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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약이 피자 한판 값이라더니... 마약사범 2만명 첫 돌파

입력
2024.06.26 15:20
수정
2024.06.26 16:34
10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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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년·여성 마약사범 대폭 증가
"수사 역량 강화해 마약 근절"

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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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국내 마약사범이 처음으로 2만 명을 넘어섰다. 특히 10대와 20대, 여성 마약 사범이 대폭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검찰은 마약 범죄 근절을 위해 수사 역량을 강화할 방침이다.

대검찰청이 26일 발표한 '2023년 마약백서'에 따르면 지난해 마약사범은 2만7,611명으로 집계됐다. 2022년(1만8,395명)에 비해 약 50% 증가한 수치로, 2만 명을 넘은 것은 처음이다. 유형별로는 마약을 몰래 만들어 판매하는 공급사범이 9,145명으로, 전년(4,890명)보다 약 87% 상승했다.

세대별로 살펴보면 청년 세대가 급격히 증가한 것으로 집계됐다. 10대 마약사범은 2022년 481명에서 지난해 1,477명으로 세 배 급증했다. 지난해 20대 마약사범 역시 8,368명으로 2022년(5,804명)보다 44% 늘었다. 10·20대 마약 사범은 전체 마약사범의 35%를 차지했다.

지난해 여성 마약사범은 8,910명으로 계속 증가 추세다. 여성 마약사범 비율은 △2021년 23% △2022년 27% △2023년 32%로 늘고 있다. 외국인 마약사범은 지난해 3,151명으로 2022년 2,573명 대비 약 22% 증가했다.

지난해 마약류 압수량도 998㎏으로 2022년보다 194㎏보다 늘어났다. 2019년(362㎏)에 비하면 2.7배가량 늘어난 셈이다. 특히 필로폰 등 향정신성의약품, 헤로인·코카인·대마 등의 국내 유통량이 증가한 것으로 조사됐다. 대검찰청은 "국내 유통 마약류는 대부분 해외에서 밀수입되고 있고, 국제 마약밀수 조직들이 보디패커(몸 속에 마약을 숨겨 운반하는 것) 등의 수법을 동원해 마약류를 국내로 반입하고 있다"며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종식에 따른 국제 교류량도 늘었다"고 분석했다.

최근 5년간 마약사범 현황. 대검찰청 제공

최근 5년간 마약사범 현황. 대검찰청 제공

검찰은 마약사범 수가 늘어난 원인을 '수사역량 강화'와 외국 마약당국과의 수사 협업 체계 공고화에서 찾았다. 수사권 조정으로 제한적이던 마약류 범죄 수사권이 2022년 9월부터 마약류 공급 범죄 전반으로 확대되면서, 관계부처와 마약범죄 특별수사본부를 구성하는 등 범정부적 협력을 강화한 덕에 마약 사범 검거 및 처벌 건수가 대폭 늘었다는 것이다. 한동훈 전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은 지난해 법무부 장관 재임 중 "마약 가격이 피자 한 판 값이 된 반면, 마약수사를 주도하던 검찰의 손발이 잘리는 바람에 마약을 거래하고 흡입하는 위험비용이 대단히 낮아졌다"고 말했다.

검찰은 수사 역량을 더욱 강화할 방침이다. 마약 거래 방식이 대면거래에서 가상화폐를 이용한 비대면거래로 변화하는 등 범죄 수법이 날이 갈수록 진화한 데 따른 판단이다. 대검은 "강화된 수사역량을 결집해 밀수·유통범죄를 강력하게 대응하겠다"며 "유통범죄에 대한 수시 감시체계도 강화하겠다"고 밝혔다.

박준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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