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스라엘 전시내각, 8개월 만에 공식 해체... “네타냐후 통제권 더 커질 듯”

입력
2024.06.17 19: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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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타냐후, 안보 내각 회의서 공식화 발언”
중도 온건파 간츠 ‘탈퇴’ 선언 후 일주일 만
향후 전쟁 정책, ‘특별 회의’서 결정할 전망
이스라엘 극우 강경파 입김 더 커질 가능성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가 지난해 10월 28일 텔아비브 군사기지에서 열린 기자회견 도중 발언하고 있다. 텔아비브=AP 연합뉴스 자료사진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가 지난해 10월 28일 텔아비브 군사기지에서 열린 기자회견 도중 발언하고 있다. 텔아비브=AP 연합뉴스 자료사진

팔레스타인 무장 정파 하마스와의 전쟁 과정에서 이스라엘 내 주요 의사 결정을 해 온 ‘전시 내각’이 17일(현지시간) 공식 해체됐다. 지난해 10월 가자지구 전쟁 발발 직후 이스라엘 국민 통합을 위해 야권 지도자도 합류해 꾸려진 지 8개월여 만이다. 가자지구 전쟁 수행과 관련, 이스라엘 극우 세력의 목소리가 더 커질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게 됐다.

이스라엘 매체 타임스오브이스라엘(TOI)과 영국 가디언 등에 따르면,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는 전날 밤 안보 내각 회의에서 전시 내각을 해산한다고 밝혔다. 전시 내각 ‘핵심 3인방’이자 비교적 온건 노선을 걸어 왔던 중도파 베니 간츠 국가통합당 대표가 지난 9일 탈퇴를 선언했을 때부터 이미 예고돼 온 결과로, 일주일 만에 네타냐후 총리가 이를 공식화한 것이다.

전시 내각은 작년 10월 7일 하마스가 이스라엘을 기습 공격한 지 나흘 후인 같은 달 11일 출범했다. 네타냐후 총리의 최대 정적인 간츠 대표가 비상사태 중 국민 통합을 위해 참여한 게 가장 큰 특징이었다. 네타냐후 총리와 요아브 갈란트 국방장관, 간츠 대표 등 투표권을 가진 각료 3인, 투표권은 없는 옵서버 3인 등 6명이 전쟁 관련 중요 사항을 결정해 왔다. 하지만 ‘초강경 모드’로 전쟁을 수행하고 전후 가자 통치 계획도 제대로 수립하지 않는 네타냐후 총리와, 이를 비판하는 간츠 대표 및 갈란트 장관 간 불협화음이 끊이지 않았다. 결국 간츠 대표는 9일 전시 내각에서 떠난다고 밝혔다.

향후 이스라엘의 전쟁 관련 의사 결정이 어떻게 이뤄질지는 아직 불투명하다. 이스라엘 언론 하레츠는 “민감한 전쟁 현안은 소수가 참여하는 ‘특별 회의’에서 결정하고, 최종적으로 안보 내각의 추인을 받는 형식이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TOI는 해당 특별 회의와 관련, 전시 내각 합류를 줄곧 희망해 왔던 극우 성향 이타마르 벤-그비르 국가안보 장관이 포함되지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러나 어느 방식이 되든, 하마스와의 전쟁 수행이나 휴전 협상에서 이스라엘 강경파 극우 세력의 입김은 더욱 커질 전망이다. 네타냐후 총리의 정부는 전쟁 발발 이전부터 이미 극우 연정이었다. 영국 가디언은 전시 내각 해체를 두고 “이런 움직임은 가자 전쟁과 관련해 (네타냐후) 총리에게 더 많은 통제권을 주게 될 것”이라고 짚었다.

김정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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