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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동훈 '변화', 나경원 '무계파', 원희룡 '원팀'... 불붙은 與 당권 경쟁

입력
2024.06.24 04: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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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정관계, 총선 패배, 채 상병 특검 둘러싼 입장 차 뚜렷

국민의힘 당권 레이스가 4파전 구도로 짜였다. 왼쪽부터 23일 국회에서 출마 선언을 한 국민의힘 나경원 의원과 원희룡 전 국토부 장관, 지난 21일 출마를 선언한 윤상현 의원, 그리고 한동훈 전 비대위원장. 연합뉴스

국민의힘 당권 레이스가 4파전 구도로 짜였다. 왼쪽부터 23일 국회에서 출마 선언을 한 국민의힘 나경원 의원과 원희룡 전 국토부 장관, 지난 21일 출마를 선언한 윤상현 의원, 그리고 한동훈 전 비대위원장. 연합뉴스

국민의힘 7·23 전당대회 당대표 경선 레이스의 총성이 울렸다. 이른바 '빅샷'으로 꼽히는 나경원 의원·원희룡 전 국토교통부 장관·한동훈 전 비상대책위원장(가나다순)이 23일 릴레이로 출마를 선언하며 경쟁에 불을 붙였다. 채 상병 특검을 비롯한 쟁점 현안을 놓고 입장 차가 뚜렷한 데다, 한 전 위원장의 독주를 막기 위한 합종연횡이 활발해질 전망이어서 분위기가 달아오르고 있다.

''친윤 대 비윤' 나뉜 與 전대...당정관계 두고 입장차

이날 나 의원과 원 전 장관, 한 전 위원장은 국회 소통관에서 한 시간 간격으로 출사표를 던졌다. 이로써 이틀 전 출마를 선언한 윤상현 의원까지 포함해 4파전 구도가 됐다. 이들은 당정관계와 총선 책임론, 채 상병 특검법 등 주요 현안에 대해 '물고 물리는' 신경전을 펼치며 본격적인 견제에 나섰다.

특히 당정관계와 관련, '수평적 재정립'(한동훈), '무계파 정통보수'(나경원), '원팀'(원희룡)에 방점을 찍으며 각자 보수재건의 적임자라고 강조했다. 한 전 위원장은 "(당정관계를) 어느 한쪽이 이끄는 대로 무조건 따르는 것이 아니라, 상호 존중 속에서 치열한 토론을 통해 해법을 찾아야 한다"고 말했다. 그간 대통령실과 여당의 관계가 '수직적'이었다는 점을 비판하면서 사안에 따라 '각 세우기'도 불사하겠다는 의미다.

반면 원 전 장관은 "신뢰가 있어야 당정관계를 바로 세울 수 있다"면서 '윤심(윤석열 대통령 의중)'이 자신에게 있다는 점을 부각했다. 나 의원은 '당정동행'을 내세우면서 "각 세울 것도, 눈치 볼 것도 없다. 계파도 없고, 앙금도 없다"고 강조했다. 친윤석열계의 지원을 받고 있다고 알려진 원 전 장관과 총선 기간 윤 대통령과 갈등을 빚은 한 전 위원장을 동시에 겨냥한 것이다. 윤 의원은 이날 페이스북에 "민심이 윤심 되도록 대통령에게 할 말 하는 대표가 돼야 한다"고 올렸다.

"제 책임" 몸 낮춘 한·원..."내가 적임자" 나·윤

총선 패배 책임론을 놓고서는 승자와 패자 간 온도 차가 드러났다. 지난 총선 당시 '원톱'으로 당을 이끈 한 전 위원장은 "(패배는) 오로지 저의 책임이었다"고 자세를 낮췄다. 총선 당시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와 인천 계양을에서 맞붙어 낙선한 원 전 장관은 "저와 당이 부족한 탓에 국민의 선택을 받지 못했다. 여당 선거인데 대통령을 설득하지 못했다"고 했다. 대통령실 책임론을 희석하기 위한 차원으로 풀이된다.

하지만 수도권 지역에서 승리한 나 의원(서울 동작을)과 윤 의원(인천 동미추홀을)은 각각 "이겨 본 사람만이 이기는 길을 안다", "이번 당대표는 민주당과 싸워 이긴 사람이 맡아야 한다"며 자신이 당대표 적임자라고 강조했다.

국민의힘 당권 주자 주요 사안별 입장. 박구원 기자

국민의힘 당권 주자 주요 사안별 입장. 박구원 기자


특검법은 '한동훈 대 나·윤·원'...대선 출마는 '원·한 대 나·윤'

각 후보 간 전선은 '채 상병 특검법'과 '대선 출마' 여부를 두고 다시 갈렸다. 한 전 위원장이 채 상병 특검법을 "당이 나서서 추진해야 한다"고 주장하자, 나머지 후보들은 반대 입장을 분명히 했다. 원 전 장관은 기자들을 만나 "국민의힘 현역 의원들 절대다수가 반대하고 있다. 찬성은 있을 수 없다"고 밝혔고, 나 의원과 윤 의원도 각각 "한 후보의 특검 수용론은 순진한 발상이고 위험한 균열", "내부전선을 흐트러트리는 교란이자 자충수"라고 비판했다.

대선 출마 여부에 대해서도 상반된 입장을 드러냈다. 유력한 차기 대권후보로 꼽히는 한 전 위원장과 원 전 장관은 출마 여지를 둔 반면, 나 의원과 윤 의원은 불출마 의사를 밝혔다.

당내에서는 각 후보들이 사안별로 입장 차를 드러내면서 '당심'의 향방이 달라질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당원 투표 반영 비율이 여전히 80%로 높은 상황에서 당론과 배치되는 주장을 펼친 후보에 대한 지지를 철회할 가능성이 있다는 점에서다. 특히 과반 득표자가 없을 경우 2차 투표를 치르는 '결선 투표제'가 남아 있는 만큼 결과는 더 예측하기 어렵다. 당 관계자는 "'한동훈 대세론'이 아무리 강력하다고 해도 거뜬히 과반을 넘길지는 장담하기 어렵다"며 "나머지 후보들의 저력을 무시할 수 없다"고 말했다.

"한동훈!" "나경원!" 지지자들도 응원 경쟁

23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소통관에서 열릴 국민의힘 당대표 출마선언 기자회견을 앞두고 한동훈 전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 지지자들과 나경원 의원 지지자들이 열띤 응원을 펼치고 있다. 뉴시스

23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소통관에서 열릴 국민의힘 당대표 출마선언 기자회견을 앞두고 한동훈 전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 지지자들과 나경원 의원 지지자들이 열띤 응원을 펼치고 있다. 뉴시스

당권주자들은 출마 선언과 동시에 '원외 표심' 잡기에 나섰다. 이날 4명의 후보들은 경기 남양주시에서 열린 원외 당협위원장 모임 '성찰과 각오' 워크숍에 참석했다. 국민의힘은 총선 낙선자가 많아 원외 위원장들의 입김이 만만치 않다.

각 후보 지지자들의 응원 경쟁도 치열했다. 이날 국회 소통관 로비에는 출마 선언 전부터 나 의원과 한 전 위원장의 지지자들이 집결해 "우리의 선택은 한동훈!", "통합의 적임자 나경원"이 적힌 현수막을 들고 함성을 질렀다.


김민순 기자
김도형 기자
손영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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