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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전체 분석으로 14년 만에 선천성 유전 질환 ‘AMED 증후군’ 국내 첫 진단

입력
2024.06.24 10:19
수정
2024.06.24 10: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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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성모병원 교수팀, 골수부전증후군 의심 환자 130명 유전체 분석

국내 골수부전증후군 환자의 게놈(유전자와 염색체) 지형. 서울성모병원 제공

국내 골수부전증후군 환자의 게놈(유전자와 염색체) 지형. 서울성모병원 제공

2010년 10대 자매가 백혈구 감소로 병원을 찾았지만 갖은 검사에도 불구하고 어떤 병인지 알 수 없어 제대로 치료하지 못했다. 다행히 '유전체 분석'으로 14년 만에 정확한 병명을 알게 돼 제대로 치료받게 됐다.

서울성모병원 연구팀(김명신·이종미 진단검사의학과·정낙균 혈액병원 소아혈액종양센터 교수)은 2010~2024년 서울성모병원에서 골수부전증후군이 의심돼 진료 받은 환자 130명을 대상으로 유전체 분석 연구를 진행한 결과다.

국내 최대 규모의 이번 연구에는 패널 시퀀싱, 임상 엑솜 시퀀싱, 마이크로 어레이 및 전장 유전체 시퀀싱을 포괄적으로 활용됐다.

이번 유번체 분석으로 50%의 환자가 유전학적 선천성 질환으로 확진됐으며, 특히 골수부전증후군 중 하나인 AMED 증후군을 국내 최초로 진단됐다. 2010년 10대 자매가 백혈구 감소로 병원을 찾았지만 모든 검사 기법으로도 정확한 질환명을 찾을 수 없어 임상 증상에 따라 혈액 질환 치료를 받던 중 최근 질환을 정확히 알게 된 것이다.

또한 선천성 혈소판 감소증·골수성 종양·선천성 면역장애 같이 골수부전증후군과 비슷한 임상 양상을 보이지만 병리 메커니즘이 다른 질환을 효과적으로 구별할 수 있게 됐다.

이어 임상 엑솜 시퀀싱으로 검출이 어려운 변이는 전장 유전체 분석이 필요하다는 결과도 얻었다. 향후 기존 검사법으로는 진단이 어려웠던 유전 질환도 정확히 진단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골수부전증후군은 골수의 부적절한 조혈로 인한 혈구 감소를 보이는 희소 난치성 유전 질환군으로 발생 빈도는 신생아 100만 명당 65명 정도로 낮다.

하지만 증상이 매우 다양해 정확한 진단되지 않을 때가 실제 유병율은 더 높을 것으로 추정된다.

골수부전증후군 중 일부 질환은 급성 백혈병이나 특정 고형 종양으로 악화할 위험이 높기에 추적 관찰이나 적정한 맞춤 치료를 해야 한다.

최근 골수부전증후군과 관련이 깊은 유전자를 조합한 표적화된 패널을 사용한 차세대 시퀀싱 기법 발달로 인해 효율적으로 진단할 수 있게 됐다.

현재까지 확인된 골수부전증후군과 같은 세계 희소 질환은 7,000여 종인데 임상 증상 특징이 없어 진단이 어려울 때가 많다. 희소 질환의 80% 정도는 유전 질환으로 생명을 위협하거나 만성적 쇠약을 일으키는 중증 질환이 많다. 국내 등록된 희소 난치성 질환은 1,094종이고, 환자는 100만 명이 넘는다.

이종미 교수는 “서울성모병원 유전진단검사센터는 6,800여 개의 유전자를 한 번에 분석할 수 있는 임상 엑솜 시퀀싱을 활용해 선천성 유전 질환을 진단하고 있는데, 국내 최대 규모의 골수부전증후군 환자를 분석한 이번 유전체 분석 결과로 병원 진단법이 가장 효율적이고 정확한 것으로 입증됐다”고 했다.

김명신 교수는 “임상 증상으로 유전 질환이 의심돼도 진단 검사가 음성으로 나온 환자를 잊거나 포기하지 않고 새로운 기술이 도입될 때마다 다시 분석한 결과, 14년 만에 환자에게 정확한 질환명을 알릴 수 있게 됐다”고 했다.

연구 결과는 국제 학술지 ’영국혈액학회지(British Journal of Haematology)’ 최근 호에 실렸다.

권대익 의학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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