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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엔 르노車 '집게 손' 남혐 논란… 불매운동에 "직원 직무정지"

입력
2024.07.01 13:30
수정
2024.07.01 14: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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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차 '그랑 콜레오스' 홍보 영상
여직원이 수차례 문제의 손동작
르노 측 "합당한 후속조치 마련"

르노코리아의 차량 홍보 영상 가운데 여직원이 남성혐오를 상징하는 '집게손가락'을 사용하며 발언하는 모습이 온라인 커뮤니티에서 논란으로 불거졌다. 유튜브 화면 캡처

르노코리아의 차량 홍보 영상 가운데 여직원이 남성혐오를 상징하는 '집게손가락'을 사용하며 발언하는 모습이 온라인 커뮤니티에서 논란으로 불거졌다. 유튜브 화면 캡처

르노코리아의 차량 홍보영상에서 젊은 남성들이 '남성 혐오의 상징'이라고 일컫는 '집게손가락 손 모양'이 수차례 등장한 것으로 확인되면서 반발이 확산하고 있다. 차량의 주 구매층인 남성들은 온라인에서 불매운동을 전개하는 등 여론전에 나섰다.

복수의 인터넷 커뮤니티에 따르면 지난달 27일 르노코리아의 유튜브 채널 '르노 인사이드'에 올라온 신차 '그랑 콜레오스'의 홍보영상에는 여성 직원 A씨가 차량을 설명하면서 수차례에 걸쳐 '집게손가락' 동작을 취한 장면이 포착됐다. 문제의 동작은 엄지와 검지를 완전히 붙이지 않은 채 모으는 것이다. 남성 커뮤니티 사용자들은 이 동작이 2017년 폐쇄된 커뮤니티 '메갈리아'의 로고로 사용됐으며, 남성의 특정 신체부위 크기를 조롱하는 혐오의 의미가 담겨 있다고 주장한다. 해당 영상은 현재 삭제된 상태다.

네티즌들은 A씨의 손동작이 차량을 설명을 하는 몸동작으로는 어색하다는 점에서 고의적이라고 봤다. A씨가 신차 영상뿐만 아니라 SM6와 아르카나 등 다른 차량의 홍보영상에서도 같은 동작을 취한 것으로 확인되면서 이 같은 의심은 깊어졌다.

르노코리아의 차량 홍보영상에서 남성 혐오 정황이 나타나면서 온라인에서는 남성 누리꾼들을 중심으로 '보이콧 르노' 운동이 일어났다. 과거 극일운동 '보이콧 재팬'의 패러디다. 온라인 커뮤니티 화면 캡처

르노코리아의 차량 홍보영상에서 남성 혐오 정황이 나타나면서 온라인에서는 남성 누리꾼들을 중심으로 '보이콧 르노' 운동이 일어났다. 과거 극일운동 '보이콧 재팬'의 패러디다. 온라인 커뮤니티 화면 캡처

이에 온라인에서는 남성들을 중심으로 르노코리아에 대한 불매운동 조짐이 나타났다. 2019년 추진됐던 극일운동 '보이콧 재팬'을 본떠 '보이콧 르노' 운동이 시작된 것이다. 직장인 B씨는 커뮤니티 '블라인드'에서 "차는 브랜드 이미지로 사는 건데 남혐을 한 브랜드를 누가 사겠나"라고 꼬집었고, C씨도 "신차를 보고 괜찮다는 생각이 들어서 구매를 고려했지만 이번 논란으로 일말의 관심조차 사라졌다"고 했다.

논란 당사자 "혐오 의미 알았지만…"

논란이 커지자 A씨는 지난달 29일 해명에 나섰다. 그는 유튜브 채널을 통해 "영상 제작 시 더 세심하고 주의 깊게 행동하고 확인을 했어야 했는데 꼼꼼히 살피지 못했다. 깊이 반성하고 있다"며 고개를 숙였다. 이어 "저는 일반인이고 그저 직장인이다. 힘든 시간을 보내고 있다. 인신공격을 멈추어 달라"고 호소했다. A씨는 또 "특정 손 모양이 문제가 되는 혐오의 행동이라는 것을 알고 있었지만, 정작 제가 제작한 영상에서 표현한 손 모양이 그러한 의미로 해석될 수 있다는 것을 미처 인식하지 못했다"고 부연했다. 이에 네티즌들은 "'술은 마셨지만 음주운전은 하지 않았다' 급의 망언"이라고 비판했다.

급진 페미니스트 커뮤니티 '메갈리아'의 로고. 남성 혐오를 상징하는 '집게손가락'이 그려져 있다.

급진 페미니스트 커뮤니티 '메갈리아'의 로고. 남성 혐오를 상징하는 '집게손가락'이 그려져 있다.

A씨의 해명이 오히려 논란을 부추기자 르노코리아는 강경대응을 선택했다. 르노 측은 지난달 30일 입장문에서 "사안 당사자에 대한 조사위원회를 통해 인사, 법무 등 내부 구성원은 물론 필요시 외부 전문가도 포함해 객관적이고 명확한 사실관계를 파악할 예정"이라며 "조사 결과에 합당한 후속조치를 마련하겠다"고 밝혔다. 조사위원회 결과가 나올 때까지 A씨는 업무에서 배제됐다. 르노 측은 "이번 사안을 매우 진지하게 바라보고 있으며 여러 우려에 대한 깊은 반성과 함께 향후 재발 방지를 위해 진심을 다해 지속적으로 노력할 것"이라고 사과했다.

GS25도 '집게손' 포스터로 뭇매

2021년 GS25가 자사 이벤트를 홍보하는 과정에서 배포한 포스터에도 '집게손가락'이 그려지면서 남성 혐오 논란이 불거졌다. GS25 제공

2021년 GS25가 자사 이벤트를 홍보하는 과정에서 배포한 포스터에도 '집게손가락'이 그려지면서 남성 혐오 논란이 불거졌다. GS25 제공

르노코리아가 화들짝 놀란 이유는 선례가 있기 때문이다. 2021년에는 GS25가 자사의 이벤트를 홍보하는 과정에서 '집게손가락' 디자인이 포함된 포스터를 배포했다가 뭇매를 맞았다. 당시에도 남성들을 중심으로 GS25에 대한 불매운동이 전개되자, 매출 타격을 우려한 편의점 점주들이 본사를 상대로 집단소송을 예고하는 등 파장이 일었다.

그러나 집게손가락은 일반인도 무의식중 자주 취할 수 있는 자세라는 점에서 이런 네티즌의 반응이 과도하다는 비판도 제기된다. 지난해 말에는 인터넷 커뮤니티 등에서 넥슨 게임 '메이플스토리' 홍보영상 속 캐릭터가 비슷한 손 모양을 하고 있다며 공격해 큰 논란이 일기도 했다. 이 영상을 만든 게임 애니메이션 외주제작사 '스튜디오 뿌리'는 해당 손 모양을 그린 사람은 남성 작가이고 전혀 사실과 다른 오해인데 외주 주문 60%가 취소되는 등 피해를 입고 있다고 호소했다.

넥슨의 게임 메이플스토리 캐릭터 '엔젤릭버스터'가 등장한 홍보영상 속 집게손가락 모양을 두고 일부 이용자들은 '남성 혐오' 의혹을 제기하면서 반발했다. 온라인 커뮤니티 캡처

넥슨의 게임 메이플스토리 캐릭터 '엔젤릭버스터'가 등장한 홍보영상 속 집게손가락 모양을 두고 일부 이용자들은 '남성 혐오' 의혹을 제기하면서 반발했다. 온라인 커뮤니티 캡처



장재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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