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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해 석유, 기대와 현실 사이의 균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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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주 윤석열 대통령의 동해 자원량 발표 이후, '물리탐사'와 '시추'를 언급하는 기사가 이렇게 많을 수 있나 싶을 정도로 언론은 관련 기사들을 쏟아냈고, 국민 이목은 경북 포항 앞바다에 집중됐다. 우리나라는 국가 차원에서 1970년대 이후 영해의 지하 구조를 파악하기 위한 탐사를 꾸준히 진행해 왔다.
탄성파 탐사는 근원암에서 생성돼 이동한 석유가 축적될 수 있는 '구조'를 찾는 기술이다. 당연히 석유 존재 유무를 바로 확인할 수 있는 경우는 드물다. 정부가 발표한 자료는 탄성파 자료 분석에 기반한 '지질 구조'의 유망성에 대한 것이다. 석유가 발견된 후에도 탐사-평가-생산시추 및 본격적인 생산을 위해 여러 단계가 남아 있다. '5개 공 시추 예정'이라는 계획도 초기 시추 결과에 따라 수정될 수 있다. 영일만 지역의 경제성과 개발 가치에 대해서는 좀 더 확인이 필요하다. 응원하고 기대하는 마음으로 지켜볼 필요가 있겠다.
정부가 발표한 탐사 자원량과 개발 가능성 등에 대해 의문점이 제기되고 있는데 20% 성공 확률은 글로벌 석유가스 탐사 시장의 평균치라고 볼 수 있다. 그 수치가 영일만 인근의 석유 발견 확률을 의미하지는 않는다. 메이저 석유회사들의 성공률은 40%로 높지만 그들은 석유가 발견된 지역 근처에서 추가 탐사로 석유를 찾는 경우가 잦다. 아무것도 없는 지역에서 탐사하는 사업이 난도가 훨씬 높다. 성공률을 정확히 예측하는 것은 매우 어렵다는 뜻이다. 그 이유는 저류모델을 만들고 컴퓨터 시뮬레이션을 수행할 때 다양한 요소들이 고려되는데 요소별로 어느 정도의 불확실성이 존재하며 이를 모두 수치화하는 것은 쉽지 않기 때문이다.
에너지 안보 차원에서 영해에서의 탐사 사업은 앞으로 있을 시추 평가 결과와 상관없이 국가적 차원에서 꾸준히 진행돼야 한다. 혹자는 호주 석유회사가 철수한 곳에 무리한 시도를 한다는 의혹을 제기한다. 글로벌 석유 시장에서 인수 합병으로 인한 내부 자금사정과 사업 전략 변경으로 인해 자산 철수와 포트폴리오 재조정을 하는 것은 흔히 있는 일이다. 추후 참여한 회사가 탐사에 성공하는 경우도 왕왕 있다.
대한민국 영해에서의 자원탐사 사업은 국민적 관심과 여론에 따라 큰 폭의 예산 조정이 있거나 정쟁의 대상이 돼서는 안 되며 철저히 공학적 분석에 근거해 합리적 절차로 차분히 진행돼야 한다. 중국과 일본을 비롯한 러시아 등 주변국들에 비해 영세한 국내 자원개발 산업 생태계를 조금이나마 성장시키고 경쟁력을 갖추기 위해서는 전 국민적 관심과 국가적 차원의 지속적 지원이 뒷받침돼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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