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과 두 차례 통화" 김성태 진술, '이화영 유죄' 증거로 인정

입력
2024.06.11 22:06
수정
2024.06.11 22:41
10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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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북비 대납 연관 부인, 이 대표 입장과 배치
검찰 판결문 분석 후 내주 안에 李 기소 방침

이재명(왼쪽) 경기지사와 이화영 평화부지사. 경기도 제공

이재명(왼쪽) 경기지사와 이화영 평화부지사. 경기도 제공

이화영 전 경기도 평화부지사의 ‘쌍방울 대북송금’ 사건 1심 재판부가 ‘이 전 부지사로부터 당시 경기지사였던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에게 스마트팜 비용 대납을 보고했다고 들었다’는 김성태 전 쌍방울 회장의 진술을 유죄 증거로 인정한 것으로 확인됐다. 앞서 수원지법 형사11부(부장 신진우)는 지난 7일 외국환거래법 위반(대북송금), 뇌물수수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이 전 부지사에게 징역 9년 6개월을 선고했다. 이 전 부지사는 이에 불복해 지난 10일 항소했다.

11일 수원지법 판결 내용 등에 따르면 재판부는 “김 전 회장이 2018년 12월 대북사업에 나서기로 결정한 데는 대북사업을 총괄했던 이 전 부지사의 지원을 신뢰한 것으로 보인다”고 판단했다. 특히 “김 전 회장이 이 전 부지사에게 ‘스마트팜 비용 대납에 대해 이 대표에게 보고했냐’고 물었을 때 이 전 부지사가 ‘당연히 말씀드렸다’는 말을 들었다고 법정에서 반복해 진술한 건 충분히 수긍할 수 있다”고 밝혔다.

재판부는 김 전 회장이 이 대표와 통화했다는 증언에도 신빙성이 있다고 봤다. 김 전 회장은 지난해 이 사건 재판에서 2019년 1월 17일과 같은 해 7월 25~27일 이 전 부지사 휴대폰으로 이 대표와 직접 통화했다고 진술했다. 첫 번째 통화는 쌍방울과 북한 조선아태평화위원회가 중국 선양의 한 호텔에서 경제협력 협약식을 한 뒤 만찬을 가진 날이다. 두 번째는 경기도와 아태평화교류협회가 필리핀 마닐라에서 공동으로 개최한 제2회 아태평화 국제대회 기간 중이었다. 김 전 회장은 두 번 통화 모두 “방북 사업과 경기도 스마트팜 사업비 쌍방울 대납 등에 대해 이 대표에게 보고하고 열심히 하겠다고 말했다”는 취지로 진술했다.

재판부는 “김 전 회장 외에도 방용철 쌍방울 부회장 등 관련자 진술이 구체적이고 일관되며, 해당 금액이 북측 인사에게 건네지는 과정, 대북사업을 총괄 지휘하던 피고인의 당시 지위 등을 고려할 때 (불법 대북송금 혐의) 신빙성이 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이 대표는 쌍방울 측의 스마트팜 및 방북 비용 대납 등과 자신의 연관성을 완강하게 부인하고 있다. 그는 지난해 9월 수원지검 출석 당시 “도정을 다 알지 못한다. 전혀 모르는 일이다”라는 취지로 진술했다.

한편, 검찰은 이 전 부지사 1심 판결문을 검토한 뒤 이르면 12일, 늦어도 이번 주 내로 이 대표를 제3자 뇌물수수 혐의 등으로 기소할 방침이다.

이종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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