속보

단독

연세암병원, 폐암 환자에게도 중입자 치료 시작

입력
2024.06.25 18:10
구독

하반기엔 두경부암까지 치료 암 확대

김경환 연세암병원 방사선종양학과 교수가 중입자 치료를 받으려는 폐암 환자를 살펴보고 있다. 연세암병원 제공

김경환 연세암병원 방사선종양학과 교수가 중입자 치료를 받으려는 폐암 환자를 살펴보고 있다. 연세암병원 제공

건강검진 컴퓨터단층촬영(CT)으로 초기 폐암 진단을 받은 김모(65)씨는 종양이 점점 커지자 연세암병원에서 1주일 동안 4차례 걸쳐 중입자 치료를 받는다.

연세암병원이 25일부터 폐암 환자를 대상으로 중입자 치료도 시작했다.

폐암 중입자 치료에는 ‘회전형 중입자치료기’를 이용한다. 중입자치료기는 조사(照射) 각도에 따라 고정형과 회전형 두 가지로 나뉜다.

연세암병원에는 전립선암을 집중적으로 치료하는 고정형 중입자치료기 1대와 이외 암종을 치료하는 회전형 중입자치료기 2대가 있다.

회전형 중입자치료기는 치료기가 360도 회전하면서 암 발생 위치 등을 고려해 환자 맞춤 치료가 가능하다.

20년 이상 중입자 치료를 진행 중인 일본 데이터에 따르면, 폐암 환자의 중입자 치료 성적은 매우 좋은 것으로 확인되고 있다. 덧붙여 기존 방사선 치료보다 부작용이 생길 위험도 크게 줄었다.

세계적으로 가장 방대한 중입자 치료 임상 데이터를 보유한 일본 방사선의학종합연구소(QST)가 주요 의학 학술지에 발표한 보고에 따르면 3㎝ 이하 초기 종양은 3년 국소 제어율이 95% 이상이고 더 큰 종양의 경우 80~90%의 국소 제어율을 보였다. 국소 제어율은 치료받은 부위에서 암이 재발하지 않는 확률로 특정 부위(국소·局所)를 표적으로 하는 중입자 치료에 있어 치료 성적을 알 수 있는 주요 지표다.

아울러 방사선 치료의 대표적인 부작용으로 꼽히는 ‘방사선 폐렴’ 발생률도 중입자 치료에서는 3% 이하에 불과하다. 기존 방사선 치료에서는 20%까지 나타나는 것에 비하면 현저히 낮은 수치다.

수술이 어려운 간질성(間質性) 폐 질환을 동반한 폐암 치료가 가능하다는 것도 중입자 치료의 장점이다.

중입자 치료를 시행하면 낮아진 폐 기능과 상관없이 정상 장기는 피하고 암세포에서만 입자가 닿는 중입자 치료의 특성상 폐를 보호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일본 군마(群馬)대 자료에 따르면 방사 선폐렴 발생률도 7.6%에 그쳤는데, 같은 간질성 폐 질환자에게 기존 방사선 치료를 적용했을 때(30%)와 크게 대비된다.

김경환 연세암병원 방사선종양학과 교수는 “국내 처음으로 폐암 환자에게 중입자 치료를 시행하면서 환자 상태에 따른 최적의 치료 계획을 세웠다”며 “추후 면역항암제 공고(鞏固) 요법 등 환자 치료 성적을 최대로 끌어올릴 수 있는 프로토콜을 개발하고 치료 대상 환자를 계속 넓힐 것”이라고 했다.

한편, 이달 초 췌장암과 간암 3기 환자에게 중입자 치료를 시작한 연세암병원은 이번 폐암에 이어 하반기에는 두경부암까지 치료 암 범위를 넓힐 계획이다

권대익 의학전문기자

댓글 0

0 / 250
첫번째 댓글을 남겨주세요.
중복 선택 불가 안내

이미 공감 표현을 선택하신
기사입니다. 변경을 원하시면 취소
후 다시 선택해주세요.

기사가 저장 되었습니다.
기사 저장이 취소되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