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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제든 대규모 지진 가능성… 새만금 간척지는 지진 안전지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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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2일 규모 4.8 지진이 발생한 전북 부안을 비롯해 군산·김제 앞바다를 메운 간척지인 새만금 지역이 일반 육지보다 지진에 취약해 정부 차원의 정밀 조사와 함께 안전 대책이 시급하다는 주장이 나왔다. 땅이 물렁물렁해지는 액상화 현상이 일어날 수 있고 오랜 시간이 지나도 싱크홀 현상 등 부작용이 나타날 수 있어서다.
새만금은 하천이나 해안 바닥에서 퍼낸 흙(준설토)으로 바다를 메우고 있다. 이렇게 매립한 땅에 '연약 지반 처리 공법'으로 추가 작업을 한다. 크레인에 추를 매달아 떨어뜨려 지표면에 가해지는 충격으로 지반을 압축시키고, 인위적으로 흙속에 있는 물을 빼내는 작업이다.
현재 새만금 산단 내 기업과 전력공급시설 부지 등 주요 시설물 부지에서는 암반층까지 파일을 쌓아 올리는 기초공사가 시행 중이다. 제방·교량·수문을 비롯해 동서·남북도로는 내진 1등급을 적용해 설계됐고, 방조제와 배수갑문은 각각 리히터 규모 6.5, 6.9 이상으로 준공돼 내진 성능을 갖췄다는 게 새만금개발청의 설명이다.
하지만 지진은 광범위한 지반을 흔들기 때문에 연약 지반 처리 공법이나 내진 설계만으로 피해를 막기에 충분하지 않다는 주장도 나온다. 김광희 부산대 지질학과 교수는 "매립지는 흙을 얹혀 놓은 곳이라 조금만 흔들려도 입자 사이사이가 벌어지는 현상이 일어날 수 있다"며 "지반 강도를 높이려면 오랜 시간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인천 송도도 오랫동안 땅이 주저앉거나 땅이 꺼지는 현상이 발생했다"고 덧붙였다.
실제 지반 상태에 따라 지진 피해 규모는 천차만별이다. 2016년 경주(규모 5.8)에 이어 2017년 포항(규모 5.4)에서 지진이 발생했을 당시 강도는 경주가 5~10배 높았지만, 지반이 약한 탓에 포항 지역의 피해가 더 컸다. 진앙에서 5.5㎞ 떨어진 해수욕장 등 200여 곳에서 국내 최초로 액상화 현상이 나타나기도 했다. 액상화는 지반이 내려앉거나 땅이 액체처럼 변하는 것으로, 건물이 기울어지거나 무너지는 등의 피해가 날 수 있다. 이후 수년간 도로 곳곳에서 지반 침하 현상이 발생했다. 당시 포항 지역 지표지질 조사를 실시한 연구팀은 액상화 원인으로 진흙이 굳어 만들어진 이암층을 지목했다. 포항이 과거 물속에 잠겨 있던 곳이라 지하에 모래와 뻘이 많이 쌓여 있고 지하수도 많아 지진에 취약하다는 분석을 내놓았다.
우려되는 점은 전북은 한반도 내에서도 안전지대로 간주돼 단층 조사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다는 점이다. 지진이 발생하더라도 원인을 찾기 어려운 이유다.
오창환 전북대 지구환경과학과 명예교수는 "이번 지진 원인으로 추정되는 함열단층은 익산에서 부안으로 이어져 새만금과도 매우 가깝다"며 "다행히 큰 피해는 없었지만 더 이상 호남지역이 안전지대가 아니라는 의미여서 방심할 수 없다"고 말했다.
이에 정부는 부안군과 인접 지역 단층 조사를 예정보다 앞당기기로 했다. 행정안전부와 해양수산부 등은 이날 "부안 지진을 계기로 당초 계획보다 3년 앞당겨 올해 하반기부터 부안군과 인접한 지역의 단층 조사를 실시한다"고 밝혔다. 정부는 2016년 경주, 2017년 포항 지진을 계기로 지진 발생 원인을 규명하기 위해 발생 빈도, 인구 밀집도 등을 고려해 전국을 4~5개 권역으로 나눠 차례대로 단층조사를 하고 있다. 현재 수도권·충청권 단층을 조사 중이다.
올해 하반기 지표 단층 조사 범위에 부안을 비롯해 인근 지역을 추가하고, 부안 앞바다가 있는 서남해 지역 해저 단층 조사를 예정보다 2년 당긴 2025년 시행하겠다는 것이다. 기상청은 올해 하반기부터 전라내륙의 지하 단층에 대한 조사를 실시해 전체 지하 단층 조사를 예정보다 5년 앞당겨 2036년 마무리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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