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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슴 두근거리는 부정맥, 경미한 증상에 그치기도 하지만 자칫 돌연사 위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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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년 6월 첫째 주는 ‘세계 부정맥 주간’이다. 부정맥(不整脈·arrhythmia)은 분당 60~100회 정도 뛰는 심장박동이 너무 빠르거나(빈맥) 너무 느리거나(서맥) 또는 간헐적으로 불규칙하게 뛰는 등 정상에서 벗어나는 질환이다.
가슴 두근거림이 가장 흔한 증상이다. 가슴이 방망이질하듯이 계속 빠르게 뛰는 경우와 간헐적으로 심장박동이 하나씩 건너뛰거나 강하게 느껴지는 경우가 해당된다. 가슴 답답함, 호흡곤란, 부종, 체중 증가, 현기증, 실신 등이 나타나기도 한다.
부정맥은 종류에 따라 증상과 치료법이 다양하다. 경미하게 발생하기도 하지만 정도가 심하면 심정지까지 올 수 있는 무서운 질환이다. 부정맥 가운데 심실세동(心室細動·ventricular fibrillation)과 심실빈맥(心室頻脈·ventricular tachycardia)이 발생하면 돌연사할 위험이 매우 높다. 이 때문에 부정맥을 비롯한 심혈관 질환이 한국인 사망 원인 2위에 올랐다. 다양한 형태로 발생하는 부정맥을 최의근 서울대병원 순환기내과 교수에게 알아봤다.
-부정맥이란.
“부정맥은 심장박동의 전기 신호 형성과 전달에 관련된 모든 질환을 통칭하는 용어다. 심장에서 전기 신호 생성 및 전달에 이상이 생기거나 비정상적인 전기 신호가 발생하면 정상적이고 규칙적으로 수축이 되지 못해 심장박동이 비정상적으로 빨라지거나 늦어지는 등 불규칙해진다. 이를 부정맥이라고 한다.
발생 원인으로는 선천성 및 후천성 심장병, 담배·술·카페인 등 생활 습관, 고혈압·당뇨병·갑상선 질환 등 동반 질환, 비만, 고령, 유전성 부정맥 등 다양하다.
부정맥은 크게 △빈맥성(頻脈性) 부정맥 △서맥성(徐脈性) 부정맥으로 나뉜다. 빈맥성 부정맥에는 불규칙한 맥박을 나타내는 심방세동처럼 심장이 갑자기 덜컥 내려앉는다고 느끼는 ‘조기 수축(premature beats)’이 있다.
또한 빠른 속도의 심장 박동이 느껴지는 ‘발작성 상심실성 빈맥(심장박동이 분당 150~200회 규칙적으로 띤다)’은 증상이 예기치 않게 갑자기 발생하고 갑자기 멈추는 특징이 있다. 반면 서맥은 맥박이 60회 미만으로 매우 느리게 뛰는 것을 의미한다. 대표적인 서맥성 부정맥에는 전기 자극을 만들어내는 동방(洞房) 기능이 약해져 나타나는 ‘동(sinus)서맥’이 있다.
또한 맥박이 심장 전체에 퍼져서 고르게 수축하는 것을 돕는 전도 길이 차단돼 서맥이 발생하기도 하는데, 이를 ‘전도장애’라고 한다. 이런 환자는 어지럽거나 힘이 없고, 조금만 움직여도 숨이 차는 증상이 나타난다.”
-진단과 검사는 어떻게 하나.
“부정맥을 진단하려면 심장의 전기적 이상을 파악해야 한다. 이를 위해 ‘심전도 검사’를 시행한다. 심전도 검사는 몸에 여러 개의 전극을 붙인 후 10초가량 진행된다. 다만 10초라는 짧은 시간에 정확한 진단을 내리지 못하면 기기를 24시간 휴대하며 측정할 수 있는 ‘활동 중 심전도(홀터 모니터·holter monitoring)’ 검사법을 시행할 수 있다. 이 기기를 부착하면 평소처럼 일상생활이 가능하다. 최근에는 24시간 이상 장기간(3~14일) 검사가 가능한 단일 유도 활동 중 심전도도 사용되고 있다.
일부 부정맥 환자 가운데 어지럼증으로 쓰러져 머리를 다치는 등 그 정도가 심해 큰 사고를 동반하는 경우가 있다. 이럴 때에는 ‘이식형 사건 기록기’라는 작은 크기의 기기를 심장 주변 피부 안쪽에 삽입 후, 부정맥이 나타나는 순간을 빠짐없이 기록해 부정맥의 빠른 진단을 돕는다.”
-치료법은.
