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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대, 바다의 역사와 문화를 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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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대는 사람의 접근이 어려운 외진 곳에 서 있어 고독을 상징하고는 한다. 반면, 칠흑 같은 어둠 속에서 망망대해에 떠 있는 선박에는 안전과 안도의 불빛이기도 하다. 우리 인류는 등대에 의지해 먼바다로 나아가는 용기를 얻을 수 있었으며, 산업혁명 등을 거치면서 발전시켜온 등대는 인류의 역사이자 문화로 평가되고 있다.
등대의 역사는 콜롬버스로 대표되는 대항해의 시대보다 한참 앞선다. 가장 오래된 등대는 기원전 280년경 건설된 이집트 알렉산드리아항의 파로스 등대다. 대지진으로 인해 흔적조차 남아 있지 않지만 오늘날 건물의 30층 높이에 이르는 것으로 전해지며, 고대 문명의 7대 불가사의 중 하나로 불리고 있다.
등대는 산업혁명 이후에는 당대 과학기술의 총아이기도 하였다. 프랑스 물리학자 프레넬은 1822년 프레넬 렌즈를 개발하여 빛의 도달거리를 획기적으로 늘림으로써 "선박 100만 척을 구한다"라는 명성을 얻었으며, 스웨덴의 과학자 구스타프 달렌은 가스불을 자동 조절하는 장치를 발명하여 1912년 노벨 물리학상을 수상하였다.
우리나라의 등대 또한 역사·문학적 가치가 높아 문화유산으로 인정받고 있다. 해양수산부가 등대 문화유산으로 지정하여 관리 중인 주문진 등대도 대표적인 예이다. 1918년 강원도에 처음 세워진 주문진 등대는 일제강점기와 한국전쟁의 상흔을 외관에 고스란히 간직하고 있는 근대사의 유물이자, 높은 기단과 수려한 르네상스식 출입구로 이뤄져 있는 아름다운 건축물이기도 하다.
이러한 문화적 가치에 더해 주변 경치의 아름다움이 부각하면서 등대는 연간 380만 명이 찾는 명소가 되고 있다. 이에 해양수산부는 2025년 1월 시행에 들어가는 등대보존활용법의 취지를 살려 등대를 관광과 휴식의 공간으로 활용하고자 한다. 정부와 지자체가 협력하여 등대에 해양문화공간을 조성하고 지역의 관광자원과 연계하고자 하는 노력들이 다양하게 추진되고 있다.
등대의 소중한 의미를 되새기고 등대의 새로운 역할을 응원하기 위해 2018년 국제항로표지협회는 7월 1일을 '세계등대의 날'로 공식 지정하였다. 해양수산부는 이를 기념하기 위해 우리나라 등대의 역사와 문화를 대표하는 주문진 등대가 위치한 강원 강릉에서 7월 3일 기념행사를 개최할 예정이다.
거친 풍파 속에서도 묵묵히 선박들의 길잡이가 되어 준 등대. 이제 해양문화 유산으로서의 역사적 가치를 품고 새로운 해양관광의 아이콘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그 어느 때보다 무더울 것 같은 여름철 휴가는 시원한 바닷가에서 보내며, 인근에 있는 등대를 찾아 해양 개척 역사의 최전선에 있는 등대의 의미를 되새겨 보심이 어떨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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