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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성도 기초 군사훈련은 필요하다

입력
2024.06.01 00:00
19면
한국일보 자료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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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와 우크라이나의 전쟁이 2년을 훌쩍 넘어 도시가 초토화되고 수많은 전사자를 양산하고 있으나 여전히 언제 끝날지 알 수 없는 상황이다. 한반도 주변 정세를 살펴봐도 미중 갈등이 심해지고 있고, 타이완과 남중국해를 둘러싼 긴장관계도 지속되고 있다.

각종 미디어에서 보도되는 최근 전쟁 양상은 육탄전보다는 첨단 기계장비를 이용한 전투가 많다. 드론을 이용한 공격이 주된 전투 수단이 됐고, 로봇도 곧 전투에 이용될 것으로 예측된다. 각종 전투 무기에 첨단기술이 집약되면서 경량화, 자동화되고 있다. 전투 수행에 육체적 힘보다는 전투 무기의 조작능력이 더 중요해지고 있는 듯하다.

최근 저출생의 흐름은 동아시아뿐만 아니라 유럽 선진국에서도 비슷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저출생 문제가 심각해지면서 우리나라처럼 징병제를 채택하고 있는 나라는 군대의 규모를 유지하기 어렵게 되고 있다.

우리나라에 전쟁이 발발하는 끔찍한 일이 발생되면 안 되겠지만 그에 대한 대비는 철저히 하고 있어야 한다. 전쟁 상황이 된다면 모든 국력을 투입해 극복해야 하고 거기에는 남녀노소 구분이 있을 수 없다. 급박한 상황이 되면 여성들도 소총, 권총, 수류탄 등 개인 화기를 다룰 필요가 있다. 주위 남성들이 모두 전쟁터로 가서 여성과 아이만 남은 상황인데 적들이 나타나 생명이 위태로운 순간이 됐음에도 소총을 전혀 다루지 못해 자신을 지키지 못할 수 있다. 여성들도 최소한의 기초 군사훈련을 받을 필요가 있다. 소총 정도는 다룰 수 있어야 하고 전투가 발생했을 때 자신을 지킬 수 있는 기본적인 교육은 받아야 한다.

1992년 4월 미국 LA에서 로드니 킹 사건으로 인해 대규모 폭동이 발생했다. 인종차별이 원인이 됐기 때문에 주로 흑인들이 폭도가 됐고 공격대상은 백인으로 예상이 됐다. 따라서 미국 정부는 백인 거주지역으로 가는 길은 막았지만 흑인 거주지 바로 근처에 있던 한인타운에 대한 보호조치는 전혀 취하지 않았다. 폭도들이 한인지역을 약탈했으나 다행히 인명 피해는 없었다고 한다. 가장 큰 이유 중 하나는 한인들 스스로 꾸린 자경단 때문이었다. 한국에서 군복무를 하며 군사훈련을 받았던 한인 남성들은 바로 무장이 가능했고, 일사불란하게 방어진지를 구축하고 뛰어난 사격술을 보여 폭도들이 근처에 얼씬도 하지 않았다고 한다.

우리나라는 수천 년의 역사 속에서 수없이 많은 전쟁을 겪었다. 고조선과 중국 연나라와의 전쟁, 한나라의 고조선 침략, 수나라, 당나라의 고구려 침략, 신라와 당나라와의 전쟁, 거란과 몽골의 고려 침략, 왜구의 침략, 임진왜란, 병자호란 등등 역사서에 등장하는 큰 전쟁만 해도 수십 개에 달하고 그보다 규모가 작은 전쟁, 전투까지 포함하면 수백 회에 달할 것이다. 우리나라가 지정학적으로 강국들의 틈바구니에 끼어 있기 때문에 이러한 위험성은 피할 수 없다.

결국 자주 국방을 굳건하게 해야 전쟁을 막을 수 있고, 우리 스스로를 지킬 수 있다. 외국 중 이스라엘, 노르웨이 등은 여성징병제를 채택하고 있지만 우리나라에 여성징병제까지 필요한지는 논란의 여지가 있다. 하지만 여성들에게 최소한의 기초 군사훈련은 제공하고 유사시 급박한 경우 예비군으로 편성하는 것은 현실적 필요성이 있어 보인다.


오용규 변호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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