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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사도 냥이도 고역.. "고양이 다이어트, 이대로 괜찮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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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안녕하세요, 길에서 반려묘를 입양해 1년4개월로 추정되는 수컷 고양이를 키우는 집사입니다. 저희 고양이는 중성화한 뒤 몸무게가 5.12kg가 됐습니다. 당장은 4kg 중후반대를 목표로 하고 점진적으로는 4kg까지 되는 게 건강에 좋지 않을까 싶어서 다이어트를 추진 중입니다. 다이어트 이전에도 자율급식을 하진 않았지만, 양을 좀 넉넉하게 급여한 편이었고, 중간중간 동결간식을 먹였습니다. 문제는 갑자기 식사량이 줄어드니 아이가 많이 의기소침하고 스트레스를 받는다는 점입니다. 평소에는 하루에 두 번씩 정상적으로 대변도 하고 노는 것도 좋아하던 아이였는데 말입니다. 지금은 하루 4번씩 나누어 급여하고 있고, 공복 시간을 줄이기 위해 자동 급식기를 주문하기도 했습니다. 제가 알기로 35g+습식 1회 급여가 과체중인 5kg 고양이에게 적당한 식사량으로 알고 있는데요. 이렇게 급여하면 고양이는 힘들어서 울고, 저는 그게 안타까워서 울고 둘이 모두 죽을 맛입니다. 어떻게 하면 적당한 양에 급여해 체중 감량에 성공할 수 있을까요? 도움을 요청드립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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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 안녕하세요. ‘24시 센트럴 동물메디컬센터’ 원장이자 ‘24시간 고양이 육아대백과’ 저자인 김효진 수의사입니다. 오늘은 고양이 체중 감량으로 고생하고 계신 집사님이 사연을 보내주셨네요. 다이어트란 사람도 여간 힘든 일이 아닌데요. 고양이라고 다를 리 없습니다. 배고픈 고양이가 하루 종일 울어대는 통에 집사님도 스트레스를 많이 받고 계시네요. 오늘은 어떻게 하면 고양이들이 좀 덜 힘들게, 안전한 다이어트를 할 수 있을지 다섯 가지 방법으로 나눠서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
첫 번째는 다이어트 처방 사료를 이용하는 것입니다. 체중 감량을 위한 처방 사료는 섬유질의 양을 늘려주거나, 사료 알갱이 모양을 바꾸는 등의 방식으로 고양이가 포만감을 쉽게 느낄 수 있도록 설계돼 있어, 고양이가 덜 배고파할 수 있도록 도와줍니다. 실제 연구에서도 체중 조절을 위한 사료를 급여했을 때, 반려묘가 음식을 달라고 조르는 행동이 줄어드는 것이 확인되었다고 하니까 고양이가 다이어트를 너무 힘들어한다면 이런 전용 사료 급여를 고려해 볼 수 있습니다.
체중 조절용 사료를 급여하면, 전체 급여 칼로리를 줄였을 때 발생할 수 있는 필수 영양소의 결핍을 방지할 수 있어 건강한 다이어트에도 도움이 됩니다. 위의 표에서 볼 수 있듯이 사료에는 에너지뿐 아니라 고양이가 체내에서 합성할 수 없어서 꼭 섭취해야만 하는 영양소들이 균형 잡힌 비율로 들어있는데요. 만약 체중 조절을 위해 무작정 먹는 양만 줄이는 경우, 칼로리 자체는 다이어트에 적합할 수 있지만 필수 영양소가 부족해 질 수도 있습니다. 다이어트 처방 사료는 이런 문제를 해소해 줄 수 있죠.
다만 다이어트 사료의 경우 이렇게 특수하게 설계된 사료이니만큼 꼭 체중 감량을 위해 정해진 용량만큼 급여하는 것이 중요하답니다. ‘이걸 먹으면 알아서 살이 빠지겠지!’하고 사료를 수북이 부어주면, 고양이는 자신이 늘 먹던 칼로리만큼 사료를 섭취하게 되는데, 이런 경우 일부 필수 영양소가 되려 과잉해질 수도 있기 때문입니다. 따라서 체중 조절용 처방식을 급여하려면 꼭 동물병원을 찾아 다이어트 상담을 하고 급여량을 정하는 것이 바람직합니다.
