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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무관 되려면 인문학 강좌 들어라"… 아산시 인사기준 논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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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남 아산시가 박경귀(63) 시장 등이 강사로 참여하는 인문학 강좌를 일정 횟수 이상 수강해야 승진 대상에 포함시키겠다는 인사기준을 제시해 논란이 일고 있다.
아산시는 2022년부터 '고불인문학 및 이순신 리더십 아카데미'를 운영 중이다. 시민들이 인문학을 통해 지혜를 얻어야 풍요로운 삶을 살 수 있다는 취지로 도입했다. 인문학 강좌는 연중 20차례 진행된다.
그런데 아산시가 올해 3월부터 전체 강좌의 70%, 연간 14회 이상을 수강해야 사무관(5급) 승진 대상에 포함시킨다는 인사 원칙을 내놓자 여기저기서 불만과 비판이 쏟아지고 있다. 승진을 위해 어쩔 수 없이 매월 두 차례, 그것도 근무시간인 평일 오후 3시에 인문학 강좌를 억지로 수강하고 있다는 것이다. 익명을 요구한 공무원 A씨는 "강좌가 있는 날이면 민원인들로부터 원성을 듣기도 한다"며 "승진에 반영하겠다고 하니까 억지로 듣기는 하지만 강의가 귀에 들어 오지 않는다"고 털어놨다. 천철호 아산시의원은 "평일 낮에 근무 중인 공무원을 반강제적으로 동원해 억지로 강좌를 듣게 하는 인문학 강좌 추진은 마땅치 않다"고 비판했다.
시민들을 위한 강좌라는 아산시의 도입취지와 달리 실제 수강인원 중 대다수는 공무원으로 채워졌다.
아산시에 따르면, 지난해 인문학 강좌에 참여한 인원은 3,888명이다. 이 가운데 공무원이 전체 84%인 3,263명에 달했다. 지난해 10월 25일 박 시장이 강사로 나선 '서양문화의 열쇠, 헬레니즘 예술'의 경우 수강인원의 90%가 공무원이었다. 아산시는 지난해 20차례 인문학 강좌에 혈세 2,000만 원을 썼다. 아산시 배방면의 한 주민은 "승진을 미끼로 강제하는 강좌에서 무슨 지혜를 얻을 수 있겠냐"고 반문했다.
급기야 박 시장이 도입한 인문학 강좌는 시의회에서 제동이 걸렸다. 아산시의회는 지난달 초 추가경정예산안 심의에서, 시가 신청한 후반기 인문학 강좌비 2,000만 원 전액을 삭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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