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북 푸틴, 김정은과 밀담 나눈다… "중요하고 민감한 문제 논의"

입력
2024.06.18 09:40
수정
2024.06.18 10: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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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상회담 뒤 언론에 공동문서 발표
금수산태양궁전 방문은 공개 안해
국방·에너지·우주 수장 대거 동행

김정은(왼쪽) 북한 국무위원장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지난해 9월 러시아 아무르주 보스토치니 우주기지에서 만나 악수를 하고 있다. 스푸트니크·AP 연합뉴스

김정은(왼쪽) 북한 국무위원장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지난해 9월 러시아 아무르주 보스토치니 우주기지에서 만나 악수를 하고 있다. 스푸트니크·AP 연합뉴스

18~19일 북한을 국빈 방문하는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구체적인 일정이 공개됐다. 푸틴 대통령은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의 정상회담과 소련군 추모 해방탑 헌화 등 이틀 간 바쁜 일정을 소화할 예정이다. 특히 국방, 우주 분야 수장들을 이끌고 북한을 방문하는 만큼, 북한과 군사 협력을 맺을 가능성도 제기된다.

정상회담 후 소련군 해방탑에 헌화

타스 통신에 따르면 유리 우샤코프 크렘린궁 보좌관은 17일(현지시간) 푸틴 대통령이 18일 러시아 극동 사하(야쿠티야) 공화국 야쿠츠크를 먼저 방문한 뒤 북한으로 이동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야쿠츠크에서 북한 평양까지는 비행기로 약 3시간 거리다. 푸틴 대통령은 18일 저녁 평양에 도착하고 이튿날인 19일부터 베트남을 방문하는 만큼, 실제 북한에 머무는 시간은 만 하루를 채우지 못할 것으로 보인다.

푸틴 대통령과 김 위원장은 정상회담 이후 공동 문서에 서명한 뒤 이를 언론에 발표할 예정이다. 지난해 9월 러시아에서 진행된 북러 정상회담에서는 없었던 행사다. 우샤코프 보좌관은 "두 정상이 언론 앞에서 말할 것"이라고 전했다. 다만 구체적 형식에 대해서는 언급하지 않았다. 두 사람은 산책과 다도를 겸한 일대일 비공식 회담을 갖고 "가장 중요하고 민감한 문제를 논의할 예정"이라고 우샤코프 보좌관은 덧붙였다.

푸틴 대통령은 김 위원장과 공연도 관람한다. 2019년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북한을 방문했을 때 북한은 평양 능라도 5·1 경기장에서 집단 체조와 예술 공연을 선보였다. 푸틴 대통령은 2000년 방북 때처럼 6·25 전쟁 당시 전사한 소련군을 추모하는 해방탑에 헌화할 계획이다. 다만 김일성·김정일 시신이 있는 평양 금수산태양궁전 방문과 관련해선 우샤코프 보좌관은 언급하지 않았다.

지난해 9월 러시아를 방문한 김정은(왼쪽 두 번째) 북한 국무위원장이 러시아 아무르주 보스토치니 우주기지에서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대화를 나누고 있다. 평양=조선중앙통신 연합뉴스

지난해 9월 러시아를 방문한 김정은(왼쪽 두 번째) 북한 국무위원장이 러시아 아무르주 보스토치니 우주기지에서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대화를 나누고 있다. 평양=조선중앙통신 연합뉴스


국방·우주 분야 수장도 평양행

푸틴 대통령은 국방, 에너지, 우주 분야 수장들과 함께 방북길에 오른다. 데니스 만투로프 제1 부총리와 알렉산드르 노박 에너지 부문 부총리, 안드레이 벨로우소프 국방장관, 세르게이 라브로프 외무장관 등이 방북 명단에 포함됐다. 벨로우소프 장관은 지난달 러시아 신임 국방 장관으로 임명된 후 처음으로 북한을 방문한다.

알렉산드르 코즐로프 천연자원부 장관, 로만 스타로보이트 교통부 장관, 미하일 무라시코 보건장관, 올레그 코제먀코 연해주 주지사도 푸틴 대통령을 수행하기로 했다. 알렉세이 크리보루치코 국방차관과 유리 보리소프 로스코스모스(연방우주공사) 사장 등도 수행 명단에 이름을 올렸다.

수행 명단은 러시아와 북한의 군사 및 우주 분야의 협력 의지를 엿볼 수 있는 대목이다. 특히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전쟁에 필요한 무기를 북한에서 지원 받는 대신, 정찰위성을 비롯한 군사 기술을 제공하고 있다는 의혹이 나오는 상황에서 양측이 이번 정상회담을 계기로 강력한 군사 협력을 맺을 가능성도 제기된다.

이런 가운데, 코즐로프 천연자원부 장관은 북한과 러시아가 직항 노선 편성을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그는 "노보시비르스크-모스크바-평양을 잇는 항공편을 편성하는 것을 검토했다"고 밝혔다. 앞서 코즐로프 장관은 지난 3월에도 올해 초 러시아 관광객들이 전세기를 타고 북한을 방문한 것이 "북러 관광 전세기편 개설을 위한 준비 작업"이었다고 밝혔다.

조아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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