두 번째로는 충분한 양의 단백질을 공급하는 것을 꼽을 수 있습니다. 사람들도 굶으면서 체중감량을 하다 보면 처음에는 살이 잘 빠지지만 금방 정체기가 오거나, 되려 살이 더 찌는 요요 현상을 겪게 되는데요. 고양이들도 무작정 음식량만 줄이다 보면 보면 이렇게 요요 현상을 겪기 쉽습니다.
이는 부적절한 칼로리 제한이 근육 감소를 초래하고 이는 결국 전체 칼로리 소모의 60~70% 가량을 차지하는 기초 대사 에너지(BMRㆍBasal Metabolic Rate)를 감소시키기 때문이에요. 따라서 다이어트를 할 때에는 평소보다 충분한 양의 단백질로 식단을 구성해 주는 것이 근 손실을 방지하고 체중조절 목표를 달성하는 데에 도움이 될 수 있습니다. 특히 고양이는 에너지 대사에서 단백질이 필수적인 영양소이기 때문에 충분한 양의 단백질 공급이 여러모로 중요합니다. 앞서 소개한 체중 조절용 처방 사료들도 물론 이런 전략을 채택하고 있으니 다이어트 전용 처방식을 선택하거나, 처방식이 아니더라도 충분한 양의 단백질이 있는 사료를 선택해 주는 것이 도움이 됩니다. 여기에 근육량이 줄지 않도록 다이어트 기간에도 운동을 잘 병행해 주면 더욱 도움이 됩니다. 단, 반려묘가 만약 신장이나 간 기능에 문제가 있다면 늘어난 양의 단백질을 잘 처리하지 못할 수도 있습니다. 고단백 식이를 선택하기 전에 우리 아이의 건강 상태를 잘 평가하는 것은 필수적입니다.
세 번째 방법으로는 습식사료를 잘 이용해 보는 것을 꼽을 수 있습니다. 얼핏 습식 사료는 영양이 풍부해서 체중 감량에 도움이 안 될 것 같은데요. 사실 습식 사료는 건식 사료에 비해 수분량이 풍부하기 때문에 같은 용량 대비 칼로리가 낮습니다. 따라서 습식 사료를 이용하면 고양이에게 포만감을 줄 수 있고 수분도 많이 공급할 수 있는 동시에, 실제 급여하는 칼로리를 줄일 수 있어 체중 감량에 도움이 될 수 있습니다. 또한 건식 사료의 경우 알갱이를 만들기 위해 일정 부분 탄수화물 비율이 올라갈 수 있는데, 습식의 경우 상대적으로 탄수화물의 비중이 낮고 단백질이 풍부해 체중 감량에 도움이 되는 영양소 비율을 갖추고 있습니다.
네 번째로는 사료의 급여 횟수입니다. 고양이는 원래도 하루에 굉장히 여러 번 식사를 하는 동물인데요. 고양이의 주요 사냥감인 쥐의 경우, 한 마리를 섭식했을 때 고양이가 섭취할 수 있는 에너지는 30kcal 정도에 불과합니다. 따라서 오롯이 사냥으로 살아가는 고양이는 하루에 무려 10~20마리 가량의 쥐를 사냥해야 한다고 합니다. 물론 우리가 기르는 대부분의 고양이는 집에서 집사가 제공하는 밥을 편하게 먹고 살지만, 이 경우에도 하루 평균 12번 정도는 왔다 갔다 하면서 자주 밥을 먹는 모습을 보입니다. 체중 감량을 할 때는 먹는 양을 제한해야 해서 자율급식이 아닌 제한급식을 해주는 것이 필수적인데요. 이 때에도 하루에 여러 번 먹는 고양이의 특성을 고려하여 최소 5번 이상으로 나누어 음식을 공급하는 것이 추천됩니다.
