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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랑의 슬픈 전설을 간직한 밀양 영남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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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남 밀양을 대표하는 문화재 영남루는 국보 지정을 두고 반전의 반전을 거듭한 보기 드문 사례로 손꼽힌다. 1955년 국보 제245호로 지정됐으나, 문화재보호법에 따른 재평가를 통해 보물로 격하됐다가 지난해 12월 60년 만에 다시 국보로 승격되는 쾌거를 이뤘다.
평양 부벽루, 진주 촉석루와 더불어 한국 3대 누각으로 꼽히는 영남루는 뛰어난 건축미와 남천강의 아름다운 풍경과 어우러진 모습으로 오랫동안 많은 사람에게 사랑받아 왔다.
해 질 녘 찾은 영남루는 세련되고 웅장한 자태가 주변 경관과 어우러져 상상 이상으로 아름다웠다. 예부터 많은 문인이 영남루에 올라 찬양하는 시를 남겼다는 사실에 고개가 끄덕여진다. 강 아래를 내려다보는 풍경도 아름답지만, 백미는 달밤에 남천강에 비치는 영남루 모습이다. 아쉽게도 바람이 불어 완벽한 반영을 담아낼 순 없었지만, 한바탕 소나기가 지난 후 갠 하늘에 펼쳐진 붉은 노을과 영남루를 비추는 조명이 또 다른 풍경을 만들어냈다.
영남루 아래쪽 대나무밭 사이에는 ‘아랑각’이 자리 잡고 있다. 정절을 지키다 억울하게 죽은 아랑의 넋을 위로하는 사당이다. 밀양부사의 딸로 유모의 음모에 빠져 억울한 죽임을 당한 뒤 원혼이 되어 복수했다는 전설 속 인물이다. 나비로 변했다는 아랑은 영남루 아래 강을 비추는 가로등 위에 아랑나비로 변해 밤길을 밝히고 있다. 국보 재지정 과정의 아픔, 그리고 아랑의 아픔이 있었지만 앞으로는 밀양을 지키는 아름다운 명소로 남아주길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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