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오물 풍선'에 기생충 바글바글… '인분' 흔적도 나왔다

입력
2024.06.24 11:35
수정
2024.06.24 16: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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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일부, '北 오물' 분석결과 공개

북한이 살포한 오물 풍선에 담겼던 토양에서 발견된 회충 충란(왼쪽)과 편충 충란. 통일부 제공

북한이 살포한 오물 풍선에 담겼던 토양에서 발견된 회충 충란(왼쪽)과 편충 충란. 통일부 제공

북한이 최근 한 달 사이 남쪽으로 날린 오물 풍선 내용물에서 각종 기생충이 발견된 것으로 분석됐다. 북한의 어려운 생활상을 보여주는 물품들과 함께 ‘김정일 우상화’ 표기도 쓰레기로 담겨 있어 북한군의 부주의한 정황이 포착됐다.

통일부는 24일 북한이 살포한 오물을 분석한 결과를 공개했다. 통일부가 약 70개의 오물 풍선에 담겼던 내용물을 살펴봤더니 토양(퇴비)에 기생충이 대거 포함된 것으로 나타났다. 통일부 관계자는 “오물에 대한 전문기관분석 결과 오물 내에서 회충과 편충, 분선충 등이 다수 발견됐다” 며 “토양에서는 사람 유전자도 발견돼 위 기생충들이 인분으로부터 유래됐을 가능성도 있다”고 분석했다. 이 같은 기생충은 화학 비료 대신 인분 비료를 사용하는 등 비위생적 환경에 놓인 후진국에서 주로 식별된다는 게 통일부 설명이다.

기워 신은 양말, 구멍 난 유아복도


북한이 살포한 오물에서 발견된 김정일 교시 표지. 통일부 제공

북한이 살포한 오물에서 발견된 김정일 교시 표지. 통일부 제공

오물에는 북한 주민의 열악한 생활상을 보여주는 ‘생필품 쓰레기’는 물론 과거 대북지원 물품도 담겼다. 여기에는 옷감을 덧대 만든 장갑과 몇 번씩 기워 신은 양말, 구멍 날 때까지 입은 유아용 바지들도 포함됐다. 또 ‘위대한 령도자 김정일 대원수님 교시’라고 적힌 문건 표지도 발견됐다. 북한군이 서둘러 담다가 풍선에 함께 넣은 것으로 추정된다. 통일부 관계자는 “북한 형법(64조 등) 등에 따르면 ‘수령 교시 문건 훼손’ 행위는 최대 사형까지 처할 수 있는 중죄”라고 설명했다.

김형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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