與 특위만 '잔뜩'… 기약 없는 보이콧에 불협화음 조짐도

입력
2024.06.18 16:15
수정
2024.06.18 18:59
6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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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야 협상 공전 거듭하면서 무기력 확산
21대 헛심 쓴 권한쟁의심판 또 청구

추경호(오른쪽) 국민의힘 원내대표가 18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가진 이태원참사 유가족협의회 면담에서 유가족들과 인사하고 있다. 뉴스1

추경호(오른쪽) 국민의힘 원내대표가 18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가진 이태원참사 유가족협의회 면담에서 유가족들과 인사하고 있다. 뉴스1

22대 국회 개원과 함께 더불어민주당 주도의 상임위원회 운영에 반발해 자체 정책특위를 잇따라 가동하고 있는 국민의힘 내부에서 불협화음이 감지된다. 뾰족한 출구전략 없이 대치가 장기화되면서 여당이면서도 무기력한 모습만 확인하고 있어서다. 민주당이 남은 7개 상임위원장까지 독식할 경우 여당 지도부의 전략에도 상당한 변화가 불가피해 보이지만 마땅한 카드가 눈에 띄지 않는다.

추경호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18일 의료파업 현장 긴급점검을 시작으로 전직 국회의장 오찬 간담회와 10·29이태원참사 유가족협의회 면담 등 5개 공개 일정을 소화했다. 자체적으로 구성한 15개 정책특위 가운데 6개 특위도 개별 일정을 수행했다. 집권여당이 등원을 거부하며 국정을 마비시킨다는 비판을 피하기 위한 행보로 읽힌다.

국민의힘은 이날 우원식 국회의장을 상대로 헌법재판소에 권한쟁의심판도 청구했다. 지난 10일 야당 주도의 상임위원장 선출과 상임위 강제배정 등을 명분으로 삼았다. 추 원내대표는 "국민과 헌법이 부여한 국민 대표권, 국회의장 및 부의장 선출에 대한 참여권, 상임위원장 및 위원 선임 절차에 대한 참여권, 국회 안건에 대한 심의표결권을 심대하게 침해한다"고 배경을 설명했다. 하지만 21대 국회서도 같은 내용의 권한쟁의심판을 기각·각하한 바 있어 또다시 헛심만 쓰는 것 아니냐는 의구심도 적지 않다.

제한된 범위에서 야당에 맞서고 있지만 내부 불만도 서서히 확산되는 분위기다. 전날 양당 원내대표 회동에 이어 이날도 원내수석 간 원 구성 협상 타결을 위한 대화의 끈을 이어갔지만 별다른 소득 없이 끝났다. 우 의장과 민주당 의원들은 이번 주 내 원 구성 마무리를 압박하고 있지만 돌파구를 찾지 못하는 것이다. 야당의 독주를 비판할 수 있지만, 여당의 무기력한 모습에도 볼멘소리가 들리기 시작했다. 한 재선 의원은 "당에 특위를 만들었다고 하지만 입법권도 없는데 국민이 관심이나 갖겠느냐"며 "민주당의 입법독주에 제동을 걸기에 효용이 없다"고 지적했다. 한 초선 의원도 "7개 상임위라도 받아야 한다는 의견이 점차 나오는데 이제는 판단이 아니라 결단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주장했다.

민주당이 단독으로 법안 처리를 진행하고 있는 것도 위기 의식을 고조시키는 요인이다. 여당 최후의 보루인 대통령의 재의요구권(거부권)을 뛰어넘는 시도를 하고 있다는 점에서 향후 국회 정상화가 이뤄져도 대응에 더 어려움을 겪을 수 있다는 우려 때문이다. 실제 민주당은 이날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 전체회의에서 소위를 뛰어넘고 방송3법(방송법·방송문화진흥회법·한국교육방송공사법)과 방송통신위원회법 개정안을 일방 처리했다. 법제사법위원회에 상정된 채 상병 특별검사법도 6월 임시국회 처리를 위한 수순을 밟고 있다. 그렇지만 상임위 복귀 이후에도 야당의 독주를 막을 수단이 마땅치 않은 게 현실이다. 한 원내 관계자는 "상임위에 들어가도 현재로선 반대 토론 외엔 뾰족한 수가 없다"며 "시기적으로나 명분적으로나 아직 들어가긴 이르다"고 말했다.

김도형 기자
박선윤 인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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