미국의 AI 통제 견제 노림수


미국 뉴욕의 유엔총회 회의장 모습(사진은 기사 내용과 무관). 1일 열린 유엔총회에서는 선진국과 개도국 간 동등한 인공지능(AI) 사용 필요성을 강조한 중국 주도의 결의안이 만장일치로 채택됐다. 뉴욕=AFP 연합뉴스

미국 뉴욕의 유엔총회 회의장 모습(사진은 기사 내용과 무관). 1일 열린 유엔총회에서는 선진국과 개도국 간 동등한 인공지능(AI) 사용 필요성을 강조한 중국 주도의 결의안이 만장일치로 채택됐다. 뉴욕=AFP 연합뉴스

선진국과 개발도상국들 간 동등한 인공지능(AI) 기술 사용 권리를 강조한 AI 결의안이 유엔총회에서 만장일치로 채택됐다. AI 분야에서 중국 주도로 발의된 첫 번째 유엔 결의였다.

2일 중국 신화통신과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에 따르면, 전날 열린 유엔 총회에서는 '인공지능 역량 강화에 관한 국제협력 강화' 결의안이 유엔 140개 회원국 모두의 찬성을 받아 채택됐다. 이번 결의에는 "부유한 국가와 개도국 간 자유롭고 개방적이며, 포용적이고 차별적이지 않은 AI 사업 환경을 구축해야 한다"는 내용이 담겼다. 또한 "모든 국가가 비군사 AI 영역에서 동등한 기회를 누려야 한다"며 개도국이 AI 분야에서 뒤처지지 않도록 돕기 위한 글로벌 차원의 협력도 촉구했다.

중국 주도로 제출된 이번 결의안 채택은 지난 3월 'AI의 안전한 사용에 관한 국제적 합의를 마련해야 한다'는 내용의 결의안이 채택된 지 약 넉 달 만이다. 당시 결의안 채택에 미국이 앞장섰던 반면, 이번 결의안은 '개도국 배려'의 메시지를 담아 중국이 주도적으로 마련했다. 푸충 유엔 중국대사는 "이전 결의안(3월 결의안)이 보편적 내용을 담았다면, 이번에는 (여러 나라의) AI 역량 구축에 초점이 맞춰졌다"고 설명했다. 미국이 찬성해 준 데 대해서도 "감사하다"고 푸 대사는 밝혔다.

앞서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은 지난달 유엔무역개발회의(UNCTAD) 60주년 축사를 통해 "강대국들이 진정한 다자주의를 실천해야 한다"며 "개도국들도 AI, 친환경 분야의 시대적 조류에 동참할 수 있도록 도와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중국은 영원한 개도국으로 남을 것"이라고도 시 주석은 말했다. 중국은 'AI 기술을 통제하려는 미국과는 다르다'는 메시지로, 이번 결의안에 담긴 내용과도 일맥상통한다.

결국 AI 패권 다툼에서 개도국들을 중국 편으로 끌어들여 미국을 견제하겠다는 게 중국의 속내로 풀이된다. SCMP는 "중국은 글로벌 AI 담론을 미국이 독점하지 못하도록 노력하고 있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베이징= 조영빈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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