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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갈비사자' 딸 보금자리 찾았다지만… 물건처럼 팔려가는 동물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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갈비뼈가 앙상하게 드러나 갈비뼈 사자라고 불린 '바람이'가 살았던 경남 김해시 부경동물원과 대구 아이니테마파크의 동물 200여 마리가 민간 동물원으로 이송 중이다. 워낙 열악한 환경이라 이송 결정이 다행이라는 의견도 있지만 동물원 동물들이 물건 취급을 받는 현실을 그대로 보여준 사례라는 지적이 나온다.
5일 대구시와 김해시, 동물보호단체 부산동물학대방지연합 등에 따르면 지난달 부경동물원에 살던 바람이 딸 사자와 백호가 강원 강릉시의 쌍둥이동물원으로 이송됐다. 또 부경동물원 운영자 소유인 대구 아이니파크의 동물 200여 마리도 경매를 통해 대구의 다른 동물원인 네이처파크로 옮겨졌다.
부경동물원과 아이니파크 두 곳 모두 재정난으로 이미 폐원한 상태다. 동물들에게 밥도 주지 못해 동물학대방지연합이 시민 모금을 통해 먹이를 공급하기도 했다. 동물보호단체 동물자유연대에 따르면 2013년부터 올해까지 부경동물원 한 곳에서 사망한 국제적 멸종위기종은 113마리나 된다. 아이니파크 또한 전기·수도요금 미납으로 동물들은 최소한의 전기와 수도만 공급되는 열악한 환경에 노출돼 왔다.
공영 동물원과 동물단체의 구조 시도가 없었던 건 아니지만 운영자가 소유권을 포기하지 않으면서 번번이 막힌 것으로 알려졌다. 김애라 부산동물학대방지연합 대표는 "지금 바람이가 살고 있는 청주동물원이 부경동물원의 바람이 딸 사자와 백호의 이송을 검토했지만 운영자가 임대를 주장하면서 결국 무산됐다"고 전했다. 아이니파크 동물들 역시 운영자가 소유권을 포기했으면 각 공영 동물원이 분산해 수용하는 것도 검토할 수 있었지만 결국 물건처럼 경매로 매각되는 사태에 이르렀다.
이 때문에 동물들이 지금보다는 조금 더 나은 환경으로 이동하는 것에 대해 안도하는 분위기도 있다. 하지만 동물단체들은 이동하는 환경이 좋고 나쁨을 떠나 사유재산이라는 이유로 동물이 방치되고 물건처럼 매각될 때까지 구호 조치를 하지 못한 법과 행정 공백을 개선해야 한다고 지적한다.
동물자유연대는 성명을 내고 "야생생물법 제8조의4는 전시시설에서 유기 또는 방치될 우려가 있는 야생동물 관리를 위해 야생동물 보호시설을 설치할 수 있는 근거를 마련했다"면서도 "이번처럼 동물원 운영자가 소유권을 포기하지 않으면 격리보호조치를 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 위급 상황 시 피학대동물의 안전을 확보할 수 있는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는 것이다.
또 동물이 매각될 때까지 적극적 행정조치를 하지 않은 관할 지방자치단체와 정부에 대한 비판의 목소리도 있다. 이형주 동물복지문제연구소 어웨어 대표는 "국제적 멸종위기종인 사자와 호랑이가 매각 과정에서 물건처럼 취급되며 어떤 보호도 받지 못했다"며 "현행법으로 개입할 여지가 있음에도 긴급조치를 하지 않은 것은 정부의 책임이 크다"고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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