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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태원-노소영 재판부 소속 故 강상욱 판사 '순직' 인정

입력
2024.07.02 14:47
수정
2024.07.02 14: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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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법원 운동장에서 1월 쓰러져

서울중앙지법·서울고법이 위치한 서울 서초구 서울법원종합청사. 한국일보 자료사진

서울중앙지법·서울고법이 위치한 서울 서초구 서울법원종합청사. 한국일보 자료사진

최태원 SK그룹 회장과 노소영 아트센터 나비 관장의 이혼소송 항소심을 심리하다가 올해 1월 숨진 강상욱(48·사법연수원 33기) 서울고법 판사가 순직을 인정받았다.

2일 법조계에 따르면, 인사혁신처는 강 판사 유족에게 지난달 24일 순직 유족급여 승인 결정서를 보냈다. 강 판사는 1월 11일 대법원 구내 운동장에서 탁구를 하다 갑자기 쓰러졌고, 병원으로 이송됐지만 숨졌다.

평소 강 판사는 운동을 한 후 다시 사무실로 돌아와 야근을 했는데, 이날에도 사무실 컴퓨터는 켜진 상태였다고 한다. 유족은 강 판사가 업무 수행 중 사망했다며 순직 인정을 신청했다. 강 판사의 업무 과중 등을 입증하기 위해 유족은 인사처에 수만 쪽에 달하는 자료를 제출한 것으로 알려졌다.

강 판사와 같은 재판부였던 김시철(59·19기) 부장판사 등도 강 판사의 과로 내역을 기재한 경위 조사서와 의견서를 인사처에 제출했다. 김 부장판사는 첨부한 개인 의견서를 통해 "누구보다도 판사의 업무를 소중하게 생각하고, 자신의 엄격한 기준에 따라 업무를 처리했다"면서 "이로 인한 과중한 업무 부담이 결국 불행한 결과를 야기했지만 그 과정에서 강 판사의 끊임없는 열정과 노력은 저희 법관들에게 귀감이 될 수 있다"고 적었다.

강 판사가 속했던 서울고법 가사2부는 최근 최 회장과 노 관장 이혼소송 2심에서 사상 최대 액수인 1조3,808억 원의 재산분할 판결을 내렸다. 강 판사는 이 사건 주심은 아니었지만, 사건이 중요한 만큼 재판부 소속 판사 모두가 사건을 검토한 것으로 알려졌다. 강 판사 사망 이후 재판부는 김시철 부장판사, 이동현(36기) 고법판사, 새로 부임한 김옥곤(30기) 고법판사로 구성됐다.

경위 조사서엔 이 재판과 관련해 "기록이 2만5,000쪽이 넘고 위자료 청구금액이 30억 원, 재산분할 청구금액이 2조 원에 이르는 사건"이라면서 "강 판사가 주심 판사는 아니지만 사건의 진행 방향을 논의하고 있었기 때문에 이 사건 역시 강 판사의 업무를 가중한 요인 중 하나"라는 의견이 적혔다.

이근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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