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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명의 ‘반(反)인권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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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일보> 논설위원들이 쓰는 칼럼 '지평선'은 미처 생각지 못했던 문제의식을 던지며 뉴스의 의미를 새롭게 해석하는 코너입니다.
무능에도 등급이 있다. 평범한 무능은 게으르거나 업무 능력이 떨어져서 조직의 성과를 낮추고, 다른 동료가 더 많이 일을 하게 하는 것일 게다. 이보다 더 높은 수준의 무능은 잘못된 신념을 가지고 동료의 일까지 적극 방해하며 사기를 떨어뜨리고 조직을 와해시킨다. 후자는 신념을 실현할 수 있는 자리(권력)가 주어져야 가능하다.
□ 윤석열 정부 들어서 가장 흔들리는 국가기관 중 하나로 국가인권위원회가 꼽히며, 그 핵심엔 이충상·김용원 상임위원이 자리 잡고 있다. 이 위원은 판사 및 로스쿨 교수 출신으로 2022년 10월 임명됐고, 김 위원은 검사 출신이며 작년 2월 임명됐다. 인권위는 사회 곳곳의 인권침해 및 차별행위를 조사하고 구제하는 역할을 하는데, 역설적이게도 현재 공직 사회에서 가장 반인권적인 발언은 이 두 명의 인권위원 입에서 나오고 있다.
□ 이 위원은 “기저귀를 차고 사는 게이” “이태원 참사가 5‧18보다 더 귀한 참사인가”라고 했다. 실제 표현은 구체적이고 적나라하지만 그 혐오를 다시 옮길 필욘 없겠다. 그에 대한 진정이 제기돼, 인권위 차별시정위원회에서 “인권위 구성원으로 하여금 혐오 표현 예방 교육을 수강하게 할 필요가 있다”는 웃지 못할 권고가 내려졌을 정도이다. 김 위원도 회의를 방청하는 기자와 인권단체 인사들에게 “기레기들” “인권 장사치들”이라고 막말을 퍼부었다. 인권위 내부에선 두 명의 말을 듣고 있는 것 자체가 고통이라고 한다.
□ 업무가 제대로 될 리 없다. 인권위 군인권보호관을 맡고 있는 김 위원은 지난해 채 상병 사망사건 수사자료를 경찰에 이첩한 뒤 항명죄를 뒤집어쓴 박정훈 대령에 대한 긴급구제 신청을 기각했다. 이 위원은 농성장 단수 조치 사건에 “반드시 기각할 것”이라고 사전 공언해 심의에서 배제됐다. 이 와중에 9월 임기가 만료되는 송두환 인권위원장 후임으로 두 사람 중 한 명이 임명될 것이라는 흉흉한 소문까지 돈다. 윤 대통령을 말릴 수 없다면, 탄핵 소추가 가능한 공무원에 인권위원과 인권위원장도 포함시키는 방안이라도 검토해야 할 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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