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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현우 "단역으로 만났던 송강호, '삼식이 삼촌'으로 재회 " [인터뷰]

입력
2024.07.07 21:34

서현우, 디즈니플러스 '삼식이 삼촌' 인터뷰
'관상' 단역으로 만났던 송강호와의 재회
"선배님 연기, 동시대에 지켜보는 것으로도 공부 돼"

최근 서울 종로구에 위치한 한 카페에서 서현우는 본지와 만나 디즈니플러스 '삼식이 삼촌' 관련 이야기를 나눴다. 저스트엔터테인먼트 제공

최근 서울 종로구에 위치한 한 카페에서 서현우는 본지와 만나 디즈니플러스 '삼식이 삼촌' 관련 이야기를 나눴다. 저스트엔터테인먼트 제공

배우 서현우가 '킬러들의 쇼핑몰'에 이어 '삼식이 삼촌'까지 극의 긴장감을 조성하는 역할을 톡톡히 해냈다. 특히 이번 작품은 서현우에게 더욱 특별하다. 영화 '관상'에서 단역과 주연으로 만났던 송강호와 함께 호흡한다는 것은 그에게 남다른 의미를 갖기 때문이다. 과거 적은 양의 대사에도 서현우를 위한 박수를 보냈던 송강호는 서현우에게 '삼식이 삼촌'이 됐다.

최근 서울 종로구에 위치한 한 카페에서 서현우는 본지와 만나 디즈니플러스 '삼식이 삼촌' 관련 이야기를 나눴다. 극중 서현우는 열정과 야망을 품은 엘리트 군인 정한민 역으로 분해 전개에 긴장감을 조성했다. 정한민은 분노부터 두려움, 슬픔 등 다채로운 감정을 가감 없이 드러내는 인물이다. 이에 서현우는 캐릭터의 감정을 몰입감 있게 그려내면서 에피소드의 시작부터 끝까지 장식했다.

이날 서현우는 인터뷰 시작과 함께 "굉장한 전투를 하나 끝낸 것 같다"라고 돌아봤다. 배우 서현우, 그리고 정한민에게도 여러 의미의 '전투'였던 서사였다. 배우들과 스태프들 모두 촉각을 세우던 현장을 두고 서현우는 '무림 고수들의 현장'이라고 표현하기도 했다. 그간 수많은 작품을 거쳐온 서현우이지만 이번 작품은 유독 심혈을 기울였단다. 서현우는 첫 촬영부터 고성을 지르면서 혁명군들에게 끌려가는 정한민에 대해 많은 고심을 거쳤다. 용광로 같으면서도 순수한 열정과 뜨거움, 개혁을 꿈꾸는 야망가라는 설명을 들을 수 있었다. 다른 인물들과 다르게 정한민은 어떤 배경이나 전사가 존재하지 않아 서현우는 공백을 스스로 채워야 했다.

앞서 '삼식이 삼촌'이 제작된다는 것이 업계에 알려지면서 서현우를 비롯한 많은 배우들은 참여하고 싶은 의지를 드러냈다. 송강호의 존재감이 가장 주된 이유다. 서현우는 캐스팅 제안을 듣고 영광이었다면서도 "연락이 오지 않았어도 감독님을 찾아갔을 것이다"라고 유쾌하게 전했다.

사실 서현우와 송강호는 2013년 개봉작인 '관상'으로 인연을 맺었다. 당시 주연이었던 송강호와 단역이었던 서현우는 아주 짧은 장면 속에서 호흡을 맞춘 것이다. 당시 서현우는 송강호의 연기를 지켜보며 공부했고 이번 작업 역시 그에게 배움의 장이 됐단다. "송강호 선배님의 긴 호흡을 오랫동안 지켜볼 수 있는 것이 공부가 됐습니다. 너무 경이로웠어요. 동시대를 살아가면서 선배님의 과정을 지켜보는 것이 제게도 힘이 됐습니다. 선배님과 독대하는 장면이 있는데 삼식이 입장에선 좋은 인재를 찾은 순간이었어요. '관상' 촬영 때가 생각이 나더라고요."

최근 서울 종로구에 위치한 한 카페에서 서현우는 본지와 만나 디즈니플러스 '삼식이 삼촌' 관련 이야기를 나눴다. '삼식이 삼촌' 스틸컷

최근 서울 종로구에 위치한 한 카페에서 서현우는 본지와 만나 디즈니플러스 '삼식이 삼촌' 관련 이야기를 나눴다. '삼식이 삼촌' 스틸컷

송강호는 '관상'에서 짧게 스쳐 갔던 서현무를 기억하고는 캐릭터 이름으로 불러줬다. 송강호가 서현우에게 건넨 말은 '네가 뜰 때까지 1년, 2년 걸릴 줄 알았는데 더 오래 걸렸네'라는 말이었다. 서현우는 "울컥했다. 제가 '관상'에서 짧은 몇 마디를 했을 때 박수를 보내주신 기억이 난다. 더더욱 같은 작품으로 뵙고 싶었던 이유"라고 회상했다.

그토록 존경하던 선배와 함께 연기를 한다는 것은 때로 서현우에게 적지 않은 중압감을 안기기도 했다. 모두가 한 곳에 모인 대본 리딩 현장에서 첫 대사를 떼기까지 긴장의 연속이었다는 비하인드를 들을 수 있었다.

극 후반 의뭉스러운 이야기가 가득하면서 각자는 자신의 입장에서 서로 다른 증언을 뱉는다. 이를 두고 서현우는 실타래처럼 꼬인 관계성이 슬프게 느껴졌다면서도 "대사를 할 때 의뭉스럽지 않고 담백하려고 했다. 이게 전부인 듯한 표현을 하려고 했다"라고 설명했다. 정한민이 자기 안에 있는 뜨거운 욕망과 억울함을 주체를 못 하지 못하는 설정 때문이다. 그 역시 정한민의 야망을 어느 정도 이해하기도 했다. 그는 "배우는 야망이 없으면 안 된다. 좋은 작품을 보여드리고 싶다는 개인적 욕망도 있다. 어떻게 하면 노련함을 보여드릴 수 있을까. 늘 깨지기도 하지만 쉽지 않기에 더 매달리기도 한다"라고 연기관을 전했다.

그러면서 서현우는 '삼식이 삼촌'이 하나의 클래식과 같다고 말했다. 클래식에도 기승전결이 있고 포효를 하는 것처럼 '삼식이 삼촌' 안에 몰아치는 선율을 빗댄 말이다. 그 안에서 서현우는 때론 변칙적인 리듬, 예측불허의 템포를 생각하면서 정한민의 감정선을 유지했다.

특히 동료로 만난 변요한은 서현우와 각별한 사이다. 함께 하게 됐다는 것을 알게 되자 두 사람은 서로를 껴안고 기쁨을 나눌 정도로 우애가 두텁단다. 서현우는 변요한과의 호흡에 대해 "저는 현장에서 한민을 연기하면서 정신이 없었는데 변 배우는 여유가 있다. 스태프들의 이름을 하나하나 불러준다. 그런 면모에 놀랐다. 어린 시절 함께 고군분투하던 동생이 이렇게 꾸준히 작품을 하고 좋은 배우로 성장했구나. 감동스러웠다"라고 언급했다. 이처럼 송강호 변요한 등 많은 선후배 연기자들은 서현우에게 좋은 실루엣을 남겼고 그 역시 더더욱 섬세하면서도 묵직한 연기를 펼친 계기가 됐다.

우다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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