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리가 생지옥이 되고 있다"… SNS서 '올림픽 보이콧' 이유는?

하계 올림픽 앞두고 틱톡에 영상 올려
"기숙사 쫓겨나" "교통비 두 배" 비판

8일 프랑스 파리 에펠탑에 올림픽 상징인 대형 오륜 조형물이 설치돼 있다. 파리=뉴스1

프랑스 파리 시민들이 2024년 하계 파리올림픽 개막을 앞두고 '올림픽 보이콧(거부운동)'을 하고 있다.

14일(현지시간) 미국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파리 시민들은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서 외국인 관광객에게 파리를 방문하지 말라고 경고하는 짧은 영상을 다수 올리고 있다. 가령 프랑스계 미국인 미란다 스타르체비츠(31)는 지난해 11월 틱톡에 "오지 마라. 비행기도 숙소도 티켓도 다 취소하라"며 "아무도 올림픽을 원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해당 영상은 조회 수 70만 회를 넘겼다.

이들이 '보이콧' 운동에 나선 이유는 전 세계 관광객과 행사 관계자들이 몰려들면서 숙소 문제가 빚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레오 노라'라는 이름으로 영상을 올린 24세 현지 대학생은 "시당국이 파리를 '생지옥'으로 만들고 있다"며 "주택 혜택을 받는 학생들은 올림픽 기간 동안 관광객을 맞이할 수 있도록 사는 곳을 떠나도록 요청받았다"고 불만을 토로했다. 시당국이 대학생 기숙사 등을 방문객에게 제공하려는 계획을 밝히자 이에 반발한 것이다.

올림픽 기간 파리 지하철 요금이 배로 뛰는 등 물가가 치솟을 것이라고도 경고했다. 노라는 "(시당국은) 환승 티켓 가격을 두 배로 올리고 주간 이용권 가격도 올려서 교통비로 많은 돈을 지불하게 될 것"이라며 "파리는 좋은 교통망을 갖추고 있지만 결코 올림픽을 위한 준비가 돼 있지 않다"고 주장했다.

이 밖에도 파업에 따른 교통대란이나 테러가 발생할 수 있고, 관광객을 노린 사기와 소매치기 등 각종 범죄도 기승을 부릴 것이라고 지적하는 시민들도 있다. 스타르체비츠는 "올림픽 기간 파리를 떠나 프랑스 남부에 머물겠다"며 "나는 운이 좋지만 대부분 사람들은 그렇게 할 수 있는 특권을 지니지 못하고 있다"고 했다고 NYT는 전했다.

김소희 기자 kimsh@hankook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