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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일 출근해 봅시다"더니… 사망자 4명 한 직장 동료, 세 자녀 가장도 참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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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어떻게 살아… 눈 좀 떠 봐라."
2일 오전 서울 중구 국립중앙의료원 장례식장. 전날 발생한 '시청역 역주행 교통사고'로 하루아침에 아들 A씨를 잃은 노모의 절규가 울려 퍼졌다. 노모는 "'OO(아들 이름)에게 언제쯤 오니' 하고 문자를 보내면 '몇 분쯤 들어가요'라고 답장이 꼭 오는데 어쩐지 답이 없더라"며 한참 동안 말을 잇지 못했다. 노모는 이어 퉁퉁 부은 눈으로 "지금 어디 가서 누워 있는 거냐"며 멍하니 혼잣말을 되뇌기도 했다.
경찰 등에 따르면 이번 사고로 9명이 숨지고 6명이 다쳤는데 희생자는 모두 남성(30대 4명, 40대 1명, 50대 4명)이다. 모두 같은 은행(4명)과 병원(3명), 시청(2명)에서 근무하는 사이로 파악됐다. 사고 장소가 평소 유동인구가 많은 곳이고, 월요일 퇴근 후 동료들끼리 삼삼오오 저녁식사를 마치고 귀가하거나 다음 장소로 자리를 옮기던 시각이라 한꺼번에 피해를 봤다는 분석이다.
B은행 직원인 A씨 역시 회사 동료 3명과 함께 있다가 참변을 당했다. 이들은 전날 밤 9시쯤 북창동 '먹자골목'에서 동료의 승진 등을 축하하기 위해 저녁식사를 한 뒤 횡단보도에서 신호대기를 하다가 차에 치인 것으로 파악됐다. 부지불식간에 동료 4명을 떠나보낸 B은행 직원들은 침통한 표정으로 장례식장을 찾았다. C씨는 "회사 옆자리와 앞자리 동료가 희생자가 됐다"며 "지금 무슨 말을 해야 할 줄 모르겠다"고 눈물을 훔쳤다.
조문객 중에는 사망자와 귀가 직전까지 같이 있었다는 동료들도 여럿이었다. B은행 직원 D씨는 "제가 먼저 길을 건넜고, 동료는 담배 한 대 피우려다 봉변을 당했다"며 말을 잇지 못했다. 옆에 있던 또 다른 동료도 "같이 귀가하던 중이었다"며 "동료들을 평소에 많이 챙기는, 더 이상 착할 수가 없는 분이었다"고 고개를 숙였다. 이들은 "어제까지만 해도 서로 잘 들어가라고, 내일 아침에 출근해서 보자고 인사하고 헤어졌는데 믿기지가 않는다"고 참담한 심정을 토로했다.
시신 9구 중 6구가 안치된 서울 영등포구 영등포병원장례식장에도 유족과 동료 직원들의 발길이 이어졌다. 사망자 중 한 명인 B은행 직원 E씨가 조카라고 밝힌 유족은 "착하고 성실하고, 뭐든 잘하는 조카였다"며 "몇 년간 같이 살면서 아들같이 키우던 아이였는데"라면서 터져 나오는 눈물을 참지 못했다. E씨는 3명의 자녀를 둔 가장으로 알려져 주변 사람들의 마음을 더욱 아프게 했다. 그중 막내는 아직 고등학생이라고 한다. 유족은 "지금 (조카 시신이) 많이 훼손됐다고 해서 차마 보지도 못했다"며 "지금 심경은 말로 표현할 수조차 없다"고 가슴을 쳤다. 동료를 조문하러 왔다는 한 중년 남성은 "처참한 기분이다"라며 말을 아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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