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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이는 두통이 없다?... 청소년 최대 23%가 편두통 앓는다

입력
2024.06.15 06: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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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당서울대병원이 알려주는 의료상식]
결석 일수 두 배 많아 적극 치료 필요

분당서울대병원 소아청소년과 조재소 교수.

분당서울대병원 소아청소년과 조재소 교수.


# A씨는 최근 들어 걱정이 많다. 7살 아이가 머리가 아프다는 이야기를 자주 하고 그 때문에 학교에서 조퇴도 가끔 하기 때문이다. 학교에 처음 들어가 스트레스를 받아서 그런 것은 아닌지, 진통제를 먹으면 좋아지는 것 같은데 지금처럼 진통제를 먹이면 될지, 아니면 병원에 가서 검사를 해봐야 할지 고민이 많다.

소아 두통이란?

어린아이들도 두통을 드물지 않게 호소합니다. 그 중 편두통은 어린이 두통 중 가장 흔한 원인입니다.

소아청소년의 편두통의 유병률은 나이가 들수록 증가하게 되는데, 3~7세 사이에는 3%, 7~11세에는 4~11%, 청소년들은 8~23%가 편두통을 앓는 것으로 보고되었습니다.

편두통의 첫 발병 연령은 남아는 평균 만 7세, 여아는 11세로 어린 나이부터 발병합니다.

편두통을 앓는 환자들은 그렇지 않은 환자들보다 결석 일수가 평균 2배 정도 높다는 보고가 있을 정도로 적절히 치료 하지 않으면 일상 및 학교생활에 큰 지장을 줄 수 있어 많은 관심과 적극적인 치료가 필요합니다.


소아 두통의 종류

두통은 검사를 해도 특별한 원인을 찾지 못하는 1차성 두통과, 부비동염·감기 같은 가벼운 질환부터 뇌종양·뇌혈관 질환 같은 중증 원인에 의해 발생하는 2차성 두통으로 분류됩니다.

다행히 소아 두통은 1차성 두통이나 감기처럼 심각하지 않은 질환에 의한 2차성 두통이 대부분입니다.

1차성 두통에는 편두통, 긴장성 두통, 군발성 두통 등이 있습니다.


병원을 찾아야 할 때는?

그렇다면 어떤 두통이 발생했을 때 병원을 방문해야 할까요?

3개월 이상 두통이 반복돼 일상생활에 지장이 주는 만성 두통이 있거나 심각한 질환에 의한 2차성 두통이 의심되면 소아청소년과 전문의의 진료를 받고 정확한 진단을 받는 것이 필요합니다.

2차성 두통이 의심되는 증상으로는 △외상 후 악화하는 두통 △이전과 다른 양상의 심한 두통 △강도가 심한 두통이 수초, 수분 간 짧게 있다가 호전되는 증상이 반복되는 두통(벼락 두통) △수일에서 수주 사이 비교적 최근에 발생해 점점 강도가 심해지는 두통 △두통과 함께 구토가 발생하고 구토 후에 호전되는 두통 △자다가 깰 정도의 심한 두통 △두통이 있을 때 다른 신경학적인 증상(말이 어눌해 진다거나, 한쪽 팔이나 다리의 힘이 빠지거나 마비 증상 등)이 동반되는 두통 등이 있습니다. 이와 같은 두통이 있다면 되도록 빨리 내원해 MRI 등 정밀 검사를 받아보는 게 좋습니다.

청소년들의 8~23%가 두통을 경험한다는 통계가 있을 만큼 두통은 어린 나이에도 흔한 증상이다. 게티이미지뱅크

청소년들의 8~23%가 두통을 경험한다는 통계가 있을 만큼 두통은 어린 나이에도 흔한 증상이다. 게티이미지뱅크


두통 진단에서 중요한 것은

두통 진단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정확한 문진으로 두통의 특성을 확인하는 것입니다.

병원 내원 전 두통의 시작 시점, 양상, 경과, 빈도, 강도, 지속시간, 악화·완화 요인, 동반 증상 등에 대해 정리하는 것이 좋습니다.

또 두통 일기를 작성하면 두통의 양상을 파악할 수 있어 진료에 도움이 되며 환자도 자신의 증상에 대해 더 정확히 알 수 있어 치료에도 도움이 됩니다.


치료 방법은

일차성 두통의 치료 방법은 생활습관 개선, 급성기 치료, 예방 치료 등 크게 3단계로 구분됩니다. 두통을 예방하기 위한 생활습관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규칙적인 생활 패턴을 유지하는 것입니다. 규칙적인 식사와, 규칙적이고 충분한 수면 그리고 적절한 신체활동을 통한 건강한 생활습관을 유지하는 것이 제일 중요합니다.

또 두통을 악화시킬 수 있는 요인들을 피하는 것이 중요한데, 소음이나 빛에 의해 두통이 악화된다면 모자를 쓰거나 조용한 곳으로 가 휴식을 취하고, 카페인이 든 음식(커피, 초콜릿, 콜라, 에너지 음료)은 피하는 것이 좋습니다.

우울, 불안 같은 심리적인 문제가 동반되는 경우도 흔해서 이때는 심리 상담이나 정신과 치료를 병행하는 것이 도움이 됩니다.

급성기 치료는 증상 발생 시 약물을 복용하는 것입니다.

보통 증상이 있으면 참았다가 진통제를 나중에 복용하는데, 진통제는 두통이 발생했을 때 가급적 빨리 복용하는 것이 효과가 좋습니다. 다만 진통제를 무분별하게 과용하는 것은 피해야 하는데, 진통제의 과용은 오히려 약물 유발 두통을 발생 시킬 수 있기 때문입니다. 따라서 진통제는 일주일에 1, 2회 정도만 사용하고 그 이상 필요할 것 같으면 전문의의 치료를 받는 것이 좋습니다.

일주일에 3회 이상 두통이 반복되는 만성 일차성 두통은 종류에 따라 적절히 예방 치료할 수 있으며 약물 반응이 좋은 경우가 많습니다.



이범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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