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벽 무너지고 갈라지고 '아수라장'… 부안 지진, 15차례 여진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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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일 오전 8시 26분 전북 부안군 남남서쪽 4㎞ 지역에서 발생한 규모 4.8의 지진으로 전국 각지에서 땅과 건물이 심하게 흔들렸다는 신고가 잇따랐다.
소방청에 따르면 이날 오후 2시 기준 전국에서 322건의 유감신고가 접수됐다. 전북 지역이 84건으로 가장 많았고 경기 47건, 충남 43건, 충북 42건, 전남 24건, 광주23건, 대전 21건, 세종 9건, 서울 13건, 경북 6건, 창원 5건, 강원·부산 각 2건, 대구 1건 등이었다.
가장 놀란 건 부안 주민들이었다. 부안군 부안읍 50대 주민 김모씨는 “5초간 바닥이 심하게 흔들려 주택 싱크대가 내려앉았다”며 “살면서 이런 큰 규모의 지진은 처음 느꼈다”고 당혹스러워 했다. 40대 김주연씨도 “아침에 아이들 등교시켜준 뒤 집으로 돌아오는 길에 ‘쿵’ 소리가 나면서 땅이 흔들렸다”며 “너무 놀라 바닥에 그대로 주저 앉았다”고 급박한 상황을 전했다. 김제에 거주하는 직장인 강모씨는 “’우르르르’ 소리가 나면서 책상이 흔들려 건물 내부에서 비명 소리가 들렸다”며 “북한에서 대포를 쏜 줄 알았다. 지금도 머리가 지끈거린다”고 호소했다.
첫 지진 후 오후 2시까지 15차례 여진이 발생했다. 14번째 여진까지는 규모가 2.0 미만이었으나 오후 1시 55분 15번째 여진은 규모가 3.1이라 부안 주민들은 오후에 또 한 번 가슴을 쓸어내렸다. 부안군청 한 공무원은 “오후에도 건물이 약간 흔들리는 느낌이 들었는데 곧바로 기상청에서 추가 지진 안내 문자가 왔다”고 했다.
지진 발생 지역 학생들이 운동장 등으로 대피하는 소동도 있었다. 전북도교육청에 따르면 이날 오후 4시30분 기준 △백산초(교실·화장실 벽 균열 및 체육관 처마 손상) △계화중(2·3학년 교실 금가고 담장 파손) △동진초(유치원 출입문과 급식실 천장 텍스가 떨어짐) △상서중(숙직실 파손) 등 부안·전주·군산 등 18개 학교에서 시설 피해가 났다. 부안군 한 초등학교 교장은 “건물 전체가 흔들리고 1시간 뒤 벽에 금이 가고 시멘트 가루가 곳곳에서 떨어졌다”며 “학생들이 많이 놀라 안정을 취하고 있고 있다”고 설명했다.
전북소방본부는 창고 벽이 갈라지고 주택 화장실 타일이 깨지거나 편의점 진열대에서 음료수가 쏟아지는 등 9건(부안 7건, 익산·정읍 각 1건)의 신고를 받고 현장에 출동했지만 인명 피해는 없었다.
정부 부처와 중앙 행정기관이 밀집한 세종 시민들도 대부분 진동을 느꼈다. 세종청사 중앙동에 근무하는 행정안전부 소속 최모(31) 사무관은 “재난메시지가 요란하게 울린 뒤 3, 4초 만에 책상이 흔들렸다. 이런 진동은 처음”이라고 말했다. 다만 세종청사는 7~8 규모 지진을 견딜 수 있는 내진 등급 특등급으로 설계돼 별 다른 피해는 없었다. 전북과 충남에서는 일부 학교가 단축수업을 실시했다.
수도권에서도 지진을 감지한 시민들이 적잖았지만 “건물이 흔들린다” “진동이 왔다” 등 단순 문의만 접수됐다. 서울 도봉구 방학동 배모(61)씨는 “화장대 의자에 앉아 있었는데 재난 문자 사이렌이 울리고 나서 얼마 지나지 않아 두 차례 흔들림을 느꼈다”고 밝혔다. 인천 서구에 사는 장송희(40)씨는 “집에서 진동을 느꼈는데 지진인 줄은 몰랐다”고 뒤늦게 놀랐다. 인천국제공항을 비롯해 인천항 등 주요 시설도 정상 운영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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