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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하라 금고 도둑' 몽타주 공개…"턱 갸름, 170㎝ 후반 남성"

입력
2024.06.23 14:40
수정
2024.06.23 22: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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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9재 후 자택 잠입, 금고 훔친 남성
9개월 수사했지만 '미제 편철' 결정
CCTV 복원 영상 참고, 몽타주 구성
"심부름센터나 청부업체 가능성도"

가수 고(故) 구하라의 자택에 침입해 고인의 금고를 훔치고도 아직까지 검거되지 않은 범인의 몽타주가 공개됐다. SBS '그것이 알고 싶다' 캡처

가수 고(故) 구하라의 자택에 침입해 고인의 금고를 훔치고도 아직까지 검거되지 않은 범인의 몽타주가 공개됐다. SBS '그것이 알고 싶다' 캡처

가수 고(故) 구하라의 자택에 침입해 고인의 금고를 훔치고 아직까지 검거되지 않은 범인의 몽타주가 공개됐다.

22일 방송된 SBS '그것이 알고 싶다'에서는 구하라 금고 도난 사건의 범인을 추적했다. 고인의 49재가 끝나고 3일 뒤인 2020년 1월 14일 0시쯤 정체를 알 수 없는 남성이 아무도 없는 고인의 자택에 침입해 고인의 개인 휴대폰 등이 보관된 금고를 훔쳐 달아난 사건이다.

유족과 지인은 고인의 49재인 1월 11일 유골이 안치된 추모 시설을 찾았고, 이후 한동안 고인의 자택에 머물렀다. 범인은 유족이 고인의 짐을 일부 정리하고 집을 비운 지 불과 몇 시간 만인 다음 날 자정 무렵 담장을 넘어 집에 침입했다. 당시 범인의 침입 장면이 포착된 폐쇄회로(CC)TV 영상이 언론을 통해 공개되기도 했다. 범인은 이웃한 건물의 담장 쪽을 서성이다, 마당에 나타나 대담하게 현관문 쪽으로 걸어간 뒤 CCTV에서 사라졌다.

유족의 신고로 경찰이 수사에 나섰지만 경찰은 용의자를 특정하지 못했다. 모자와 마스크를 쓰고 있었고 CCTV 화면도 흐릿한 탓이었다. 결국 약 9개월간의 수사 끝에 '미제 편철' 결정이 나면서 수사가 마무리됐다. 미제 편철은 경찰이 수사의 실마리를 찾지 못했을 때 사건을 공소시효 만료까지 잠정 종결하는 것을 말한다.

'그것이 알고 싶다' 제작진은 적외선 CCTV의 색상화 작업과 인공지능(AI) 기법을 적용했다. CCTV 화질을 개선하자 범인의 왼쪽 귀에서 반짝이는 귀걸이가 포착됐다. 범인은 170㎝ 후반의 키를 가진 20대 후반~30대 초중반 남성으로, 근시 교정용 오목렌즈의 반무테안경을 착용한 상태였던 것으로 추정됐다.

미대 출신이자 강력반 수사 경험이 있는 정창길 전 형사는 복원된 영상을 통대로 금고 털이범의 몽타주를 제작했다. 몽타주를 완성한 정 전 형사는 "눈매가 약간 날카롭고, 턱은 좀 긴 편이자 갸름한 편일 수 있다"며 "광대뼈가 조금 돌출이 된 것 같고 코가 뭉툭한 부분이 있다"고 설명했다.

범인은 도어록 비밀번호를 눌러 침입을 시도하는 등 대범한 모습을 보였다. 표창원 범죄심리 전문가는 "자신에게 불리하고 위험한데 왜 그런 행동을 하겠느냐"며 "문이 열릴 것이라는 기대와 인식을 갖고 있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그러면서 "원래 비밀번호를 알고 있는 사람이었거나 아는 사람으로부터 비밀번호를 전달받았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당초 면식범일 가능성이 제기된 데 이어 이번엔 전문 청부업자일 가능성도 대두됐다. 표 전문가는 "해당 사건의 의미가 무엇인지 모른 채 돈만 받고 자기 일만 하는, 그 외에는 전혀 관여하지 않는 심부름센터 또는 청부를 주로 맡는 사람들일 가능성도 있다"며 "웬만한 자기 몸의 통제, 평형력 등에 자신이 없다면 시도조차 못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몽타주 공개를 계기로 심리적 압박이 커질 여지도 있다. 표 전문가는 "범인이 누구인지 밝히기 위한 노력들에 대한 보도가 (범인에게) 엄청난 심리적 영향을 미칠 것"이라며 "직접적인 동기를 가진 자가 아니라면 오히려 (스스로) 경찰에 신고·제보할 수도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앞서 지난달 19일 BBC뉴스코리아는 '버닝썬: K팝 스타들의 비밀 대화방을 폭로한 여성들의 이야기'라는 제목의 다큐멘터리를 공개했다. 이를 계기로 이른바 '버닝썬 게이트'가 재조명되면서 구하라가 가해자들과 경찰의 유착 관계 규명에 핵심적인 역할을 했다는 사실이 뒤늦게 알려졌다. 이후 고인이 사망한 후 벌어진 금고 도난 사건에도 관심이 쏠리고 있다.

최은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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