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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종시, 우리나라 최대 발명품 '한글' 품고 세계 속으로 '점프' [2024 중원르네상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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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종대왕의 묘호에서 이름을 딴 세종시가 우리나라 최대 발명품 한글을 품고 본격적인 비상을 준비한다. 올해로 출범 13년을 맞았지만, 행정중심도시 외 이렇다 할 선명한 도시 브랜드를 구축하지 못하고 있는 상황에서 한글문화도시로서의 정체성을 확립, ‘세계 속의 세종시’로 일약하겠다는 것이다. 세종시는 이를 통해 행정수도 완성 시기도 앞당길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최민호 세종시장은 2일 “한류 확산을 계기로 급등하고 있는 한국어에 대한 관심과 수요에 적극 대응할 필요가 있다”며 “한국과 한국어, 한글에 대한 세계적 관심을 바탕으로 한국어를 국제 공용어로 키운다는 각오로 관련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고 밝혔다.
세종시가 이와 관련 가장 공을 들이고 있는 것은 한글문화단지 조성 사업. 한글을 아직 모르는 어린이나 외국인은 물론 재외동포, 외국인 한국어 강사를 체계적으로 교육, 육성하기 위한 가칭 한글사관학교를 비롯, 세종학당재단, 전통교육원, 한글문화체험관 한글문화거리 등으로 꾸려질 복합 단지다. 세종시는 미국 미네소타 콩고르디아 언어마을 등의 성공 사례를 연구하고 있으며, 한글문화단지 후보지로 관내 3, 4곳을 물색해 놓은 것으로 알려졌다.
최 시장은 “단지 내 주요시설들이 적절하게 운영될 수 있도록 문화체육관광부도 세종학당재단의 세종시 이전과 국립국어원의 세종분원 설치 등을 요청했다”며 “일부 긍정적인 답을 내놓은 만큼 관련 기관들이 집적돼 한글과 한국문화의 보급, 확산 정책 구현의 전초기지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단지 조성에 3,000억 원 규모의 대규모 재정이 소요되는 만큼 세종시는 국가정책사업으로 반영될 수 있도록 건의, 추진한다는 계획이다.
세종시가 해당 사업에 속도를 내는 배경에는 ‘지금이 적기’라는 판단이 있다. 세종시에 따르면 2022년 기준 주요 외국어 학습 앱(듀오링고)을 통해 한국어를 공부하는 인구가 중국어, 일본어 학습자 수를 능가한다. 세종시 관계자는 “2021년에는 세계 언어의 각축장이라고 할 수 있는 미국에서 최다 사용 외국어 7위(비주얼 캐피탈리스트)에 랭크되기도 했다”며 “열강들이 전성기에 언어 확산 정책을 펼쳤던 것처럼 우리도 고유의 문자인 한글을 바탕으로 한 한국어와 한국문화 확산 정책에 힘을 쏟을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더 과감하고 체계적인 한국어 확산 정책이 필요한 상황에서 세종시가 그 구심점이 되겠다는 것이다.
이 같은 세종시의 생각에 중앙정부도 이미 어느 정도 화답했다. 지난해 한글날 경축식이 세종에서 개최된 게 대표적이다. 최 시장은 “그동안 총리 주관의 행사였던 것을 대통령 서한 등을 통해 건의해, 대통령 주관으로 세종에서 열릴 계획이었다”며 “당시 해외순방 일정 등에 따른 피치 못할 사정으로 대통령이 불참했지만, 경축식 행사가 처음으로 서울이 아닌, 세종에서 열린 것은 굉장히 의미 있는 일”이라고 말했다.
한글문화도시로 가는 세종시의 여정에 대통령실뿐만 아니라, 다양한 기관들이 함께 하고 있다는 게 세종시의 판단이다. 지난해 말 문체부의 문화도시 조성 사업 예비 대상자에 지정돼 현재 최종 승인 준비에 박사를 가하고 있다. 또 올해 한글박물관, 법제처 등도 세종시와 한글놀이터 등 체험 프로그램 공동 운영, 한글조례정비 등을 위해 손을 잡았다.
세종시는 이밖에 한글 맞춤법 대회인 어린이 한글대왕 선발대회를 작년에 성공적으로 개최했고, 세종대왕 나신날 연례행사도 자리를 잡아가고 있다. 특히 세계 최대 규모의 영어 철자 말하기 대회인 미국의 ‘스펠링 비(Spelling Bee)’ 대회에서 착안한 한글대왕 선발대회는 현재 장관상에서 대통령상 행사로 격상하고, 한국어를 배우는 외국인을 상대로 한 대회도 열어 세종시를 전 세계에 알리는 기폭제로 활용한다는 계획이다.
모든 건축, 시설물이 새로 들어서는 신도시인 만큼 건축물 외관과 간판 등 각 시설물에 대한 한글 활용 가이드라인 운영도 추진하고 있다. 최 시장은 “세종으로 이전이 확정된 국립민속박물관이 개관하면 지금 추진하고 있는 사업들과 함께 시너지효과를 내 한글 문화도시로서 입지를 다질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문자와 언어를 매개로 한 도시 브랜딩 작업은 세계적으로도 전례를 찾기 힘들다. 이 때문에 세종시의 이 같은 노력이 성공할지는 현재로선 지미수다. 세종시 관계자는 “최 시장이 오래전부터 관심을 갖고 연구해 온 분야이지만, 관련 계획이 세종시 뿐만 아니라 궁극적으로 국익과도 맞닿아 있는 만큼 관심과 지원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최 시장은 2011년 제4대 행정중심복합도시건설청장 재임 당시 1,300여 개에 달하는 마을과 교량 도로 학교에 순우리말 이름을 붙였다. 도로명의 경우 ㄱ~ㅎ까지 14개의 초성 자음 순으로 이름을 부여, 이름을 보고 위치까지 가늠할 수 있도록 했다. 한글학회가 ‘한글나라큰별’로 선정했고, 한글문화연대는 ‘2011년 우리말 사랑꾼’ 감사패를 수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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