특히 체중 감량 기간에는 이렇게 여러 번에 걸쳐 음식을 주는 것이 더욱 도움이 되는데요. 이는 음식을 먹을 때마다 소화를 시키기 위한 에너지가 소모되기 때문입니다. 즉, 같은 양의 음식을 1,2번에 주는 것보다, 5~6번으로 나누어주는 것이 에너지 소모에 더욱 효과적인 것입니다. 뿐만 아니라 동일한 양을 여러 번으로 나누어 먹는 것이 고양이가 배고픔을 덜 느끼는 데에도 도움이 되는 만큼, 급여 횟수는 여러 번으로 자주 나누어 주는 것이 좋습니다!
마지막으로 ‘환경 풍부화’가 있습니다. ‘다이어트 하는데, 갑자기 웬 환경 풍부화?!’라고 생각하실 수도 있지만, 고양이 역시 사람과 마찬가지로 할 일이 없고 무료할 때 음식 자극을 원하는 경향이 있습니다. 따라서 집이 고양이 본능을 잘 충족하지 못하고 사람 위주로 되어 있거나, 다묘 가정에서 스트레스를 받는 경우 등에서 고양이가 더 살이 찌기 쉽답니다. 따라서 고양이가 음식 외에도 여러 가지 자극에 관심을 가질 수 있도록 환경을 풍부화시켜주는 것이 체중 조절에 큰 도움이 될 수 있습니다. 방법은 간단합니다! 고양이와 하루 여러 번 새로운 장난감으로 놀아주고, 집사가 없을 때에도 고양이가 탐색할 수 있는 기회나 공간을 많이 만들어 주는 겁니다.
또 구멍이 뚫려 있어서 굴리면 사료가 나오는 장난감을 사용하는 방법도 좋습니다. 어떻게 사료를 꺼내먹는 지 방법을 알려준 뒤 1회 분량 정도의 사료를 이런 방식으로 집 안 곳곳에 숨겨두면, 고양이는 동일한 양의 음식도 훨씬 오랜 시간에 걸쳐 즐겁게 먹을 수 있습니다. 물론 이런 과정에서 운동도 병행할 수 있으니 일석이조이지요.
오늘은 다이어트로 스트레스를 받는 고양이를 위한 다섯 가지 솔루션을 알아보았는데요. 무엇보다 가장 중요한 것은 안전한 체중 감량입니다. 고양이는 쥐와 같은 작은 동물을 잡아 먹도록 진화된 육식동물이기 때문에 오랜 공복이나 지나친 에너지 제한에 적합하지 않습니다. 따라서 급격하게 체중을 감량하는 경우 고양이 지방간증과 같은 위험한 질환으로 건강에 치명적인 상황이 발생할 수도 있어요. 따라서 1주에 체중의 1% 정도만 체중을 줄이는 것이 적당합니다. 1주에 2% 이상 체중이 감소되는 경우에는 무리가 될 수 있으니, 이 경우 체중 감량 속도를 조절하는 것이 필요합니다. 반면 안전을 중시하느라 주 당 0.5% 이내로 체중이 줄어드는 경우 체중 감량이 실패로 그치는 경우가 많다는 연구도 있으니, 무조건 천천히 체중을 감량하는 것도 좋은 것은 아닙니다. 따라서 다이어트 시의 권장량만큼 일단 먹여보되 체중이 너무 빨리 준다면 급여량을 조금 늘려주고, 체중이 너무 더디게 줄어들면 먹이는 양을 조금 더 줄여주는 방식으로 음식량을 조절해 줄 수 있습니다.
사람이나 고양이나 체중 감량은 매우 힘든 일인데요. 오늘의 글이 도움이 되어서 고양이가 조금이나마 덜 스트레스를 받고 체중 감량에 성공하길 기원합니다. 날씬한 체형이 된 고양이가 건강하고 오래오래 집사님과 함께 하시는 모습을 그리며 이 글을 마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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