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 외무차관 "북러 조약, 한국 겨냥 아냐… 차분히 받아들이길"

입력
2024.06.25 21:47
수정
2024.06.25 22: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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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려운 동북아 상황 약화할 목적 없어"
김정은 방러 시기는 "조건 맞자마자"

블라디미르 푸틴(왼쪽) 러시아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19일 평양에서 '포괄적인 전략적 동반자 관계에 관한 조약'에 서명한 뒤 악수하고 있다. 평양=노동신문 뉴스1

블라디미르 푸틴(왼쪽) 러시아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19일 평양에서 '포괄적인 전략적 동반자 관계에 관한 조약'에 서명한 뒤 악수하고 있다. 평양=노동신문 뉴스1

러시아 정부 당국자가 북한·러시아 정상이 체결한 '포괄적인 전략적 동반자 관계에 관한 조약'이 한국을 겨냥한 것이 아니라며 한국이 이 조약을 차분히 받아들이기를 기대한다고 밝혔다.

안드레이 루덴코 러시아 외무부 차관은 25일(현지 시간) 북러 간 조약을 가리켜 "한반도 및 역내 전체 문제를 군사적 수단으로 해결하기를 바라거나 그럴 계획이 있는 국가들에 보내는 일종의 경고"라고 러시아 스푸트니크 통신에 말했다. 이어 "이번 조약은 한국이나 제3국을 겨냥한 것이 아니다. 이미 어려운 동북아 지역 상황을 약화시킬 목적도 없다"고 부연했다. 또 "우리는 한국이 새 협약을 차분하게 받아들이기를 기대한다. 그리고 러시아와의 관계를 포함해, 건전한 접근은 힘을 얻을 것"이라고 밝혔다.

앞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지난 19일 북한 평양에서 정상회담을 갖고 '포괄적인 전략적 동반자 관계에 관한 조약'을 체결했다. 여기에는 "쌍방 중 어느 일방이 개별적인 국가 또는 여러 국가들로부터 무력 침공을 받아 전쟁 상태에 처하게 되는 경우 타방은 유엔 헌장 제51조와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과 러시아연방의 법에 준하여 지체없이 자기가 보유하고 있는 모든 수단으로 군사적 및 기타 원조를 제공한다"는 조항이 담겼다. '자동 군사개입'을 명시하면서 양국 관계를 사실상 군사동맹으로 진전시킨 것이다.

다만 러시아는 이 조항이 '무력 침공받는 경우'에만 적용되므로, 한국이 북한을 침공하지 않는 한 우려할 필요도 없다는 입장이다. 푸틴 대통령도 지난 20일 "조약상 군사적 원조는 오직 침공, 군사적 공격이 있을 때 적용되기 때문에 한국은 우려하지 않아도 된다"며 "내가 알기론 한국은 북한을 침공할 계획이 없기 때문에 우리의 이런 분야(군사 분야)의 협력을 두려워하지 않아도 된다"고 발언했다.

이날 루덴코 차관은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러시아 방문에 대해서는 "그러한 방문을 위한 모든 조건이 맞고, 이 단계에서 서명해야 할 서류들을 위한 특정한 기반이 진전되자마자 방문이 이뤄질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앞서 푸틴 대통령이 김 위원장에게 "다음에는 러시아 모스크바에서 (정상회담이) 열리기 바란다"고 초청 의지를 보인 데 관한 설명이다. 다만 루덴코 차관은 다음 회담이 열릴 구체적인 시점은 언급하지 않았다.

김나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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