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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화영의 명백한 잘못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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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 경기도 평화부지사 이화영의 뇌물수수 등 사건.'
이화영 전 부지사 재판을 맡은 수원지법이 6월 7일 1심 선고 직후 배포한 보도자료 제목이다. 그날 재판의 주인공은 징역 9년 6개월을 선고받은 이화영이었다. 하지만 그날 이후 이화영 얘기는 사라지고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 얘기뿐이다. 그것도 이 대표와 관련 있는 대북 송금 사건만 언급되고 있다. 주인공은 빠진 채 이 대표 얘기만 오가다 보니 사법적 판단은 정치적 공방으로 변질되고 말았다.
그렇다면 이 대표가 경기도지사 시절 2인자로 뒀던 이화영은 어떤 사람인가. 이화영은 강원도 출신으로 성균관대 사회학과를 졸업한 운동권 출신이다. 1960년대 태어나 80년대 대학에 입학한 뒤 학생운동을 열심히 했던 전형적인 ‘86세대’다. 시국사범으로 수형 생활을 했기에 그 시절 많은 운동권 출신처럼 이화영도 군 면제였다. 민주화 바람을 타고 20대 때부터 국회의원 보좌관을 지내다 2004년 노무현 대통령 탄핵 역풍으로 30대에 운 좋게 국회의원 배지를 달았지만, 이후에는 여의도에 입성하지 못했다. 하지만 대북 전문가로 활동하면서 50대 중반에 경기도 평화부지사 자리를 꿰차며 정치적 재기를 노렸다.
그가 걸어온 길을 보면 그 시절 운동권 정치인들의 그렇고 그런 행보로 보이지만, 속을 들여다보면 내로남불 3류 정치인의 표본이다. 겉으론 깨끗한 척했지만 실제로는 직위와 명성을 이용해 기업들로부터 장기간 거액의 돈을 받아온 타락한 86세대였다.
자신이 직접 챙긴 돈이 없기에 다툼의 여지가 있는 대북 송금 사건은 제외하더라도 이화영은 금품수수가 몸에 밴 부패 정치인이다. 그는 평화부지사로 재직하면서 쌍방울에서 1억 원 이상의 뒷돈을 받아 챙겼다. 이는 객관적 자료로도 확인돼 법원에서 유죄가 선고됐다. 1억 원 이상의 뇌물수수는 징역 10년 이상에 처하도록 돼 있는 중범죄다.
이뿐만이 아니다. 그는 쌍방울 이외에도 경기도 소재 3개 업체에서 온갖 구실과 명목을 내세워 5억 원 이상을 챙긴 혐의로 추가 기소됐다. 건설업체와 전기공사업체, 레미콘업체에 지역위원회 운영비를 내게 하고 개인 사무실 월세도 대납하도록 했다. 기업 차량을 무상으로 사용하고 허위 직원으로 등재돼 급여도 받았다. 이 정도면 아무 문제 의식 없이 기업을 현금 자판기처럼 이용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경제 활동에 둔감한 운동권 정치인들이 술 얻어먹고 용돈 받는 일이 종종 있었지만, 대부분 친분 있는 지인들에게 젊은 시절 잠깐 지원받는 정도였다. 하지만 이화영의 경우 금액도 적지 않고 기간도 짧지 않았다는 점에서 한참 선을 넘었다. 안타까운 점은 과거에 비슷한 혐의로 수사와 재판을 받았으면서도 교훈을 얻지 못했다는 사실이다. 그는 2012년 현대자동차와 저축은행에서 1억 원 이상을 수수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적이 있다. 무죄가 나왔으나, 법원은 당시 “금품을 받았을 것으로 의심되지만, 검찰이 공소사실을 의심의 여지 없이 입증하지 못했다”고 판단했다.
이재명 대표는 이런 사람을 2인자로 뒀고, 그 기간 동안 범죄가 발생했다. 이 대표 입장에선 검찰 수사의 부당함을 주장할 수는 있겠지만, 적어도 이화영의 명백한 잘못까지 모른 척하면 안 된다. 대북 송금 사건을 빼고도 이화영의 죄는 차고 넘치기 때문이다. 이 대표는 제대로 사과부터 하는 게 순리다. 지금은 큰소리칠 때가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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