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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상]'오물 풍선' 도발에 '대북 확성기' 맞불… 남북 정면충돌

입력
2024.06.09 18:00
수정
2024.06.09 21: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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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 3차 오물 풍선 도발에 대통령실 대북 확성기 재개
"북 주민들에게는 빛과 희망의 소식을 전해줄 것"
추가 도발 가능성... 국방부 장관 "단호하게 응징" 지시

정부가 대북 확성기 방송 재개를 결정한 9일 경기도 파주 접경 지역에 기존 대북 방송 확성기가 있었던 군사 시설물이 여전히 자리를 지키고 있다. 해당 시설물 안에 확성기가 설치됐는지는 확인되지 않았다. 연합뉴스

정부가 대북 확성기 방송 재개를 결정한 9일 경기도 파주 접경 지역에 기존 대북 방송 확성기가 있었던 군사 시설물이 여전히 자리를 지키고 있다. 해당 시설물 안에 확성기가 설치됐는지는 확인되지 않았다. 연합뉴스

정부가 9일 '대북 확성기' 방송을 재개했다. 2018년 확성기 철거 이후 6년 만이다. 거듭되는 '오물 풍선' 도발에 맞서 예고한 '북한이 감내하기 어려운 조치'를 행동에 옮겼다. 김정은 체제가 껄끄러워하는 초강경 카드를 마침내 꺼냈다. 이와 함께 북한이 확성기 방송을 빌미로 도발을 감행할 경우 단호한 응징을 경고했다. 윤석열 정부 들어 얼어붙은 남북관계가 정면충돌 양상으로 치달으면서 한반도의 긴장이 고조되고 있다. 윤 대통령은 10일부터 중앙아시아 순방에 나선다.

대통령실은 이날 장호진 안보실장 주재로 긴급 국가안전보장회의(NSC) 상임위원회의를 열어 북한의 오물 풍선 살포 재개에 대응해 곧바로 대북 확성기 방송을 실시하기로 했다. 대통령실은 "국민 불안과 사회 혼란을 야기하려는 어떤 시도도 용납할 수 없다”며 “우리가 취하는 조치들은 북한 정권에는 감내하기 힘들지라도 북한의 군과 주민들에게는 빛과 희망의 소식을 전해줄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앞으로 남북 간 긴장 고조의 책임은 전적으로 북한 측에 달려있을 것임을 분명히 한다”고 덧붙였다. 북한이 확성기 방송을 트집 잡아 도발하는 상황까지 염두에 두고 있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북한은 앞서 지난달 28일과 이달 1일 오물 풍선 1,000여 개를 살포하고 위성항법장치(GPS) 전파를 교란하며 남한을 공격했다. 이에 4일 국무회의 의결과 윤 대통령 재가를 거쳐 9·19 남북 군사합의 효력이 전부 정지됐다. 이후 탈북단체가 두 차례 대북 전단을 북으로 날려 보내자 북한은 8일 밤부터 330여 개의 오물 풍선을 다시 남으로 띄웠다. 이 중 80여 개가 우리 영토에 떨어졌다.

정부가 대북 확성기 방송을 재개하면서 북한이 포격 시위, 사이버전, 서해 북방한계선(NLL) 도발 등 다양한 방식으로 위협수위를 끌어올릴 우려가 커졌다. 2015년 목함지뢰 사건 당시 방송을 재개한 우리 군의 확성기를 향해 북한이 조준사격한 전례가 있다. 특히 윤 대통령이 10일부터 엿새 간 중앙아시아 3개국 순방으로 자리를 비운다는 점에서 북한이 틈을 노릴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북한이 명백하게 대한민국 사회를 혼란시키고 국민 불안을 가중시키는 행위를 하고 있는 이상 정부로서도 가만히 있을 수는 없다"며 "북한의 추가 도발 가능성은 늘 존재하지만 정부와 군 모두가 철저하게 대비태세를 갖추고 대응할 것"이라고 말했다.

신원식 국방부 장관은 전군 주요지휘관회의를 열고 확성기 방송 이후 북한의 도발 시나리오에 따른 철저한 대응을 지시했다. 신 장관은 “북한이 직접 도발하면 '즉·강·끝(즉각, 강력히, 끝까지) 원칙'에 따라 단호하게 응징할 것”이라며 “군사적·정신적 대비태세 완비에 만전을 기하라”고 당부했다. 육·해·공군은 이날 휴일이지만 정상 근무체제로 전환했다.

합동참모본부는 "우리 군의 대북 확성기 방송 추가 실시 여부는 전적으로 북한의 행동에 달려있다"고 밝혔다. 북한이 추가 도발에 나서는지 일단 지켜보겠다는 것이다.

김현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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