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쿠팡·알리 공습에 신세계-CJ 동맹…정용진·이재현 외사촌의 '승부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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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통 공룡 신세계그룹과 식품·물류·콘텐츠 강자인 CJ그룹이 모든 핵심 사업 분야에서 힘을 합치는 높은 수준의 협력 관계를 맺었다. 당장 신세계 거점 물류 센터 두 곳의 운영을 CJ대한통운으로 넘기고 G마켓은 쿠팡 로켓배송처럼 익일 배송을 보장한다. 두 그룹은 이번 동맹을 통해 두 그룹은 실적 부진을 만회하고 이커머스 공세에도 맞선다는 구상이다.
신세계와 CJ는 5일 서울 중구 CJ인재원에서 물류·유통·미디어 분야에서 전방위적으로 협력하는 내용의 '사업제휴 합의서(MOU) 체결식'을 가졌다고 밝혔다.
가장 눈에 띄는 협력 분야는 인수·합병(M&A)이 떠오를 정도로 관계가 끈끈해지는 물류다. 우선 신세계 계열사 G마켓은 이르면 7월부터 CJ대한통운 오네(O-NE) 서비스를 통해 익일 택배 주문 마감 시한을 현재 오후 8시에서 자정으로 늦춘다. G마켓이 이커머스 라이벌인 쿠팡 로켓배송과 같은 수준의 익일 배송 체계를 갖추게 되는 셈이다.
이마트 등 신세계 주요 계열사의 온라인 판매를 담당하는 SSG닷컴이 갖고 있는 경기 김포, 오포 물류센터 두 곳의 운영은 단계적으로 CJ대한통운에 맡긴다. 신세계는 본업인 유통에 집중하고 물류는 업계 선두 CJ대한통운에 몰아주는 구조다.
두 그룹은 상품, 미디어 분야에선 협력을 강화한다는 원칙에 합의했다. 상품은 이마트 등이 CJ제일제당과 먹거리 상품을 공동 개발하는 모델이 거론된다. CJ제일제당 13개 신제품을 이마트 등에서 먼저 판매했던 지난해 8월 협력과 비교해 한 차원 높은 협업이다. CJ ENM 콘텐츠를 신세계 스타필드 등에서 즐기는 미디어 협력, 신세계 포인트와 CJ ONE 포인트를 공유하는 멤버십 통합도 고려 중이다.
신세계와 CJ가 뜻을 모은 배경으론 ①실적 부진 ②이커머스의 공세 등이 꼽힌다. 먼저 주요 계열사가 실적 악화를 겪고 있는 두 그룹이 반등을 위해 손을 잡았다는 해석이 나온다. 신세계 핵심인 이마트는 2023년 연결 기준 469억 원 영업손실로 창사 첫 적자를 냈다. CJ 역시 주축인 CJ제일제당 영업이익이 전년보다 줄었고 CJ ENM은 영업적자를 기록했다.
이번 MOU 체결은 실적 회복에 사활을 건 두 그룹이 내부 쇄신을 마무리하고 본격적으로 사업 확장에 나섰다고 볼 여지도 있다. 신세계는 3월 정용진 회장 취임 이후 이마트 희망퇴직, 이마트-에브리데이 통합, 신세계건설 대표 교체 등 조직 재정비를 마쳤다. CJ도 정기 인사철이 아닌 3, 5월에 CJ ENM, CJ프레시웨이 최고경영자(CEO)를 바꿨다.
신세계-CJ 연합은 쿠팡과 중국계 이커머스 알리익스프레스·테무 등의 공세에 대항하는 성격도 있다. 특히 이마트가 지난해 유통업계 매출액 선두 자리를 쿠팡에 내주면서 체면을 구겼던 신세계는 이번 협업으로 반전을 모색하고 있다.
당장 신세계는 물류 비용을 줄여 쿠팡, 알리 등보다 경쟁력이 앞선 그로서리(신선식품) 투자를 늘릴 방침이다. CJ도 갈등 관계인 쿠팡만 놓고 보면 신세계와 이해관계가 일치한다. 아울러 CJ로선 물류 큰손인 신세계를 고객으로 유치해 '규모의 경제'를 통한 사업 확대를 노릴 수 있다.
양 측은 MOU 체결 이유로 "신세계는 유통, CJ는 제조 분야에서 그동안 쌓아온 1등 경쟁력을 강화하려는 의지가 맞아떨어졌다"고 설명했다. 오일선 한국CXO연구소장은 "경쟁하는 사업이 많지 않은 신세계와 CJ는 서로 보완해 주는 관계"라면서 "각자 강점을 살리는 이런 협력은 두 배가 아니라 세 배 이상 시너지를 낼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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