“부정맥을 진단하는 사항 중 가장 중요한 것은 생활 습관이다. 특히 심방세동 같은 빈맥성 부정맥 환자는 과로·과음·과식·스트레스 등 생활 습관에 문제가 없는지 꼭 확인해야 한다. 생활 속 위험 인자를 교정하지 않고 다른 치료를 진행하는 것은 치료 효과가 낮아지므로 생활 습관 교정이 함께 이뤄져야 한다.
생활 습관 중 뚜렷이 교정할 만한 것이 없다면 약물 치료를 진행한다. 대표적인 약물로는 심장이 빠르게 뛰고 있는 빈맥성 부정맥에 사용하는 ‘항부정맥 약(Na채널 억제제, β차단제, 활동 전위 지속 시간 연장제, Ca길항제)’이 있다. 항부정맥 약을 사용할 때 가슴이 뛰다가 일정 순간이 지나면 어지럽거나 기운이 빠지는 증상이 생길 수 있다. 이는 빈맥성 부정맥이 서맥성 부정맥으로 바뀐 것이다. 그러면 전문의에게 진단을 받아보는 게 좋다.
심방세동 환자는 심장 수축력이 떨어지고 떨림 현상이 나타나면서 피가 고여 혈전이 생길 수 있다. 혈전이 몸속에서 돌아다니게 되면 뇌졸중이나 색전증 등 심각한 합병증을 유발할 수 있다. 이를 예방하기 위해서는 피 응고를 억제하는 ‘항응고제(와파린, NOAC)’를 사용한다.
약으로 치료하지 않을 때에는 시술이나 수술을 시행한다. 심장박동이 느려져 어지럽거나 쓰러지는 서맥성 부정맥이라면 ‘인공 심장박동기’라는 보조 장치를 몸 안에 삽입해 심장을 보조할 수 있는 시술을 받는다. 인공 심장박동기는 심장과 연결돼 맥박을 감지하고 있다가 맥박이 늦게 뛰면 기계가 알아서 전기를 흘려주어 정상적인 맥박이 되도록 돕는 역할을 한다.
환자가 갑자기 심장마비가 된 뒤 심폐소생술(CRP)을 받고 회생했다면 재발 예방을 위해 체내에 ‘이식형 제세동기(AED)’를 삽입하는 시술을 하기도 한다.
빈맥성 부정맥은 원인을 찾아 치료하는 것이 목표이므로 발생 부위를 국소적으로 치료해 없애는 ‘고주파 전극 도자 절제술(radiofrequency catheter ablation)'을 시행한다. 이를 통해 어느 부위에서 부정맥이 생기는지 찾을 수 있으며, 그 부위에 국소 에너지를 주면 부정맥이 발생하는 부위가 차단된다.
약물 치료가 미미하고 혈압이 계속 떨어져 환자 의식이 혼미해진다면 심장에 전기적 충격을 전달해 정상 동율동으로 전환하는 ‘전기적 동율동 전환술(DC cardioversion)’을 시행하기도 한다.
서맥성 부정맥 환자가 인공 심장박동기를 삽입하면 수술 부위가 5㎝ 정도 남는데, 환부가 물에 닿지 않도록 1~2주 정도 조심해야 한다. 또한 인공 심장박동기가 심장에 연결돼 있어 팔을 많이 움직이거나, 무거운 물건을 들거나, 매달리는 등 무리한 움직임을 삼가야 한다.
맥박이 120회 이상 뛰고 있는 빈맥성 부정맥 환자는 운동하는 건 위험하지만 부정맥이 안정화 혹은 치료 후 완치 상태라면 적절한 운동이 권장된다. 세계보건기구(WHO)는 1주일에 걷기를 150분 정도, 달리는 70분 이상 시행하기를 권장하고 있다. 부정맥이 없더라도 유산소운동을 꾸준히 한다면 부정맥을 예방할 수 있다.
또한 빈맥성 부정맥 환자는 카페인을 섭취하면 빨라진 맥박이 더 빨라질 수 있다. 하지만 부정맥이 비교적 안정적으로 잘 조절되고 있다면 1~2잔의 커피는 무방하다. 다만, 최근에 유행하는 에너지 드링크 가운데 카페인이 많이 들어 있는 건 삼가야 한다.”
1. 갑자기 가슴이 두근거리면 손목동맥을 만져서 고르게 뛰는지 확인한다.
2. 중년 이상이거나 고혈압 환자, 가족 중 돌연사한 사람이 있으면 1년에 한 번 정도 심전도 검사한다.
3. 술과 카페인 음료를 삼가고 스트레스를 피한다.
4. 고혈압·당뇨병·이상지질혈증·비만 등 기저 질환을 잘 관리한다.
5. 하루 30분 이상 규칙적으로 운동한다.
6. 건전한 성생활을 유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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