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소 550명 숨져"… 52도 폭염에 사우디 성지순례 사망자 속출

입력
2024.06.19 09:27
수정
2024.06.19 13: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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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 닷새간 이집트인 323명 등 사망
기후 변화 탓 한낮 폭염 기승… 온열환자 급증

18일 무슬림 순례자들이 사우디아라비아의 이슬람 최대 성지 메카의 사원을 찾아 기도하고 있다. AFP 연합뉴스

18일 무슬림 순례자들이 사우디아라비아의 이슬람 최대 성지 메카의 사원을 찾아 기도하고 있다. AFP 연합뉴스

극심한 폭염으로 인해 이슬람 최대 성지 사우디아라비아 메카를 찾는 정기 성지순례(하지) 기간에 수백 명의 사망자가 속출하고 있다는 보도가 나왔다.

AFP통신은 18일(현지 시간) 복수의 아랍 외교관을 인용해 지난 14일 하지가 시작된 이래 이집트인 최소 323명, 요르단인 최소 60명을 포함해 최소 550명이 숨졌다고 전했다. 이 외에도 세네갈, 이란, 인도네시아, 튀니지 국적의 사망자들도 잇따른 것으로 보고됐다. 이는 메카 인근 알무아셈에 위치한 병원의 영안실 현황을 집계한 결과다.

숨진 순례객들의 사인은 대부분 온열질환인 것으로 전해졌다. 한 외교관은 AFP에 이집트인 사망자들은 한 명이 군중 밀집으로 사망한 것 외에는 "모두 무더위 때문에 숨졌다"고 말했다. 사우디 보건 당국에 따르면 이날까지 치료를 받은 온열질환자가 최소 2,700명에 달한다.

이슬람 성지순례(하지)를 위해 사우디아라비아를 찾은 무슬림들이 18일(현지시간) 메카 인근 미나에서 휴식을 취하고 있다. AP=연합뉴스

이슬람 성지순례(하지)를 위해 사우디아라비아를 찾은 무슬림들이 18일(현지시간) 메카 인근 미나에서 휴식을 취하고 있다. AP=연합뉴스

하지는 무슬림이 반드시 행해야 할 5대 의무 중 하나로 가장 성스러운 종교의식이다. 사우디 통계당국은 현재까지 약 180만 명의 순례자가 성지를 찾았고, 그중 160만 명이 해외 입국자라고 밝혔다.

하지는 매년 이슬람력 12월 7∼12일 치러진다. 올해는 여름과 겹쳐 19일까지 최대 엿새간 이어지게 됐다. 여기에 기후 변화에 따른 극단적 폭염이 가세하면서 온열질환자가 급증하고 있는 것이다. 사우디 국립기상센터에 따르면 17일 메카 대사원 마스지드 알하람의 기온은 섭씨 51.8도를 기록한 바 있다.

위용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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