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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독립기념일 7월 2일? 4일?

입력
2024.07.04 04:30
26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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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4 미국 독립기념일

던랩이 인쇄한 오리지널 버전 독립선언서. ushistory.org

던랩이 인쇄한 오리지널 버전 독립선언서. ushistory.org

범죄 스릴러 작가 리 차일드의 ‘잭 리처’ 시리즈 두 번째 작품 ‘탈주자(Die Trying)’는 미국 북서부 몬태나주의 한 민병대가 국제연합의 세계지배 음모에 맞서, 1776년 독립을 선언했던 ‘건국의 아버지들’처럼, 새로운 자유 독립국을 선포하며 7월 4일 독립기념일 축하 군중이 모인 샌프란시스코의 한 광장 폭탄테러를 시도하는 음모를 다룬다.

“국장님, 독립기념일에 거기 가본 적이 있습니다. 오후에는 거대한 행진이 벌어지고 밤에는 물 위로 불꽃놀이가 펼쳐집니다. 하루 종일 엄청난 군중이 모여듭니다.” 한 등장인물의 말에 FBI국장은 이렇게 대답한다. “독립기념일에야 어디에든 엄청난 군중이 있지.”

독립결의안 승인 직후 당시 대통령 존 애덤스는 이렇게 선언했다. “이 대륙의 한쪽 끝에서 다른 쪽 끝까지 화려한 의식과 퍼레이드, 쇼, 게임, 스포츠, 총성과 종소리, 모닥불, 조명과 함께 이날이 위대한 기념일로 기억되리라 믿는다.”

하지만 애덤스가 말한 ‘이날’, 즉 제2차 대륙회의가 버지니아 대의원 리처드 헨리 리가 제출한 독립 결의안을 투표로 승인한 날은 7월 4일이 아니라 7월 2일이었다.

투표 직후 대륙회의는 대중에게 독립 결의를 설명할 문서, 즉 일종의 보도자료를 만들어야 했다. 존 애덤스와 벤저민 프랭클린, 토머스 제퍼슨이 포함된 5인위원회가 초안을 만들고, 대의원들이 문구와 표현을 수정해 최종 합의에 이르는 데 이틀이 걸렸다. 최종본이 존 던랩이라는 인쇄업자에게 전달된 게 7월 4일이었다. 총 200부가 인쇄돼 현재 26부가 남은 독립선언문 ‘던랩 브로드사이드’ 오리지널 문건 상단에는 ‘1776년 7월 4일, 대륙회의’라는 문구가 인쇄됐다.

독립선언서가 필라델피아 시민들에게 처음 낭독된 것은 7월 8일이었고, 대의원들이 선언문에 최종 서명한 것은 그해 8월 2일이었다. 우연이 겹쳐 독립기념일이 된 7월 4일은, 공교롭게도 한날 숨진 존 애덤스와 토머스 제퍼슨의 기일이기도 하다.


최윤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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