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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가 두 달째 둔화했지만... 금과일 지속, 유가 상승 확대

입력
2024.06.04 13:00
수정
2024.06.04 15:03
18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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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월 3.1%→4월 2.9%→5월 2.7%
채소, 축산물 등 가격 하락에 둔화
과일 여전… 배 126%↑ 역대 최고
석유류 3.1%↑… 16개월 만 최대폭

소비자물가동향. 통계청

소비자물가동향. 통계청

물가 상승률이 두 달째 2%대에 머무르면서 둔화하는 양상이다. 다만 배 가격 상승폭 역대 최고 등 과일 가격 강세가 이어졌고, 국제유가 상승에 기름값 오름폭도 확대됐다.

통계청이 4일 발표한 '5월 소비자물가 동향'을 살펴보면, 지난달 소비자물가지수는 1년 전 대비 2.7% 상승했다. 전월 대비 0.2%포인트 하락한 수치로, 10개월 만에 가장 낮은 상승폭이다. 앞서 물가 상승률은 1월 2.8%에서 2·3월 3.1%대로 올랐다가 4월 2.9%로 다시 내려앉은 바 있다.

물가 상승을 견인하던 신선식품 오름폭이 줄어든 점이 영향을 미쳤다. 신선식품지수는 전년 대비 17.3% 올라 여전히 높은 수준이지만, 직전 월에 비하면 3% 감소하는 모습을 나타냈다. 기상 여건이 좋아지면서 전월 대비 신선채소 가격이 8.7% 낮아진 덕이 크다.

농축수산물로 보면 전년 대비 8.7% 오른 상태지만 전월에 비해 1.3% 하락했다. 수산물(0.1%)이 전년에 준하는 수준의 안정적인 물가를 보이는 가운데 도축 마리 수가 늘고 수입량이 증가하면서 축산물이 2.6% 떨어졌다. 축산물 '마이너스(-)' 전환은 4개월 만이다.

다만 신선과실은 전월 대비 0.2%, 전년 대비 39.5% 상승해 밥상 물가 부담을 가중하고 있다. 전년에 비해 배는 126.3% 올라 역대 최고 오름폭을 기록했고, 사과(80.4%)는 3개월째 80%대 상승률을 이어가고 있다. 올해 출하분이 나올 때까진 저장량이 줄며 가격 강세가 지속될 전망이다.

국제유가 상승 여파로 석유류 가격 증가폭이 커진 점도 부담 요인이다. 석유류는 전년 대비 3.1% 오르면서 지난해 1월(4.1%) 이래 16개월 만에 가장 큰 폭으로 뛰었다. 전월(1.3%)에 비해서도 보폭을 크게 넓힌 모습이다.

변동성이 큰 식료품·에너지를 제외한 기조적 근원물가는 전년비 2.2% 상승해 전월에 비해 상승률이 0.1%포인트 떨어졌다. 가계 지출 비중이 높은 품목으로 구성돼 체감물가를 보여주는 생활물가지수는 3.1%로 전월보단 0.4%포인트 낮아지면서 2개월째 하락 추세다.

최상목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이날 물가관계장관회의를 열어 "3월을 정점으로 둔화 흐름이 이어지는 모습"이라며 "추가 충격이 없다면 하반기로 갈수록 물가가 2% 초중반대로 안정화할 전망"이라고 진단했다. 이상기후에 따른 식품가격 변동, 국제유가의 불확실성 등이 변수다.

정부는 '2%대 물가 조기 안착' 목표를 위해 이달 종료 예정인 바나나·파인애플 등 과일류 28종에 대한 할당관세를 하반기까지 연장할 예정이다. 아울러 무·양배추 등 채소류 4종에도 할당관세를 신규 적용 또는 연장해 장바구니 부담을 완화하겠다는 방침이다.

세종= 이유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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